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텔레콤 브라보 리스타트,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협업 성공사례 만들겠다”

최근 들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성장동력을 얻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가진 방대한 리소스를 이용해 부족한 인프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하지만 지금까지 눈에 띄는 협력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자 일부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타트업과의 상생의 기회를 찾는 기업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이다.

브라보 리스타트는 SK텔레콤이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총 34개의 스타트업이 선발돼 지원을 받았다. 브라보 리스타트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스타트업을 지원해 준다는 개념을 넘어 함께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브라보리스타트 1기 팀인 크레모텍과 공동으로 휴대용 프로젝터를 개발해 약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올해로 4회 째를 맡는 브라보 리스타트는  이번달 31일까지  4기를 선발한다. 선발된 10팀은  내년 1월 부터 본격적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브라보리스타트 프로그램의 운영을 맡은 SK텔레콤 최동호 부장을 만나 브라보리스타트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그리고 SK 텔레콤이 바라는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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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브라보리스타트 프로그램 취지가 궁금하다

A: 최근 SK 텔레콤은 주력 사업을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플랫폼 사업이라는 것은 양면 시장이 필요한 분야다.  SK 텔레콤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그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들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두 영역이 함께 유기적으로 맞물려 성장을 해야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브라보리스타트와 같은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사업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Q: SK 텔레콤이 주력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 분야는 무엇인지?

A: SK 텔레콤이 추구하는 플랫폼 사업은 크게 세 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과 관계된 생활가치 플랫폼, 두 번째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그리고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과 같은 미디어 플랫폼이다.

Q: 다른 기업의 창업지원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A: 어떻게 (How to)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여러 기업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질적인 성장의 기회를 지원하는지는 다르다. SK텔레콤은 1년 동안 단 10개 팀을 분야별로 선발해 지원한다. 1년간 스타트업과 서비스 사업화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 부분이 스타트업들에게는 가장 메리트다. 보통 사업화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중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족한 부분을 다시 보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가능성을 함께 찾고 검증한다. 이 처럼 장기간에 걸쳐 사업화 타당성을 검증하고 투자하는 지원사업은 국내에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Q: 브라보리스타트 4기 선발,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3기 때부터 연령대 제한을 없앴다. 그리고 지원 기업 자격 요건도 창업 3년 미만의 기업에서 5년 미만으로 바꾸면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지원할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비즈니스 모델만 좋다면 지원자격에 큰 제약이 없다는 점도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최근 스타트업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기업 내부에서도 브라보리스타트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우호적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시장에서의 스타트업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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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발 기준이 궁금하다

A: 서류에서 보는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정이 유효한지 이고 두 번째는 그 가정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팀인지 아닌지다. 예를 들면 지난 3기 팀인 브랜디는 자신들이 속해있는 이커머스 분야에서 다 년간의 경험이 있는 팀이었다. 이처럼 코파운들의 역량을 주로 많이 본다. 초기 코파운더의 과거 경력과 비전 제시를 보고 일반적인 레거시한 업체들의 비해서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 또 시장을 설득할 줄 아는 팀을 뽑는다.

Q: 그런 과거 경력이 없다면?

A: 과거 경력이 없다고 해도 괜찮다. 3기의 10팀 중 3팀은 아이디어만 있는 팀이였다. 다만 본인들이 추구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 팀원들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 좋겠다.

Q: 선발과정이 매우 길고 워크숍 면접도 본다

A: 지원사업을 진행한 후 왜 성과가 나지 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는 선발과정에서 기업과의 핏이나 비전이 맞는 팀들을 제대로 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합한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것이라고 본다.

Q: 면접 때는 어떤 분들이 평가하는지?

A: IOT, 미디어, 서비스, 기타분야. 이렇게 4개 분과에서 나온 파트장급들이 면접한다. 최종면접은 임원급이 진행한다.

Q: 워크샵때는 무엇을 하는지 어떤 분들이 참여하시는지?

A: 워크샵은 20팀이 참여하는데 최종 발표를 앞두고 필요한 기술들을 교육하는 데 집중한다. 피칭스킬, 사업모델 수립, 디자인씽킹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맨토들이 스타트업과 함께 3박 4일동안 합숙하며 교육한다.

Q: 아쉽게 떨어진 팀들은 다시 지원해도 되나?                     

A: 평균 400개 팀이 지원을 하는데 최종으로 뽑히는 스타트업은 10개다. 소수정예로 이루어지는 사업이라 모든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기회를 줄 수 없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아쉽게 떨어진 스타트업들은 탈락이 돼도 지속적으로 애정을 갖고 지켜본다. 이들은 새 기수에 다시 지원하기도 하는데 아쉽게 떨어진 기업들을 다음 기수에 다시 보게 되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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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요 지원 내용은?

A: 명동에 위치한 창업 공간의 무상 제공, 상금 개념의 2천만 원 지원금 그리고 최대 1억 원의 R&D 지원 자금이다. R&D 자금은 매출 발생 시 5년간 매출액 1.5%를 수익 배분해야 된다는 조건이 있다. 지금까지 1기 7개 팀 2기 8개 팀 3기 9개팀이 1억 원의 자금지원을 받았다. 또 사전조사를 통해 1:1 멘토 매칭을 해준다. 정해진 멘토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팀에서 원하는 맨토를 우리 쪽에서 직접 섭외해 최대한 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Q: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건강한 관계는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지?

A: 상생의 성공사례가 아직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으면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고 성장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꼭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서로를 경쟁 상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파트너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서 글로벌 시장에 좀 더 쉽게 진출할 기회를 만들 수도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존재할 것으로 본다.

Q: 끝으로 어떤 팀들이 지원했으면 하는지?

A: 이 사업은 SK 텔레콤이 주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SK 텔레콤 내부 사업부서들 모두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모든 스타트업들이 이 프로그램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정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스타트업들이 있을 것으로 보며 그런 스타트업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 ICT 분야의 스타트업이면 다 좋지만, 특별히 사물인터넷 분야의 하드웨어, 데이터,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해줬으면 한다.

브라보 리스타트 4기는 이번달 31일까지 http://sktincubator.com에서 지원 할 수 있다.

주승호 choos3@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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