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다 매거진] 핀테크, 금융과 기술의 만남 #2

벤처스퀘어는 P2P 대출 플랫폼 펀다와 함께 핀테크와 금융에 대한 컬럼을 연재합니다. 펀다는 지역 상점의 POS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여 대출 상환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대출 시장을 효율화 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지역 상점 전문 P2P대출 중개 플랫폼입니다.

핀테크, 금융과 기술의 만남

2. 모바일, 금융의 역사를 바꾸다

1960년대 현금인출기(ATM)와 신용카드가 발명된 이래로 이렇다 할 기술적 혁신을 경험하지 못 했던 금융산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 뱅킹과 주식시장 전산거래 등을 통해 한차례 큰 변혁을 겪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광대역 인터넷 보급 속도 둔화, 그리고 이용 장소의 제약 등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는데 그쳤습니다. 일례로 금융시장 종사자들에게 유용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서비스업체 블룸버그나 로이터의 경우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20년째 비슷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고수하고 있으며, 각국의 인터넷 뱅킹 프로그램도 보안 기술 강화와 업무 처리 속도 개선 이상의 혁신을 만들어내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휴대폰의 보급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에서의 간편 결제는 온라인 쇼핑의 편리성을 높이며 유통산업의 구조를 개편하는데 한몫하였고, 모바일 기기를 통한 금융시장 정보 제공 및 상품의 거래는 시장 정보의 비대칭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시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1세대 핀테크 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분야, 금융시장 정보 서비스업, 그리고 P2P 대출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시장에서 가장 혁신이 필요했던 것이 이들 분야라는 방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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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바일 금융시장에서의 혁신이 꼭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분야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케냐에서 시작되어 콩고, 루마니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M-Pesa는 문자메세지 만으로 소액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도시에서 일해 받은 일당을 고향의 가족에게 매일 송금하고자 하는 수요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로이터 사에서 개발한 Market Light라는 서비스는 기상 정보와 농산물 수요 예측 문자서비스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개발도상국 농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는데 기여했습니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 서비스가 발명된지 이미 20년이 지났고, 개발도상국의 농민들이 보유한 폰이 대부분 저가의 피처폰임을 감안하면 기술의 참신성이 혁신의 필요조건은 아닌 셈입니다. 대형 통신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금융서비스 제공업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도 있는데, StatPro라는 스타트업은 과거 숫자와 복잡한 그래프 등으로 표현됐던 각종 금융시장 지표들을 한눈에 쏙 들어오는 깔끔한 비주얼의 디자인으로 모바일에서 도식화해서 보여줌으로써 아마추어 전업투자자 시장을 새로 개척하였습니다.

위의 사례들이 결국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요? 모바일 상에서의 금융 혁신은 지문인식을 활용한 보안 기술부터 문자메세지 소액송금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얼만큼 해소시켜줄 수 있는지에 달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까지 뒷받침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최근들어 국내에서 P2P 대출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가 자리잡은지 수 년이 지난 점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초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의 새로운 재테크 상품에 대한 갈증과 안정적인 매출을 보유함에도 기존 금융권에서의 낡은 평가방식으로 인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필요를 감안하면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욕구 해결의 잠재력을 가진 매력적인 서비스입니다.

특히 지역 상점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상점에서 매일 발생하는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보다 잘 파악하고 이를 통해 채무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그 효용이 높아질 것입니다. 모바일이라는 공간에서 점화된 금융 방식의 변화는 결국 사용자들의 니즈를 더욱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① 프롤로그: 금융, 새로운 변화의 물결
② 모바일, 금융의 역사를 바꾸다
③ 데이터는 곧 무기다
④ 사람과 컴퓨터, 누가 더 리스크 관리에
⑤ 글로벌 핀테크 최강자 열전 (上)
⑥ 글로벌 핀테크 최강자 열전 (中)
⑦ 글로벌 핀테크 최강자 열전 (下)
⑧ 화폐도 결국 하나의 상품이다
⑨ 빠른 것이 경쟁력
⑩ 핀테크 2.0, 콧대 높은 대형 은행을 굴복시키다
⑪ 기술의 미래, 금융의 미래

글/ 펀다 구대모 팀장 www.fund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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