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가 없다면 성공도 없다…의미있는 작은 첫걸음을 떼라

운동할 때 입는 스포츠 웨어처럼 편안한 비즈니스 셔츠는 없을까?

조지아텍  졸업 후 컨설턴트로 일하며 출장이 잦았던 그는 이동 중 옷이 불편한 것에 대한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운동이 일상이었던 그에게 딱 맞는 복장은 나이키에서 만든 드라이 핏 처럼 기능성이 추가된 옷. 구글에 비슷한 옷을 검색해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직접 만들기에 돌입. 남성 정장용 양말을 직접 꿰매 만들어 신고 다녔다. 프랑캔슈타인이 신을 법한 비주얼이었지만 그럭저럭 맘에 들었고 몇몇 친구들에게는 보여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냄새나고 축축해지는 일반 정장 양말에 비슷한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업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곳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았다.

엔지니어가 만드는 패션브랜드 미니스트리 오브 서플라이 (Ministry of Supply) 대표 아만 아드바니(Aman Advani)의 이야기다. 미니스트리 오브 서플라이는 MIT 비즈니스 스쿨에서 만난 엔지니어 출신 공동 창업자 3명이 2012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기능성 멘즈웨어 스타트업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이들은 패션디자이너가 아닌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디자인은 심플한 대신 효율성에 집중했다.  2012년, 첫번째 제품으로 패션에 기술을 접목해 열과 습기를 조절하고 옷에 베이는 냄새를 제어 할 수 있는 기능성 셔츠를 내놓았다. 이 기능성 셔츠는 킥스타터에서 패션 제품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인 약 4억 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한다. 이 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셔츠, 양말, 바지,자켓등을 출시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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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테크놀로지를 융합해 새로운 패션 시장을 만들어 낸  미니스트리 오브 서플라이 대표 아만이 한국에서 열리는 MIT 부트캠프 행사를 위해 3월 한국을 찾는다. MIT가 주최하는 여러 스타트업 행사 맨토로 활동해 온 그가 전세계에서 한국을 찾는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멘토로 나선다. 방한 전 아만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대한 기대와 스타트업 전반에 대한 질문을 해봤다.

한국은 처음이다. 어떤 기대를 갖고 오는지?
한국 친구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나 음식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고 있는 것이 없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의 문화적 측면 뿐만 아니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스타트업 기관들, 액셀러레이터, 대학, 투자가들이 어떤 태도로 스타트업을 바라보고 있는지, 또 얼마나 포용력을 갖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지 등 그런 점들에 주목할 계획이다.

이번에  MIT 부트캠프에 맨토로 참여한다.  본인이 가진 멘토링 철학이 있다면 ?
나 역시 좋은 멘토들을 통해 많이 배웠다. 그 경험을 통해 나만의 멘토링 룰을 몇 가지 만들었는데 그 중 몇 개를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조언을 구한다면 항상 미팅을 잡는다. 직접 도와줄 수 없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 준다.

-공감이 최고다.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관심사를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데 시간을 쓴다.

-투명성이 중요하다.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한다. 구체적인 정보와 숫자를 이용하고 숨기는 사실은 없어야 한다.

맨토링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무엇인지? 
첫 번째는 제품의 비전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다. 난관에 직면한 사람들의 경우 주로 행동에 집중하거나 전략적이다. 예를 들면, 오로지 어떻게 첫번째 프로토타입을 만드는지 또 특정 원단은 어떻게 구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번째로 어떻게 고객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비전을 현실로 가저왔다면 그 다음 단계는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 단계는 스타트업에게 매우 두려운 순간일 수 있다. 시중에서 제품을 평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집중해야 할까요?
포기하고 옛날 직장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이 두 가지 질문은 스타트업을 하는 동안 자주 등장하는 물음이다. 이 질문은 매우 개인적이기 때문에 적합한 답을 찾기 곤란하다. 이럴 때는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들을 해주는 편이다.

본인 역시 창업자가 될 것이라고는 몰랐다고 했다. 기업가정신은 배울 수 있는 것인가?
당연하다. 내 생각에 기업가 정신이란 특정한 스킬셋이나 타고난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비전을 잘 제시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 피드백을 잘 듣고 수용하는 능력, 고객과 잘 공감하는 능력 또는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하면서 실행을 잘할 수 있는 능력들을 말한다. 이런 스킬들은 창업가정신을 넘어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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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성공적인 회사를 이끄는 리더가 가진 특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좋은 리더는 가드를 내리는 리더다. 즉, 변화에 열려있고 취약한 점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깊고 지속 가능한 공감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확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스스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동료에게 열심히 하라고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목표는? 아시아 진출도 계획하고 있는지? 
올해 계획은 세 가지다. 우리는 패션에 IT를 가미한 옷을 선보이며 패션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냈다.  이처럼 패션업계의 새로운 크리에이터로서 위치를 견고히 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이 첫째 목표다.  두번째는 우리의 타겟 고객에게 우리의 메세지를 좀 더 잘 전달하는 것. 그리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대부분 우리의 제품은 아시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에 물론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자신을 내려놓아라. 사람들은 종종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걱정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썩힌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그들의 성공 이전에 얼마나 많은 실패의 아이디어를 내놓았는지를 듣는 것은 항상 즐겁다.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연결될 순 없지만, 시도가 없다면 성공도 없다.
또 다른 조언으로는 첫 번째 시도를 중요시 해라. 나의 경우 패션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기 전 집에서 바느질해서 양말을 만들었다. 당신의 비전을 향한 작은 스텝을 시작해라. 이 작은 스텝은 엄청나게 많은 희생도 시간도 돈도 그리고 불안감도 요구하지 않는 작은 시도다. 첫번 째  시도로 부터 얻은 흥분감이 다음 스텝으로 당신을 이끌 것이고, 이는 더 큰 시도를 이끄는 유인책이 될 것이다.

글/벤처스퀘어 주승호 choos3@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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