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말까할 땐 바꿔라 ‘포에버링’

“어머, 이건 사야돼”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욕구는 샘솟는다. 살까 말까할 땐 사라지만 값이 나가는 제품이라면 혹여나 유행을 타지 않을지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기본 아이템만 사기엔 지루한 면이 없지 않다. 이것저것 묻고 따지다보면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구는 어찌한단 말인가. 묻고 따지고 재고 살까말까 할 땐 ‘바꾸라’고 말하는 서비스가 있다. 포에버링이다.

이신우 포에버링 대표

포에버링은 귀걸이, 팔찌, 목걸이 등 금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구매하면 산 가격만큼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다. 물건 구매 시 받는 포인트는 포에버링 사이트에서 제품을 교환하는데 쓸 수 있다. 예컨대 포에버링 사이트에서 10만원 상당 제품을 구매했다면 10만 포인트가 부여되고 포인트만큼 원하는 제품으로 바꿔갈 수 있다. 소비자는 1만 5천 원에서 3만 원의 교환비만 부담하면 된다. 교환 제품은 수리를 거친 후 상태에 따라 중고 상품으로 판매된다.

◇금맥을 짚다=이신우 포에버링 대표는 종로에서 주얼리 샵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우연히 귀금속 시장에 대해 듣게 됐다. 이 대표는 “들으면 들을수록 독특하고 재미있는 시장이었다”고 전한다. 서울지역 귀금속 시장은 50%가 종로일대에 밀집돼 있다.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귀금속 시장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시장이다. 부티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각 매장은 대를 이어 귀금속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고전적인 사업영역이지만 시대의 흐름에 큰 상관없이 지속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비결은 바로 ‘금의 순환’에 있었다.

금제품은 감가상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제품을 팔 때는 산 가격보다 적게 받기는 하지만 적어도 반 토막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금을 매수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다. 금은 녹여 새 상품으로 만든다. 사용한 제품이든 제품 종류가 어떻든 금이 가진 기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금맥은 흐른다.

◇꽂히면 파고든다=“한 번 꽂히면 오덕후처럼 파고들어요”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종로 일대를 탐방했다. 종로 귀금속매장 1층 소매시장부터 안쪽에 형성된 도매상가들, 공장, 수리상가까지 디자인부터 감정, 공임 등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트렌드 파악을 위해 관련 잡지도 구독했다. 이 대표 입에서 기본 아이템, 꼬냑스타일, 군번줄 팔찌 등 업계 용어가 술술 나왔다. 인구수 대비 금 소비 규모도 나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귀금속 시장은 약 6조,  1년에 1인당 12만원가량 금제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일본은 9만원, 중국은 4만 원가량이었다. 해볼 만한 시장이었다.

시장조사를 마치고 효율적으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조를 고민했다. 제품을 구입하면 70% 가격으로 매입을 약정하는 모델부터 멤버십 모델까지 클로즈베타를 통해 고객 반응을 살폈다. 테스트를 거친 후 제품을 구매하면 구매액 전액을 포인트 환급해주는 현재의 모델을 지난 9월 공개했다. 이 대표는 “금 제품을 구매할 때 구매자가 제품 비용, 유지 관리비 등의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며 “포에버링을 통해 금제품을 포인트로 관리한다면 유통 마진을 줄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금제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부터 시작이다=포에버링 서비스는 기존에 없던 서비스다. 좋게 말하면 신선하지만 달리 말하면 서비스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한다. 이 대표는 “딱 두 번이 어렵다”고 말한다. 클로즈베타 결과 보통 두 번 이상 교환한 고객의 경우 알아서 교환 시스템을 이용하는 걸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친숙하게 여기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용자들이 두 번째 교환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포에버링은 2017IF 행사 참가를 비롯해 오프라인을 통해 접점을 넓혀나가고 있다.

포에버링은 제품 배송 시 사탕을 동봉한다. 얼마 전 이 대표는 자신이 주기만 하던 사탕을 받게 됐다 . 6월로 예정된 서비스 오픈이 9월로 미뤄지면서 교환을 위해 직접 포에버링을 찾은 고객에게 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며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열심히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포에버링은 연말까지 라인업 200종을 추가하면서 서비스 공백을 메워나갈 예정이다. 기존 골드와 핑크골드에 더해 그린골드도 추가된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그린골드 제품도 추가된다. 이 대표는 올해 말까지 2천명의 고정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20대 초반부터 ‘평생토록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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