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예술 실험실 ‘오뉴월’

우리나라 미술 시장 규모는 전 세계 0.5%를 차지한다. 사업으로 확장하기엔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다만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이다. 언젠가 시장은 열릴 것이다. 재기발랄한 작가를 발굴하고 대중과 만나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시작점이다. 성북동 예술 실험실 오뉴월은 서준호 대표의 이런 믿음에서 탄생했다.

서준호 오뉴월 대표

오뉴월은 예술 작품 전시와 기획, 큐레이팅, 신진 작가 발굴을 진행하는 예술 기획자가 모인 스타트업이다. 오뉴월의 전시 공간 이주헌을 통해 미디어 아티스트와 소설가의 만남을 매개하고 성북구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개최하는 등 실험적인 예술을 기획하고 있다.

http://https://youtu.be/BUkdCpnrwuc

서 대표는 명조채널 36화에 출연,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지역에서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지역에 들어가서 지역주민들과 대화하고 예술을 통해 주위 환경을 바꿔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3년, 미술이론과 예술사를 전공하고 있던 서 대표는 대학생이 할 수 있는 반전활동을 고민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서 대표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소위 말하는 의식 있는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뜻을 같이 하는 12명이 모여 글도 쓰고 작품도 만들었다. 서 대표가 기획한 첫 전시 ‘어바웃도어’였다. 서 대표는 “재미있었다. 예술 기획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큐레이터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때였다.

서 대표는 뜻을 함께 할 예술가를 모았다. 2011년부터 오뉴월과 함께한 작가만 약 1,000여명이다. 오뉴월은 소위 말하는 팔리는 작품에만 기대지 않았다. 영상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설치 작업 등 수익을 거둘 수 없는 형태의 작품 전시 등 기존 갤러리에서 볼 수 없는 영역까지 폭 넓게 담고 있다. 비전공자, 지역토착민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의 외연을 확장한 예도 있다. 도서 산간지역 등지에 예술가를 파견해 어린이가 다양한 예술을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한 ‘아티스트 출장부페’가 대표적인 예다.

서 대표는 지금까지 과정은 브랜딩 단계라고 말한다. 앞으로 작가와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이들의 가치를 높이는 브랜딩 과정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오뉴월을 바라보는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일반적인 사업 논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령 오뉴월과 함께 하며 유명세를 얻었지만 홀연히 떠나버릴 예술가를 잡아둘 계약서도 없다. 오뉴월을 지탱하는 힘은 서로간의 신뢰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예술이다. 서 대표는 “오뉴월과 7-8년을 함께 작업하고 있는 작가와 함께 어떻게 작업을 이어나가고 그러면서도 수익을 내고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이 재밌다” 오뉴월을 바라보는 걱정 어린 시선에 대한 서 대표의 답이다. 이 재밌는 예술은 오뉴월과 함께 전국으로 뻗어나갈 예정이다. 서 대표는 “미술관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도 미술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이 한 곳에 편중되지 않도록 전시와 교육도 함께 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의 예술 교육 니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스타트업과도 연계, 다양한 예술 작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명조채널은 벤처스퀘어 설립자 겸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명승은(블로거 닉네임 그만) 대표가 진행하고 미디어 전문 기업 앳스퀘어가 제작하는 영상 전문 채널이다. 스타트업을 위한 사랑방을 표방하며 ‘스타트업의 스타트업에 의한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재기발랄한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스.친.소(스타트업과 친해지고 싶소), 스타트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보는 명조체험 등 다양한 코너를 소개한다. 명조채널은 유튜브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매주 월요일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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