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자인융합벤처 “뉴욕 진출 가능성 확인했다”

국내 디자인융합벤처 11곳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미국 뉴욕 실리콘앨리 일대 스타트업, 코워킹 스페이스, 액셀러레이터를 방문하고 10일 귀국했다. 디자인진흥원이 지원하고 벤처스퀘어가 운영한 이번 실리콘앨리 탐방은 가구, 안경, 소화기, 공기청정기, 패션 가방 등을 제조하는 디자인중심벤처들의 뉴욕 진출 가능성을 탐색해보고 향후 현지 기업과의 협업 기회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탐방 프로그램은 크게 뉴욕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세미나와 네트워킹 그리고 스타트업 관련 기관 방문 등으로 구성돼 팀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현지 스타트업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는 세미나에서는 한국 패션 디자이너로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나양과 뉴욕 기반 스타트업 세 곳이 참여해 창업 스토리를 공유하고 간단한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네트워킹 시간을 통해 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품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아이들의 안면을 3D로 스캐닝해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소아 사시훈련 안경을 제작하는 바오 김동혁 대표는 “국내에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지속적으로 들었다면 뉴욕에서는 시장에 좀더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줘 도움이 많이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세미나에 참여한 만난 뉴욕 비영리 헬스케어기업으로부터 향후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을 소개받기도 했다.

동공 위치, 성장 정도를 파악해 아이들의 시각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최소화하며 모바일 앱을 통해 안기능 이상을 개선하는 트레이닝 검안 솔루션도 제공하는 비오는현재 삼성의료원과 제품 개발 협력을 하고있으며 내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타트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IR 피칭도 진행됐다. IR 발표는 투자를 위한 목적이라기보단 해외 피칭 경험이 없는 팀들이 처음으로 영어로 제품을 소개하고 조언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평가단은 피치덱 순서부터 제품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내용 개선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평가에 참여한 인디고고 관계자는 “흥미로운 아이템이 많았고 현지에서도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팀도 몇몇 있었다”고 전했다.

탐방 셋째 날 부터는 여러 스타트업 기관 방문이 이어졌다. 첫 번째로 방문한 뉴욕 패션 명문 스쿨 FIT에서는 가로, 세로 70cm인 정사각형 모양의 천을 접어 11가지 새로운 모양의 가방을 만들 수 있는 모디백을 선보인 스튜디오 임성묵이 FIT 교수진의 큰 관심을 얻었다. 임성묵 대표는 “명문 패션 스쿨인 FIT 교수진의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제품 출시 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모디백은 12월 중 출시 될 예정이라고 한다.

두번 째 방문기관은 맨해튼에서 페리보트로 20분 가량 떨어진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위치한 뉴욕 최대 메이커 공간 메이커스페이스. 이곳에서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기계툴 그리고 공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맨해튼으로 돌아온 이들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를 방문해 존 바스키스 뉴욕 지사 부사장으로부터 인디고고 플랫폼의 특징과 인디고고 캠페인 성공 전략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의 팀이 창조적인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만큼 제품 홍보와 마케팅에 특화된 인디고고 캠페인에 관해  많은 질문들이 오갔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디자인진흥원은 현장에서 인디고고와 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얻었다.

또 다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는 팀마다 1분 스피치를 진행하고 킥스타터 팀원들로부터 제품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킥스타터 줄리오 테라 디자인&테크 이사는 “킥스타터 캠페인에서 직접 경험했던 제품과 비교밖에 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발표한 팀들의 아이템들이 모두 독특하고 특색있었다”고 전했다.

낚시인을 위한 소셜미디어 태그 주식회사 양재혁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라 딱히 크라우드펀딩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 기회에 크라우드펀딩도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됐고 한국으로 돌아가 시도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 최대 액셀러레이터 ERA 본사를 방문한 이들은  ERA 무랏 악티하놀루 대표로부터 제품 피드백을 들었다. 탐방팀은 ERA 본사 방문 전 ERA 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라운드테이블 세미나에 참여해 ERA 보육 팀들의 피칭을 듣기도 했다.

끝으로 뉴욕 기반 모바일 앱개발사이자 동시에 스타트업을 위한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퓰드를 방문한 팀들은 퓰드 직원들과 네트워킹을 하며 현지 스타트업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직모듈화 원목소파를 만드는 케빈보이더퍼니처 강신원 대표는 “설립한 지 몇달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해외에 나와 영어 피칭을 진행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돼 큰 도움이 됐다”며”현지에서 만난 분들의 조언을 듣고 소파 모듈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탐방 소감을 밝혔다.

원터치 소화기를 제작하는 파이어버스터 김승연 대표는”여러 기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제품이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욱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소방관을 영웅시하고 존중하는 인식이 국내보다 큰 미국이 소방아이템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더 큰 시장이라는 것이다. 파이어버스터는 소화기 손잡이를 쥐는 힘과 무관하게 해제되는 새로운 개념의 안전장치를 부착한 원터치 소화기로 화재 시 당황한 상황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국제 발명대회에서 수상한 제품이기도 하다. 파이어버스터 소화기는 킥스타터를 통해 내년 3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번 탐방프로그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 주도형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디자인융합벤처창업학교 운영 기관인 국민대학교, 한서대학교, 원광 대학교,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울산과학기술원, 부산디자인센터 등 6개 대학에서 보육한 디자인융합벤처 11곳이 참여했으며 벤처스퀘어가 현지 운영을 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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