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에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한국형 가족 뮤지컬 제작사 ‘상상마루’

[cel벤처단지 특집#2] 

벤처스퀘어는 cel벤처단지와 함께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콘텐츠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 빅 킬러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개소한 cel벤처단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콘텐츠로 뻗어나갈 cel벤처단지의 입주기업 9개사를 ‘9 stars’로 소개한다.

“독서는 영혼을 울리고 콘텐츠는 가슴을 울린다”

상상마루 엄동열 대표의 철학이다. 일주일에 1~2권의 독서를 즐기고 있다는 그는 독서에서 콘텐츠 영감이 나온다고 과감히 말했다. 독서를 통해 쌓은 소양이 콘텐츠에 고스란히 묻어난다는 것.

“돈을 벌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 월트디즈니의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엄동열 대표. 그는 스타트업을 하려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지만, 콘텐츠 제작을 하려면 바로, 장인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콘텐츠를 막 제작한 당시에는 저작권자의 소유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을 땐 공공재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는 그 나라의 문화가 담겨야 합니다”

그는 “많은 사랑을 받는 콘텐츠는 단순히 저작물을 넘어, 콘텐츠가 탄생한 나라와 문화를 의미한다” 며 “디즈니를 생각하면 미국이 떠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 라고 덧붙였다. 엄동열 대표가 상상마루를 설립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뮤지컬 공연을 통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던 것. 상상마루는 작년 가족용 뮤지컬 캣 조르바를 런칭하고 세계무대에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Q: 상상마루는 무엇을 하는 곳이며,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하나요?

상상마루는 가족공연을 제작하는 콘텐츠 기업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족공연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미 형성된 시장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가족공연은 아직 없고,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죠. 국내에서 가족 공연을 보편화 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 더 나아가 전 세계 가족들에게 사랑 받는 콘텐츠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알리고 싶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저는 믿습니다.

상상마루의 특징은 뮤지컬 공연에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이론을 적용하여 세계로 나가고자 한다는 점입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란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를 생각하면 쉽지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 설정은 공유하지만, 스토리 전체의 흐름은 자유롭게 변화되는 것을 말합니다.저희의 대표작 캣 조르바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캣 조르바의 간략한 스토리는 길 고양이 미미가 사라진 새끼 고양이를 찾기 위해 고양이나라 수학 천재 탐정 조르바와 함께 떠나는 모험극입니다. 아기 고양이가 고양이 나라 마법 수학자 피타묘의 제물이 되기 전에 마법 퍼즐을 푸는 내용이죠.

공연 도중 수학을 풀며 모험을 헤쳐나가는 구성이라 교육에 도움이 되며, 부모와 아이가 같이 볼 수 있고 초등학생도 볼 수 있는 가족 공연입니다. 작년 2015년 4월에 정식으로 런칭했습니다.

Q: 캣 조르바의 기획 및 구성 그리고 공연을 진행할 때 무엇이 가장 힘드셨나요?

국내 가족공연이 많지 않아 별다른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해외 사례를 많이 연구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사계극단, 미국의 디즈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캣 조르바를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공연 기획 일 80%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작년에 진행된 캣 조르바는 17명의 배우와 30여 명의 스태프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이들을 한데로 묶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밖에도, 뮤지컬 특성상 흥행을 예측하기 힘든 점. 해외보다 개발기간이 짧고, 예산 규모가 작은 점을 들 수 있겠네요.

Q: 올해는 캣 조르바의 여정이 언제 시작되나요?

마찬가지로 오는 4월에 캣 조르바의 AR동화책, 미디어 포토존, 가족용 보드게임, 종이인형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4월 공연에 앞서 cel벤처단지 내에 있는 cel stage에서 쇼케이스를 3월 14일에 진행합니다. cel stage는 cel factory와 함께 공연장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기에 이번 쇼케이스 장소로 선택했습니다.

Q: 쇼케이스를 하는 곳을 cel stage로 정하신 계기가 있나요?

먼저 cel stage는 cel벤처단지 지하 1층에 위치한 171석 규모의 공간으로 공연의 시범 무대 운영, 제작 발표회, 기술 융합된 공연의 개발, 쇼케이스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cel stage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험적 공연을 준비하거나 진행할 때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는 것입니다. 공간은 물론 다양한 기자재가 갖춰져있고, 극장을 운영하는 주최와 관리팀이 구분되어 있어, 체계적으로 운영됩니다. 거기에 cel벤처단지 입주사들에겐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번 쇼케이스뿐만 아니라 앞으로 cel stag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실험적인 융합 공연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Q: cel벤처단지에 입주는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2015년 4월에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공연을 한 달간 진행했습니다. 첫 뮤지컬 공연치고는 성과가 매우 좋았고, 그 덕분에 지난해 12월 26: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2015 융복합콘텐츠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cel벤처단지에도 입주하게 됐네요.

cel벤처단지는 준비된 콘텐츠를 융합하고, 확장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cel벤처단지는 콘텐츠 업체에 특화되어 있고 사업화에 필요한 금융, 세무, 저작권, 가치평가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지원시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풍부한 전문 인력과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예로, 현재 cel벤처단지 내의 입주사들과 공동 사업화 및 개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펀퍼니브라더스와 중국 진출을 위한 VR 웹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15 융복합콘텐츠 공모전’ 본선에 함께 진출했던 업체지요.

Q: 캣 조르바 외에 또 다른 공연을 기획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더 스트리퍼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대학로에서 250석 규모로 열 생각입니다. 스토리를 간략히 말하자면 목욕탕에서 일하는 게이 세신사의 얘기입니다. 세신사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오리지널 직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속된 말로 때밀이라고 하지만 터키 등에서는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지요. 이처럼 더 스트리퍼에서는 세신사를 좀더 고급스럽게 묘사할 것이며,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 얘기로 코믹하게 관객에게 다가갈 생각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스트리퍼를 관람하고, 한국의 목욕 문화를 체험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Q: 끝으로, 창업이나 콘텐츠 제작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아직 대한민국은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저도 단돈 300만 원을 가지고 창업에 뛰어들었고, 아무런 인맥이 없었습니다. 캣 조르바를 만들 때 고양이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자문이 필요했고, 수학이라는 교육콘텐츠를 녹이기 위해서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개별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찾아뵈어 인연을 만들어 갔고, 그 결과 캣 조르바가 탄생했습니다.

아직 사회적 기준에서 성공이라 자부할 순 없지만, 저도 창업 하는데 다른 분들이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감동시킨다면 관객 또한 감동할 것입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글/벤처스퀘어 강태욱 taeuk119@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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