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더빙으로 세계 정복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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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일정을 앞 둔 마술학교는 고민에 빠졌다. 공연에 쓸 적절한 오프닝을 찾지 못했다. 관객을 마술 세계로 초대할만한 적당한 목소리가 없었던 것. 해외 무대에서도 이질감 없는 발음이나 톤, 흡입력 있는 목소리가 필요했다. 오프닝을 녹음해줄 더빙업체를 찾기 시작했고 수소문 끝에 하이보이스를 찾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줄 알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자신감이 붙었죠. 적당한 목소리를 더하니 콘텐츠 품질이 달라졌습니다.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고 재미도 붙었습니다.”

하이보이스 이정민 대표

◇ 온라인으로 옮겨간 외국인 성우 더빙 서비스=하이보이스는 외국인 성우 더빙 서비스다. 이용자가 더빙을 의뢰하면 내용과 목적에 맞는 적절한 성우를 추천한다. 모든 과정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기존 시스템처럼 성우를 섭외하고 녹음실에서 더빙하는 과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 이용자가 원하는 목소리를 직접 고를 수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더빙이 진행될 때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성우 가운데 골라야 했다. 딱 들어맞는 느낌이 아니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온라인은 이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 현재 하이보이스 성우진은 200여 명. 영어권 성우가 60%로 가장 많고 중국, 일본, 스페인어, 아랍어 등으로 구성돼있다.

◇ 제대로 노리고 들어간 시장=이정민 대표는 영화 편집을 전공했다. 영화계 르네상스라는 2000년대를 영화 제작과 함께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영화를 접고 마케팅 영상제작업체를 꾸렸다. 영화계는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로 양분되고 있었다. 영화만으로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요원했다.

영상 제작이라면 자신 있었다. 영상 교육에 대한 의지도 있었다. 이 대표는 메시지를 영상 문법으로 담는 기본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오랜 교육 경험,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하지만 영상 교육은 고객이 없는 시장이었다. 마케팅 영상 제작으로는 사업 차별화가 안됐다. 비슷한 서비스가 많았던 탓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큰 수익을 얻습니다.” – 제2회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데이 ‘스타트업 재도전’ 사례발표 중

이 대표는 과감히 피봇팅을 결정했다. 실제 고객이 있고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서비스. 그리고 이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서비스를 찾았다. 외국인 성우 더빙 서비스였다. 사실 이 대표 본인도 오랫동안 외국인 성우 더빙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이었다. 실제 고객이었기 때문에 어떤 점이 불편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시장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제대로 노리고 들어간 서비스 하이보이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 더빙, 작지만 넓은 시장=더빙은 작지만 스펙트럼이 넓은 시장이었다. 해외시장에 제품・서비스를 소개하려는 업체, 외국인 대상 안내 방송이 필요한 국내 기관 등 더빙을 필요로 하는 곳은 다종다양한 곳에 산재해있었다. 지금까지 가상현실 게임업체, 평창올림픽 ‘수호랑’ 캐릭터, 모바일게임, 국토교통부, 국립국악원 등이 하이보이스를 찾았다. 더빙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5개월 만이었다.

서비스 확장성도 컸다. 외국인 성우 녹음 과정에서 발생한 어색한 번역투를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수정했다. 고객 만족도도 덩달아 높아진 건 물론. 더빙으로 듣는 맛을 살리면서 적확한 표현이 가능했다. 자연스레 서비스가 확장됐다. 하이보이스는 현재 더빙과 번역, 검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더빙서비스는 영상 콘텐츠 컨설팅, 교육으로 이어지는 전기선이기도 하다.

“더빙 의뢰가 들어오면 고객 영상을 직접 편집 타임라인에 올려 분석합니다. 스토리라인이 더 살 수 있도록 편집방향을 달리하기도 합니다. 잘 어울리는 효과음을 매칭하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녹화 후 고객에게 전합니다. 고객은 컨설팅을 바탕으로 다시 최종본을 만듭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남겨진 영상은 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이야기를 영상에 담는 기본을 알려주는 곳은 찾기 어렵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비영리 교육 플랫폼 칸아카데미처럼 누구나 영상을 쉽고 재밌게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일기를 쓰는 것처럼 자기 생각을 영상 콘텐츠를 통해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콘텐츠 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울 것=하이보이스 영상 컨설팅 공모전은 장기적으로 보면 영상교육으로 가는 첫 단계다. 3월 22일까지 모집하는 번역더빙지원 영상콘텐츠 공모전은 영상 콘텐츠 더빙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영화/애니, 마케팅 동영상, MCN/유튜브/SNS, 게임 웹툰 기타 부문에서 더빙과 영상컨설팅 과정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

이 대표는 “영상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유튜브라는 배급망이 있다. 자막이 덧입혀진 콘텐츠도 있지만 소리로 나오는게 더 집중력이 좋다”며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영화, 애니메이션, 시장 확장이 필요한 MCN이 지원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품이나 콘텐츠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하이보이스가 생각하는 업의 가치”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국내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포부다. 올해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현실적인 목표는 일본시장에서 첫 매출을 내는 것. 중기적인 목표는 아시아권 성우 더빙 플랫폼으로의 안착이다. 하이보이스의 첫 여정인 일본 내 성우 더빙서비스는 올 상반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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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화 기자
/ lee99@venturesquare.net

스타트업들과 함께 걷고, 뛰고, 부비며 이 세상에 필요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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