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지정학적 관점으로 그려본 100년 후 세계

사용자 삽입 이미지“1900, 90의 9년(new), 7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앙골모아의 대왕을 소생시키기 위해
그 전후의 기간, 마르스는 행복의 이름으로 지배하려 하리라”

노스트라다무스는 지구 멸망을 포함해 많은 예언을 남겼지만 그의 예언은 구체적인 게 아니라 시적 표현이어서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당연하지만 학문적 기반을 근거로 예언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그가 의사이자 철학자인 동시에 점성가이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20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예언가는 별다른 해석이 필요 없는 구체적인 예언을 합니다.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은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국제정세 분석가이면서 미래예측가인 그가 내놓은 <100년 후>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하드파워를 중심으로 100년 후 세계를 말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직접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전통적인 패턴이 21세기의 상황에서 어떻게 현실로 나타나는가를 보이는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사고방식의 기반이 지정학적 원리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정학이란 국제질서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이며 흥미로운 건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선 영구적인 해법이 없다는 점이 이 책의 100년 후 세계를 그리는 기반이 됩니다.

예컨대 저자는 제2차세계대전에서 일본과 독일이라는 두 신흥세력이 국제질서의 개편을 원했던 점을 듭니다. 21세기에도 이런 지정학적 순환은 반복될 것이라는 얘깁니다.

이런 관점에서 풀어본 저자의 예측을 보면 저자는 돌아올 100년을 미국의 시대로 규정합니다. 유럽의 시대가 갔고 북미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 그리고 향후 100년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건 저자도 밝혔듯이 미국을 반대하는 세력에겐 불편한 얘기가 되겠지만 현실은 분명하다고 장담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위상은 다른 국가를 압도합니다. 미국의 산업생산량은 일본과 중국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량은 지난 2007년 14조 달러였는데 이건 전 세계 경제활동의 26%에 해당됩니다. 미국의 경제규모가 일본과 독일, 중국, 영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는 얘깁니다.

아무튼 이야기 자체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미래를 그리는 여느 석학과 달리 <100년 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드파워 중심적 이야기여서 단순하지만 시원시원하게 진도를 나갈 수 있습니다.

저자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중국은 미국의 맞수는커녕 (지난 역사에서처럼) 분열의 위험에 처하거나 미국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 중국은 잘 나가고 있으나 경기순환이란 건 어느 시점에선 경기둔화의 틈을 타 반드시 추한 얼굴을 들게 마련이다. 일본과 터키, 폴란드가 미국을 포함해 향후 100년의 역사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종국에는 또 다른 세계 전쟁을 초래할 것이다.

저자는 미국이 흔들린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에 대한 (다른 국가의) 불편함은 “미국이 아직 서툴고 직설적인 데다 야만성을 띠기도 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목표라는 건 뭔가를 이루기 위한 것보다는 뭔가를 막는 데에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최우선적 관심은 평화가 아니죠. 미국은 전쟁에서 분명하게 승리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에서처럼 분쟁을 일으켜 힘을 막거나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을 무력화하는 것이지만 질서를 새로 부여하는 데 있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게 다른 나라의 입장에선 늘 미국을 불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 예측에는 한반도에 대한 짧은 언급도 나와 눈길을 끕니다. “한국은 2030년이 되기 훨씬 이전에 통일이 될 것 같다. 한국의 실질적 중요성은 미국이 한국을 일본의 힘을 견제하기 위한 평행추로 삼는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문제를 떠나 또 다른 관점에서 인구학적 변화가 21세기를 변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인구학적 변화란 출생률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걸 말합니다.

아무튼 미래 예측을 다룬 수많은 서적과 비교한다면 이 책은 정말 소설을 읽는 듯한,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한 미래 예측서가 아닐까 합니다. 저자가 미래에 일어날 가상 전쟁을 언급하는 과정에선 정말 그렇습니다.

미국인의 시각만으로 바라본 미래상이라는 점에서 꽤 불편할 줄 알았던 시작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군요. 굳이 미래가 아니더라도 현실의 정치적, 군사적 하드파워 구도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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