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전도 이어폰이 선글라스를 만났을 때

아웃도어 환경에서 외부 소음의 차단은 가끔씩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 마련이다. 이어폰이나 헤드폰 특히 요즘은 노이즈캔슬링 같은 문명의 이기까지 심심치 않게 적용되고 있으니 이런 문제는 더욱 심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완벽하게 주위 소음을 차단하는 이른바 ‘세상과의 단절’이 언제나 좋은 것 만은 아니니까. 지금은 어느때보다 소통이 중요한 사회다.

소위 말하는 힙스터나 셀랩의 소셜 네트워크를 훔쳐보다 보면 헤드폰과 짝꿍을 이루는 아이템은 바로 선글라스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그래서일까. 둘이 하나로 합쳐지는 건 어찌보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시도는 이미 오클리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선글라스 다리에 이어폰을 붙이는 다소 아스트랄한 디자인이란 게 문제였지만.

정글의 팬써(Panther)는 블루투스 방식 골전도 이어폰을 내장한 선글라스다. 지난해 6월 킥스타터를 통해 한달 동안 23억원 가량 펀딩에 성공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한달간 와디즈를 통해 현재 1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펀딩한 상태다. 와디즈 최고 펀딩 금액을 경신한 효자 상품이다.

팬써는 골전도 이어폰인 만큼 항상 귀가 열려 있는 상태로 착용 가능하다. 때문에 이어폰과 선글라스를 각각 쓰고 벗을 필요 없이 편할 뿐더러 무엇보다 바깥에서 쓰기 안전하다. 블루투스 무선 연결 방식이라 거추장스러운 선이 없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음질 문제는 그동안 골전도 이어폰에서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단점이다. 보다 효과적인 소리 전달을 위해 진동 유닛이 귀 뒤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글라스 형태라 가능한 일이다. 음질 보강을 위해 블루투스 4.1을 통해 각종 기기와 연결하는 데 고음질 음악 전송 규격인 A2DP 프로파일과 CSR aptX 오디오 코덱도 함께 지원한다.

현재 고를 수 있는 제품 컬러는 무광 블랙, 무광 화이드, 무광 그레이 3가지, 렌즈는 모두 자외선 차단율 100%인 UV400 렌즈를 쓰고 7가지 컬러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또한 타 브랜드 렌즈와 교환이 가능해 오클리 프로그스킨(Frogskin)과 동일해 호환이 가능하다고. 전기가 통하는 기기인 만큼 방수 문제도 간과하기 어렵다. IP-45 등급으로 기본적인 생활 방수 기능을 갖췄다. 이 선글라스를 쓰고 물에 뛰어 들어선 안된다는 얘기다.

음악 재생 시간은 4시간. 조금 아쉽지만 선글라스 무게가 45g임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참고로 레이밴 웨이페어러는 50g 내외, LG 톤플러스는 60g 정도다. 선글라스 왼쪽 다리에는 300mAh짜리 리튬 폴리머가 들어있다. 연속 대기 시간은 100시간, 통화 가능 시간은 5시간이다. 충전은 선글라스 다리 힌지 사이에 자리잡은 마이크로 USB 포트를 통해 1시간 정도면 끝난다.

정글 팬써의 오른쪽 다리에는 터치 패드가 있다. 터치를 통해 곡 재생이나 선곡, 통화 수신 같은 제어가 가능하다. 노이즈캔슬링 마이크도 함께 들어 있는데 깨끗한 핸즈프리 통화를 위해서다. 가장 중요한 골전도 스피커는 선글라스 다리 양쪽 끝부분에 숨어 있다. 뭐니해도 골전도 이어폰의 장점은 청력에 영향을 끼치는 중저음은 외이와 중이의 연골을 통해 진동으로 전달되고 고음은 고막을 통해 들려 귀의 피로도가 낮다는 데 있다. 소리 대부분이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주변에서 소리를 듣기 어렵고 외부 소음을 귀로 들을 수 있어 안전한 점도 한 몫 한다.

구입 전 원하는대로 정글 팬써의 선글라스 프레임과 렌즈를 조합해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참고로 에디터의 선택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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