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온 인공지능 채용 플랫폼

머신러닝와 인공지능이 적용되지 않은 분야를 찾기 어려운 시대다. 채용 시장도 예외일 순 없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공정하고 빠르게 인재를 선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채용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맞춤형 채용 서비스 해치미(Hatchme) 역시 구직자의 경력을 분석해 기업의 인재상에 맞는 인재를 매칭해주는 인공지능 기반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경험을 가진 4명으로 구성된 해치미는 설립 1년 만에 싱가포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200여 곳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엔젤 및 시드투자도 유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 채용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해치미의 피비 충 (Phoebe Choong) CMO를 만나 해치미서비스와 해치미가 바라보는 한국 채용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해치미 플랫폼의 특징은 기술적 능력인 하드 스킬뿐 아니라 소프트 스킬도 프로필에 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금까지 많은 채용업체들은 단순히 구직자의 지식과 기술만을 중요시 했다면 해치미는 인문적 기술에 가까운 소프트 스킬도 채용에 반영하고 있어요”

해치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20분 정도 걸리는 개인 프로필을 작성해야 한다. 프로필에는 기본 정보인 하드 스킬은 물론 소프트 스킬, 경력, 개인 성향까지 적어야 한다. 기존 채용 플랫폼에서는 기록하지 않는 걸 해치미는 채용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있다.

이렇게 작성된 프로필을 기반으로 기업 매칭이 시작된다. 해치미는 자체 매칭 시스템을 통해 기업이 제시하는 핵심가치, 기업 문화 등을 반영해 구직자와 기업 간의 적합도를 계산한다. 기업은 해치미를 통해 추천받은 인재와 개별적으로 채용 면접을 진행하면 된다. 해치미는 자체 매칭 시스템을 통해 일반 채용절차의 비효율은 줄이고 일반 헤드헌팅 기업의 30~40% 비용으로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치미가 타깃하는 기업 고객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다.  대기업 처럼 공개 채용 프로세스가 없는 중, 소규모의 기업의 인턴십과 신입 포지션 채용을 돕는다. 해치미가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피비는 “한국 대기업은 공개 채용을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해치미는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채용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치미는 한국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해 한양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리서치도 진행했다. “학생들과 직접 얘기를 해본 결과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사실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두 다 대기업에 갈 수는 없는 법이죠. 분명 대기업에 가지 못한 구직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고 해치미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치미가 한국 시장을 싱가포르 다음 진출국으로 꼽은 또 다른 이유는 구직자의 높은 학력에 있다. 피비는 “한국은 교육수준이 매우 높고 매년 고학력자들이 배출되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좋은 인재를 찾고자 하는 수요가 있지만 제대로 인재 매칭이 되지 않아 리소스가 낭비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해치미는 내년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케이스타트업그랜드챌린지 2017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왔고, 이제 시장 적응은 어느정도 마친 것 같아요. 한국의 여러기업을 만날 기회는 많이 없었지만 내년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려고 합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벤처포트의 보육팀이기도 한 해치미는 다음달 5~6일 열리는 케이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17 데모데이 파이널 무대에 올라 40여개 해외팀과 경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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