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공유오피스 퓨얼드콜렉티브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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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엉뚱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맨해튼 지역 코워킹스페이스는 몇 개 정도가 될까? 구글맵을 확인해보면 정확한 숫자는 아니겠지만 맨해튼 지역에만 233개가 나온다. 서울에 코워킹스페이스가 몇 개나 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면적이 605.25㎢인 서울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57㎢ 안에 233개라는 건 놀랄 만한 숫자임에는 틀림없다. 그만큼 뉴욕 맨해튼이 경제의 중심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을 터. 뉴욕이 얼마나 잘 꾸며놓고 살고 있는지 속살을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많은 곳 중에서 어디를 먼저 가보면 좋을까.

라밑차울라(Rameet Chawla) 퓨얼드 창업자. 패션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찾다보니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하나 있다. 솔직히 사로잡은 곳이라기보다는 사로잡은 사진이었다. 유명 패션 잡지에나 있을 법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그가 운영하는 공간은 뭔가 창의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라밑차울라(Rameet Chawla)는 퓨얼드(FUELED) 창업자다.

퓨얼드는 뉴욕과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바일디자인 및 개발사, 로고가 눈에 띈다.

그가 운영하는 퓨얼드는 뉴욕과 런던에 위치하고 있다. 퓨얼드는 모바일 디자인과 개발 분야에서 잘 알려진 곳으로 뉴욕에선 퓨얼드콜렉티브(Fueled Collective)라는 코워킹스페이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처음 로고를 보면 마치 자동차 연료 관련 기업이 아닐까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가 품은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연료로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창업주 라밑차울라(오른쪽)와 공동창업주 라이언매츠너

직접 찾아간 퓨얼드는 생각보단 넓은 공간을 쓰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작은 문이 보였고 별도 리셉션 공간 없이 탁 트인 공간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코워킹스페이스인 줄 알았는데 퓨얼드 직원이었다. 입주사 역시 같은 형태의 공간을 쓰고 있다.

퓨얼드의 사무공간, 본사직원과 입주사들과의 차별이 없는 공간이 인상적이다.

곳곳에는 오래된 소파와 인테리어로 창의적 느낌을 더했고 직원은 본사나 입주사 가릴 것 없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로 벽이나 사무실 없이 사무 공간을 활용하고 중간중간에 앤틱 느낌 물씬 풍기는 공간이 눈에 띄었다. 오래된 듯한 소파에는 직원이 모여 자유롭게 일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무공간 한 쪽에 위치한 자유로운 작업공간

공간을 넓게 함께 쓰다 보니 개인 공간에 신경을 쓴 부분도 엿보였다. 한 명이 들어가서 작업을 하거나 전화를 할 수 있게 전화부스만한 공간을 만든 것도 그렇다. 2∼3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회의를 하거나 10명 이상이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찬가지.

장롱같이 보이는 저 문을 열면 또 다른 미팅 공간이 나온다

창업자 라밑이 모자 마니아라는 것이 나타나는 미팅공간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소셜 공간. 부엌 같은 키친 시설과 함께 탁구대가 놓여 있다. 방문한 당일 저녁에는 퓨얼드와 퓨얼드콜렉티브 모든 직원이 친구나 고객을 초대해서 한 달에 2번씩 열리는 맥주파티를 했다.

퓨얼드콜렉티브에서는 매달 친구나 고객들을 초대해서 네트워킹을 위한 맥주파티를 연다

할로윈을 테마로 한 호박 데코레이션과 생일자를 위한 생일 케이크

벽면 한 쪽에는 현재 입주한 스타트업 로그와 퓨얼드 본사가 함께 일하는 고객사 로고가 새겨져 있다. 우연히 사진을 찍다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빈티지한 패션으로 벙거지 모자를 쓴 채 전화를 받는 직원 사진이 눈에 들어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창업주 라밑차울라였다. 그의 아우라는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기에 충분했다.

협력사 로고가 새겨져 있는 벽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창업주 라밑 차울라다

창업주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공동 창업주인 라이언 매츠너(Ryan Matzner)는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퓨얼드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같은 공간 안에서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고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가는 공간”이라는 점을 들었다. 앞으로 해외 스타트업이 보다 많은 도전을 하기를 바란다며 “특히 한국에서 뉴욕으로 오는 스타트업과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현재 퓨얼드가 한국 스타트업을 모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국 담당 직원을 소개하기도 했다.

필자와 인터뷰 중인 공동창업자 라이언매츠너

소개받은 직원은 경상도 사투리를 걸쭉하게 구사하는 다른 아닌 한국인이었다. 정재화(34) 씨는 한국에서 뉴욕으로 온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퓨얼드의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그래머나 기술직 한국인 취업자는 많이 봐왔지만 기획 분야에서 취업을 한 흔치 않은 케이스였다. 정 매니저는 한국 스타트업이 뉴욕이라는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많이 진출하면 좋겠다면서 퓨얼드에 취직하자마자 한국 스타트업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로 창업주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퓨얼드 프로덕트 매니저인 정재화(34) 씨

정 매니저는 조만간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선정해 퓨얼드콜렉티브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움을 주겠다는 언급도 했다.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정 매니저는 2가지를 강조했다. “Commitment와 Openmind”가 그것. 그러니까 신념, 용기와 열린 생각을 말한다. 정 매니저는 영어는 첫 번째 조건이 아니라며 “미국 문화 뿐 아니라 세계 문화에 관심을 갖고 수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있으면 영어라는 장벽은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퓨얼드콜렉티브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퓨얼드 홈페이지(https://www.fueled.com)에서 알아볼 수 있다.

퓨얼드의 앤티크한 공간

미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스타트업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은 뭘까. 아마도 언어 장벽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뉴욕에서 만난 스타트업 관계자의 공통적인 조언은 바로 “언어 장벽 이전에 문화 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은 전 세계 스타트업이 모여 생태계를 이루는 공간이다.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는 이곳 뉴욕의 문화는 한국 스타트업에게도 익숙해져야 할 숙제를 던진다. 보통 아는 사람끼리만 인사를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먼저 인사를 건네는 연습이 시작이다. 혹시 컨퍼런스나 포럼에 참가하게 된다면 조금 일찍 가서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면 어떨까. 이곳 뉴욕에 오기 전에 꼭 연습 한 번 해보면 좋을 작지만 이곳의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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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하 벤처스퀘어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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