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성공? VC에게 물어라”

4D리플레이(4DREPLAY)가 만드는 360도 영상을 접하는 글로벌 기업 관계자마다 마치 서로 짠 것처럼 똑같은 말을 한다.

“슈퍼쿨!”

글로벌 시장에서 4D 리플레이에 대한 반응은 국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4D리플레이는 타임슬라이스 영상 촬영 기법으로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의 주요 장면을 360도 슬로모션으로 중계한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와 함께 성장하는 문화 때문인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의 긴박했던 주요 장면을  360도 슬로모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열광한다.

4D리플레이 정홍수 대표

4D 리플레이 정홍수 대표는 지난해 KIC(Korean Innovation Center)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실리콘밸리를 처음 경험했다. 당시 비즈니스 미팅과 계약 건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느라 실리콘밸리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자주 오가며 차근차근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우리 제품이 미국시장에 맞는지 안 맞는지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현지 멘토와 투자자, 비즈니스 고객을 직접 만나면서 시장 적합성 평가를 하기까지 1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정 대표가 제안하는 시장으로부터 평가를 제대로 받는 방법은 현지 벤처케피탈을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현지 VC가 관심이 없다면 시장에서 가능성이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4D리플라이는 실제로 미디어와 관련된 현지 VC만 만나며 투자를 받기 위한 과정을 충실히 밟고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 법인을 본사로 전환하는 플립(Flip)도 곧 마무리된다.

현재 4D리플레이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추천으로 플러그앤플레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올해 1월부터 참여 중이다.

플러그앤플레이에 입주한 4D리플레이

정 대표는 “국내스타트업이 현지 엑셀러레이터로부터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바로 현지 인맥”이라고 말했다. 피칭 교육이나 기타 부수적인 교육보다 현지 사람을 연결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실리콘밸리 진출에는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기 멘토링 세션. 정홍수 대표는 이날 4D리플레이 홍보 팜플렛 구성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4D 리플레이 역시 플러그앤플레이 멘토를 통해 현지 미디어 관계자와 벤처캐피탈을 만날 수 있었다.

“기술을 개발하는데 몇 년이 걸렸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4D리플레이 기술은 1년이 걸렸지만 정확히 말하면 삼성전자에서의 7년 경험이 없었다면 1년 안에 해낼 수 없었겠죠.”

정홍수 대표는 2012년 삼성에서 나와 4D리플레이를 설립했다. 처음엔 삼성 SDS 카메라 부서에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카메라를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회사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내가 하고 말지”라고 생각하고 만든 게 바로 4D리플레이. 360도 영상 리플레이를 생각하게 된 건 다름 아닌 온라인 야구 게임 때문이었다.

“야구게임을 하다가 홈런을 딱치면 선수를 360도로 한 바퀴 보는 게 있더라고요. 이걸 현실에서 한번 구현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계기가 됐죠”

모든 건 상상 속에서 하면 안 된다 싶어 일단 시도했지만 처음엔 안됐다. 하나씩 풀기 시작해 1년 동안 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금의 기술을 만들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rjl9u1cg08

전 세계에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4D리플레이를 포함해 단 2개 업체다. 다른 기업은 최근 인텔에 인수됐다. 정 대표는 인텔에 인수된 기업보다 4D리플레이 기술이 훨씬 정교하고 빠르게 구현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업체의 기술은 영상을 만들어내는 2분이 넘게 걸린다. 우리는 단 5초 만에 이 기술을 구현하고 앞으로 3초 이내까지 줄일 예정입니다.”

아시아게임에 이 기술이 처음 도입된 이후 KBSN 스포츠, SK 와이번스와도 중계 계약을 맺었다. 오는 2018년 동계 올림픽 주요 경기에도 4D리플레이가 활용된다.

MWC2017 4YFN 무대에 선 4D리플레이

4D리플레이는 최근 참가한 MWC2017에서도 크게 주목 받았다. MWC가 부대행사로 마련한 4YFN(4 Years From Now) 무대에 오른 것. 이 무대는 전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스타트업 4곳에만 피칭 기회를 준다. 4D리플레이는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덕분에 여러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을 받은 4D리플레이는 현재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 영상 공급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들으면 모두 알만한 큰 기업이다.

4D리플레이는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완벽히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미국의 프로농구(NBA) 나 프로야구(메이저리그) 방송 중계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기술력으로는 저희를 따라올 곳이 없어요. 저희 기술을 카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스포츠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올해 정말 열심히 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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