[찾아가는 인터뷰 46] 중고차 볼 줄 아는 사람 필요할 땐…국내 최초 정비사 동행 서비스 ‘카바조’

유태신 대표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사업장이 화재로 인해 큰 위기를 겪었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달라고 하는 게 부담스러워지면서부터 그는 상품 매매로 이윤을 남기는 장사로 용돈을 벌기 시작했다.

20대가 되자 장사에 대한 관심은 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커졌다. 그가 처음으로 개인사업자등록을 하고 시작한 사업은 2010년, 직접 남성복을 만들어 판매하는 쇼핑몰이었다. 당시 옷값은 비싼데 재질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불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불어불문학과 학생이었던 그에게 디자인 스케치와 샘플 옷 제작, 그레이딩 출력 후 생산까지의 과정은 매번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친구들에게 직접 만든 겨울 코트를 판매하고, 1,600여 명의 온라인 카페 회원을 모집하면서 그는 사업하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시작이 어렵지, 그다음 도전은 두렵지 않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그는 이후 라우드소싱의 공동창업자로 참여하였고, 디자인 컨설팅 사업 등 관심사를 줄곧 사업모델로 발전시켜나갔다. 그런 그의 4번째 도전은 차를 사고 싶어 하던 친구와 우연히 중고차를 보러 가면서 시작되었다. 인터뷰를 위해 오피스허브 논현센터 내 사무실을 찾았다.

유태신 카바조 대표(29)

Q. ‘정비사 동행 서비스’라니, 생소한 아이템이다.

■ 중고차 구매 예정 고객의 고민 해결 서비스

이번 10월에 출시한 ‘카바조(CARVAZO)‘는 국내 최초 자동차 정비사 동행 서비스이다. 정비사는 판매자 입장도, 소비자 입장도 아닌 제3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중고차 상태를 분석해줌으로써 고객이 중고차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딜러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중고차 전문 쇼핑몰 인증 중고차라 해도 고객은 차량 점검 부분을 알 길이 없고, 합당한 가격이 책정되어있는지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카바조는 중고차 구매 예정 고객의 이런 고민을 해결해드리는 서비스이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특히 첫차를 사려고 하는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작년 6월, 친구가 중고차를 사고 싶다고 했다. 나는 중고차 보는 방법을 검색한 후 외워서 함께 중고차 시장을 둘러보았다. 친구는 ‘2013 폴크스바겐 폴로’를 마음에 들어 해서 3대의 동일 차량을 확인하고 가장 상태가 좋은 차량을 선택해주었다. 친구가 고맙다며 밥도 사주고 소정의 사례금도 주었는데 ‘이게 사업모델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친구는 나와의 신뢰 관계가 있어 날 선택했지만, 일반인은 어떻게 차 봐주는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럼 자동차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면 되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길로 나는 현장에서 전문가로서 직접 뛸 생각으로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Q. 서비스 사용 방법은?

■ 원하는 때와 장소로 정비사 검색 후 예약 및 결제

서비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정비사를 필요로 하는 일시와 장소를 선택한 후 해당 검색 조건을 충족하는 정비사 명단을 확인한다. 정비사 경력, 자격증, 서비스 후기 등을 검토한 후 자신에게 적합한 정비사를 선택하여 예약한다. 결제까지 완료하면 고객은 해당 정비사의 프로필과 예약조건 정보를 문자로 받게 되고 당일 현장에서 만나 차를 보게 된다. 비용은 차량 수수료 없이 정비사 동행 시간당 비용만 내면 되며 1시간 동행에 5만 원~9만 원 사이이다.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서 친구 3명과 ‘중고차 정비사’ 키워드 검색을 통해 들어온 2명의 자동차 구매를 도와준 결과, 4명은 중고차를, 1명은 새 차를 구매하는 데까지 연결하였다. 차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내 옆에 있어 준다는 게 일단 심리적으로 안정될 뿐만 아니라 친구처럼 편하게 동행하면서 꼼꼼하게 설명해줘서 믿고 구매했다고 하더라.

carvazo

Q. 왜 이 사업 아이템에 주목했나.

■ 고객에게는 신뢰를, 정비사에게는 부가수입을

카바조는 고객과 정비사 양쪽 모두에게 가치가 있는 서비스이다. 우선 고객 측면에서 보면, 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차량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보여주긴 하나 일반인이 보기에는 어렵다. 딜러 앞에서 보닛을 열어보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정비사와 동행하면 기록부에 적혀져 있지 않은 도색 이력 등 꼼꼼한 진단을 받을 수 있고 카바조 이용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할인받아 중고차를 살 수 있다.

한편, 정비사는 월평균 150만 원 수입이거나 시간제 근무자로 일하는 분들이 많다. 카바조는 이분들에게 하루 3시간 고객의 차를 봐주고 월 300만 원 정도의 부가수입을 얻을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실제로 장한평에 있는 정비소 열 군데를 찾아가 정비사들을 인터뷰한 결과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정비 학원 강사들은 정비 지침을 만들어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중고차를 믿고 살 수 있도록 돕는 회사

우선 사용자를 모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페이스북 페이지에 중고차 정비 팁을 꾸준히 알려주고, 중고차 구매 후기를 올릴 계획이다. 초반에 서비스 제어가 가능하도록 정비사는 내부 인력 3명으로 운영하고 정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서비스 안정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후 정비소와 자동차 정비 학원과의 제휴를 통해 인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올해까지 고객용 앱과 정비사용 앱을 개발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라고 하여 자동차 총 점검과 6개월 보증을 해주는 애프터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내 인생에 대한 대책

“대책 없이 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럼 과연 사람들은 내게 어떤 ‘대책’을 원하는 걸까? 남들이 내게 바라는 대책은 금전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과연 내 인생의 행복에 대한 대책은 무시해도 되는 걸까? 나는 금전적인 대책은 없지만, 인생에 대한 대책은 항상 마련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해왔고 후회 없이 살면서 인생의 행복을 따라가고 있다. 내가 행복한 걸 하다 보면 적지만 돈은 따라온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인데, 남들 시선 때문에 포기한다면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돈이 없으면 사업을 못 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돈이 없어도 충분히 내 힘으로 사업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검증된 사업 아이템과 사업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이 외의 것들은 내가 습득하거나 조달하여 충분히 사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글: 안경은 (앱센터)
원문: http://goo.gl/UlwG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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