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여행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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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연세대창업지원단이 서울창업카페 신촌점에서 여행·숙박 산업관련 ‘Work hard, Play harder!’라는 주제로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했다. 여행업에 관심이 높은 예비창업자, 기창업자, 대학생, 일반인 등이 모두 참가해 데모데이와 네트워킹 행사가 동시에 진행된 행사였다.

행사는 여행 스타트업 5팀의 데모데이로 시작했다. 팀당 10분씩 할당된 시간을 통해 사업 소개와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현타트립는 중화권 한국체험여행 플랫폼이다. ‘1일체험 보컬, 댄스 트레이닝’이나 ‘4주간 아이돌 트레이닝 체험’ 등의 다양한 KPOP 관련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이밖에 레포츠 체험이나 중국어 가능한 여성 가이드풀을 국내 여행 안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여행의 직구(와이오엘오)는 여행자를 통한 해외 직구 서비스다. 현지에서 여행자가 대신 구입해 주는 직구 서비스에서 발전해 이제는 여행자가 제품을 선정해 팔수 있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복잡한 절차, 배송시간, 배송추적 같은 기존 현지 직구 시스템의 단점은 풍부한 여행자 풀을 보유한 실시간 매칭 시스템과 에스크로로 해결했다.

트래볼루션(서울패스)는 외국인을 위한 모바일 관광패스다. 창업전 해외관광청 지사에 근무하던 경험을 되살려 ‘서울패스’ 아이템으로 <2013년 관광공모전> 통과를 계기로 창업하게 됐다. 초기에는 ‘뉴욕 시티패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계획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피보팅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위한 앱과 웹사이트를 구축해 지금의 서비스로 발전했다.

라이크크레이지(설레여행)는 여행 동행 매칭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다. ‘Serentrip’이라는 서비스로 광고회사 운영하다 매각후 발리 여행으로 시작된 여행이 1년 반 이상이 훌쩍 지나면서 우연히 떠오른 아이디어를 통해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현재 8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아시아 위주의 여행동반자 찾기를 주력으로 로컬체험 여행, 페스티벌 동행, 언어 교환 동행 등 다양한 여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다(ONDA)는 여행 사업자를 위한 실시간 숙박예약 관리 서비스다. 여행자가 이용할 수 있는 여행 관련 사이트는 많지만 정작 여행업을 하는 업주는 엑셀을 통해 숙박객을 관리하는 등 자동화되지 않은 점에 착안해 창업하게 된 케이스다. 현재는 전세계 651개 파트너가 4만5000개 객실을 관리하는 데 사용중이다.

강연은 와그트래블 선우윤 대표가 창업초기부터 투자유치까지의 다사다난 했던 과정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한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2019년이 도래하면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으로 예약하게 될 것…”

선우윤 대표가 창업을 의지를 굳힌 결정적인 한마디였다.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주력 아이템의 차별화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한다. 항공도 호텔도 아닌 액티비티였으니까. 스카이스캐너, 카약, 아고다, 부킹닷컴 등 매머드급 글로벌 OTA가 산재한 여행 산업에서 당시 모바일 예약 영역에서 액티비티가 차지하던 비중은 4%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선우윤 대표는 남은 96%를 성장 기회로 내다봤다. 그당시 모바일 액티비티 예약 시장은 급성장하는 분야인 반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된 시스템 전무해 무주공산인 상황이었다.

사업엔 나름의 원칙이나 규칙이 있기 마련이다. 선우윤 대표는 ‘기존 시장에 진입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판단했다. 그 중에서도 1등의 점유율이 낮이 곳이 바로 액티비티 영역이었다.

다시 침착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아시아 지역만 타깃으로 삼아도 무려 45조원의 시장이었다. 선점 기업이 없는데다 ‘현지에서 예약하는 액티비티’ 컨셉인 만큼 모바일 최적화를 위한 플랫폼 개발을 1차 목표로 잡았다. 사람과 아이템은 모방이 쉬워도 기술을 따라잡는데 까진 시간이 걸린다. 충분히 경쟁자의 모방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현재 와그트래블은 72개 도시에서 7890개의 액티비티를 모바일로 예약할 수 있다. 2030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 71만회, 모바일 예약 비중은 90%에 이른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일반 커머스 구매패턴과 여행 액티비티가 유사하다는 점이다. 매년 10%이상 성장하는 시장도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다. 혁신할 부분이 아직 많아 스타트업에 최적화 된 시장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 기준으로 37조원에 달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일반 커머스 환경과 비슷하다는 점은 단점이기도 하다. 자그마한 가격 변동에도 사용자의 이동이 심하다는 얘기다. 할인 쿠폰 하나에 (쇼핑몰을 ) 쉽게 배신하는 게 바로 이 시장이다. 로열티에 대한 고민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투자에 대한 이야기는 강연에서 핵심 부분이었다. 와그트래블은 지난 1년간 여행 업종에서 투자금을 많이 유치한 몇 안되는 회사다. 참가자의 관심이 한 곳에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기술 분야가 아닌 플랫폼, 그 중에서도 여행 관련은 투자를 받기 쉽지않은 대표 업종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단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그리고 해외에는 이미 유니콘급으로 성장한 OTA(online travel agency)가 많아 VC가 소극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기존 사업에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예약/발권 시스템의 변화’였다. 여행자가 현지에서 모바일을 통해 예약하면 자동으로 바우처가 생성되고 앱 상의 모바일 QR 바우처를 이용해 즉시 해당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번거로운 바우처 인쇄가 필요 없고 기존에 최소 사흘이 걸리던 예약은 현지에서 즉시 가능해졌다. 여행전에 반드시 예약을 통해 이루어지던 일을 현지에서 예약할 수 있도록 바꾼 게 와그트래블이 투자를 받게 된 핵심역량이 된 것.

어차피 투자자는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베팅을 하지만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 역시 자신과 맞는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명확한 KPI 설정으로 초기에는 한가지 목표에 전직원이 달려들어 올인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빠른 서비스 론칭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를 위해 ‘일과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초기 팀 세팅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된다. 한마디로 욜로처럼 낭만적인 단어는 나중에 회사가 잘 될때까지 가슴 한구석에 고이 접어두란 얘기다.

냉철한 투자자는 1등에게만 투자하는 시장이다. 이건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영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다. 모든 돈이 한곳에 몰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투자자는 대부분 엑싯을 통해 이익실현을 해야하니까. 비록 투자한 곳이 성공할 확률은 예측 불가능한 소숫점일지라도 최대한 배당이 큰 곳에 베팅을 해야하는건 상식에 가까운 일이다.

문체부가 발표한 ‘관광사업체 기초통계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로 외국인을 유치한 국내 관광업 매출은 25조원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여행업이 1만 6,605개, 약 26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관광업에 종사 중이다. 하지만 실제 속살을 들여다보면 통계 숫자는 현실에 한참 못 미친다.

사업체 1곳당 평균 종사자 수는 채 10명이 안되는 평균 9.5명에 불과하다. 연 평균 매출과 종사자수는 전년대비 약 4% 가량 줄었다. 소규모 여행업자의 수가 늘어난 것을 주원인으로 꼽지만 그만큼 국내 여행산업이 영세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남들과 차별점을 두고 핵심역량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 꾸준히 발전시키고 도태되지 않는 것. 이건 기업의 숙명이다. 우리는 여전히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각종 규제로 숨통을 조이는 정부나 투자를 꺼리는 VC를 욕하기 전에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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