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교사를 슈퍼맨으로 만들고 싶다”, 클래스카드 전성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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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카드는 스마트 플래시카드다. 플래시카드는 우리에게 주로 단어장이라 불려오며, 폭넓고 다양하게 사용됐다. 그동안 종이로 제작되어 오던 단어장들이 최근에는 모바일 앱으로 대체됐고, 웬만한 학원의 경우 하나씩은 다 보유하고 있다.

전성훈 클래스카드 대표는 이 흔한 아이템으로 어떻게 교사들을 슈퍼맨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일까?

“아빠. 단어장 만드는 게 너무 힘들어”

전성훈 대표는 한때 SK 계열사인 와이더댄을 거쳐, KT 계열사인 KTH에서 푸딩, 아임인, 아임리얼맛집 등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개발을 담당했다. 이후 청담러닝으로 둥지를 옮겨 한국, 미국, 브라질, 일본 등 전 세계의 교실을 상대로 영업한 경험이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요즘 세대라서 그런지. 전 대표의 딸도 종이보다는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공부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청담러닝에 재직할 당시 집에서 딸이 단어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때 숙제로 모바일 단어장을 만들고 있었는데 “단어장이 만들기가 너무 힘들다”며 투정을 부렸다. 교육회사에 다니는 입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더 편한 단어장을 만들어준다고 약속했다. 전성훈 대표는 이때부터 플래시카드에 관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전성훈 대표가 클래스카드 개발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플래시카드는 지난 200년간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하나도 없었다”

전 대표는 “플래시카드가 종이에서 모바일로 대체된 건 맞지만, 근본적인 것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라며 “기존에 있는 모바일 단어장들은 종이 단어장을 그냥 모바일로 옮겨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수작업으로 일일이 단어, 뜻, 사진, 예문 등을 단어장에 채워 넣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단어장을 만들기 번거롭고, 귀찮은 부분. 즉,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는 어떠한 혁신도 없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관찰한 결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단어장을 만드는 데 상당히 고통(Pain Point)받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숙제를 내주는 교사들에게 더 큰 고통이 있었다.

현재 교사들은 실제 수업에 20~30%의 시간을 사용하고, 나머지 70~80%의 시간은 학습을 위해 준비하거나 관리하는 데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업시간마다 직접 단어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교사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단어장을 만드는 것에 비해 학습의 활용 범위, 용도 등이 너무 제한적이었다.

이를 확인한 전 대표는 “교사와 학생들의 시간을 벌어줘야겠다”고 생각했고, 플래시카드를 기반으로 한 “교실용 암기 학습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자고 다짐하게 된다.

“Happy People Makes People Happy”

“행복한 사람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전성훈 대표가 항상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플랫폼의 양면 시장에서 먼저 교사를 행복하게 만들면, 학생들도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전성훈 대표는 교사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려고 노력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교사들을 일일이 찾아갔고, 자주 소통하며 친해진 교사들은 날마다 더 괴롭혔다. 열정에 탄복했을까. 클로즈 베타 테스트 기간에는 30여 명의 교사가 에반젤리스트를 자청하고 나서, 클래스카드의 서비스 정교화와 홍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신경을 안 쓴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효과적인 학습을 돕기 위해 인지과학 전문가들과 함께했고, 테스트에 참여한 교사들로부터 혹은 현장에 직접 나가 학생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에 맞춰 교사들이 사용하는 클래스카드와는 다르게 UI/UX를 구성했다. 이렇듯 클래스카드는 학생들을 위한 기능과 교사를 위한 기능으로 나뉘어 따로 또 같이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전 대표의 물밑 작업으로 클래스카드는 지난 8월 22일 출시 이전부터 250여 개 기관, 500여 명의 교사, 5천여 명의 학생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교육 시장에서는 꽤나 이례적인 일이다.

“클래스카드의 핵심기술은 ‘반응형 웹'”

출시 이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클래스카드에 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클래스카드에 적용된 메인 기술은 어떤 해상도에서 어떤 크기의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반응형 웹’이다. 학습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표해야 한다는 부분 때문에 웹에 집중했다. 더불어 해외 진출 측면도 고려했다. 국내든 해외든 선진국이든 저개발 국가든 PC는 무조건 1대씩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중요기술은 복수의 기기에서 학습데이터를 이어 할 수 있는 ‘씽크’ 기술이다. 이동 중 모바일로 학습하다가 중간에 잠시 멈춘 부분을 집에 있는 PC를 통해서도 학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처럼 클래스카드는 프론트 엔드에서 ‘반응성 경험’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향후에는 사용자들이 충분한 경험을 하고, 충분한 데이터도 쌓였을 때 원하는 학습을 추천해주는 어댑티브 러닝(적응형 학습) 등 백 엔드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성훈 대표가 클래스카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 교사를 위한 기능

단어장 쉽게 만들기

한글에 정리된 단어(위)를 복사 붙여넣기로 클래스카드로 가져오고 있다(아래).

진도/시험 관리

교사들은 클래스카드를 통해 학생들의 진도율, 시험 여부 등 내부 검증을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클래스카드를 통해 단어 시험을 보고 있다.

PPT 기능

클래스카드를 활용하여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발표자료뿐만 아니라 제비뽑기, 발표 순서 정하기 룰렛, 타이머 등 다양한 부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2. 학생들을 위한 기능

인지과학에 근거한 UI/UX

클래스카드에는 속된 말로 쪼는 것이 있다. 섯다에서 쓰는 용어인데 앞패를 아래로 천천히 내려 뒷패를 확인하는 행동이다. “인지과학 측면에서 ‘암기는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노력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아래로 내리는 과정에서 “아 알 거 같은데 뭐였지? 뭐였지?”라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단어 암기를 돕는다는 것.

단어장이 쪼아(?)지고 있다.

상호압력(Peer Pressure)

클래스카드에서는 상대방의 점수를 보여주지 않는 대신 학습진도율을 보여준다. 전 대표는 “최종 결과물인 점수를 보여주면 나보다 잘한 아이를 보고 실망해 포기하게 되지만, 진도율을 보여주면 ‘어 쟤는 나랑 비슷한데도 저 정도나 했네’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성훈 클래스카드 대표가 ‘학생들의 진도율이 보여지는 모습’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와이파이, LTE가 없어도 가능한 학습

학생들은 모바일 데이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 단어장을 사용하기에 부담이 된다. 그래서 클래스카드는 집이나 학원에서 학습세트를 다운받아 밖에서는 데이터를 끄고도 공부를 할 수 있게 설계했다.

“당장 수익은 크지 않겠지만, 앞으로를 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클래스카드에 관해 설명을 들을수록 ‘개미지옥’ 같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예 안 써봤을 수는 있어도 한 번 써봤다면 헤어나오기 힘들어 보였다.

그렇다면, 현재 클래스카드가 위치한 시장의 상황을 어떨까. 전성훈 대표는 “솔직히 전국 60만 명의 교사들이 클래스카드를 다 쓴다고 해도 시장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라며 “설상가상 올해부터 국내 교육 예산도 많이 줄어서 부가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도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일본은 약 5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스마트 교육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반면, 우리나라는 종이교재, CD 등에는 돈을 지급하지만, 디지털 서비스에 관해선 인색하고, 심지어 교내 와이파이까지도 통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국내 교육 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렇지만, 그의 눈빛에는 확신이 차있었다.

전성훈 대표가 클래스카드의 비전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개인 돈까지 들여가며, 교육 현장을 바꾸려는 교사들이 많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동아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해외 영업에 나갔을 때 “너 한국 교육 시장에서 이걸로 성공한 적 있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볼 때 교육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성공했다면 자기들도 쓰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전성훈 대표는 “학습 보조 도구들이 지금 당장 돈이 안 되는 것은 맞지만, 하나의 플랫폼으로 인정받아 한국에서 성과를 거둘 수만 있다면, 교육 환경이 비슷한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시간과 돈을 쓰면서도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최근 내신이 강조 됨에 따라서 교사들이 평가해야 할 일들이 많아질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교육 외적인 부분이 늘어난다.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하기 위해 해당 근거 자료를 모두 모아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불복하는 학부모들의 항의도 온전히 교사들의 몫이다.

전성훈 대표는 “클래스카드가 교사들의 교육 외적인 업무를 줄여줌에 따라 학생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있는 힘껏 도울 것”이라며 “결국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줄고,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의 바람처럼 클래스카드로 슈퍼맨이 된 교사들이 학생들도 슈퍼맨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교육 환경이 되길 기대해본다.

About Author

강태욱 벤처스퀘어 매니저
/ taeuk119@venturesquare.net

경영학을 전공했고, 공공기관에서 2년간 인큐베이터로 일했다. 관심 분야는 마케팅/비즈니스 모델 설계이며, '창업보육전문매니저 한 권으로 끝내기'라는 문제집을 집필하기도 했다. 벤처스퀘어에서 인터뷰, 현장취재 등을 했었으며, 현재 스타트업 발굴, 신사업 기획,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가끔 머슴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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