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마다 찾아오는 ‘빅데이터 기반 맞춤화장품’

화장대에 너무 많은 화장품이 쌓여있다.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계절이 변해서, 피부에 맞지 않아서, 한 계절을 보내고 다시 쓰려니 찜찜해서. 이유야 어찌됐든 쓰지 않는 자원이 계속 쌓인다. 기후와 계절 환경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필요한 만큼만 받아서 이용할 수는 없을까.

데이터에 기초한 맞춤형 바를거리=톤28은 기후변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매 28일마다 유기농 화장품을 신선하게 배송한다. 바를거리 가이드가 참여자가 있는 곳으로 방문해 참여자 피부를 측정한다. U존과 T존, N존, U존 총 4곳의 유·수분, 색소침작, 주름 등 상태를 파악하고 기후 변화 빅데이터에 따라 피부 상태에 맞는 바를거리를 매달 제공한다. 3월 기준 만 명이 넘는 참여자가 톤28을 경험했다. 구독으로 이어진 참여자는 4천여 명으로 재구독률은 30%에 이른다.

박준수 톤28 공동대표

박준수 톤28 대표는 “계절에 따라 피부 상태는 변하지만 화장품은 그대로다. 얼굴 상태는 변한다. 월별로 피부 유수분 상태와 온도 변화에 따른 피부 손실량, 습도 변화에 따른 수분 손실량이 다르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화장품은 변하지 않는다. 피부와 기후가 바뀌어도 여전히 같은 걸 바른다”며 톤 28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보통 기초화장품 도포 순서는 스킨과 에센스, 로션, 수분크림 등 많게는 7단계에 이른다. 아이크림이나 특정 부위에 바르는 로션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얼굴 전체에 펴 바른다. 톤28은 부위별 피부 상태에 따라 한 개에서 많게는 바를거리 4개를 제공한다.

문제는 불안감이다. 탄력, 노화방지, 미백, 수분 공급을 앞세운 화장품을 단계별로 밟아온 일련의 과정을 버리기까지 평생 가져온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다. 정말 하나만 발라도 되는걸까. 박 대표는 단언컨대 “하나만 발라도 된다”고 답한다.

단, 하나를 바르더라도 제대로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박 대표는 “좋은 성분이 균형적으로 들어간 제품을 한 단계로 바르거나 부위별로 바르는게 맞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잔주름이 있는 부위와 탄력이 떨어지는 부위, 건성이나 지성인 부위에 맞도록 도포하는 것이다. 피부 표피가 함유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있고 성분이 비슷한 제품을 여러 번 덧바른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설명이다.

안전한 바를거리를 찾아서=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독성물질 생리대, 살충제 계란 등 케미컬포비아가 대두되면서 근본적으로 안전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대표 또한 옥시 가습기 살균기 사태를 바라보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갖게 됐다. 그의 뇌리에는 제품 안정성을 인증 받은 제품도 과연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다. 유해한 화학제품이 몸에 쌓여 안좋은 징후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때도 있었다.

그 중 화장품은 피부에 고스란히 흡수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천연원료에서 해결점을 찾았다. 그는 “안전한 먹거리, 유기농 먹거리를 찾는 것처럼 화장품도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봤다”고 말한다. 톤 28에 들어가는 원료를 자연에서 나오는 천연원료로 일체의 합성화학성분을 배제했다. 재료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합성 장미향이 1kg에 3만 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데 비해 톤28은 kg당 1,700만원에 달하는 성분을 이용한다. 원가의 90%를 좋은 재료에 투자한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톤28이 기존 화장품 시장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이다. 포장, 유통, 입점 수수료 등 부수적 비용이 원가의 90%를 차지하는 기존 화장품 시장에서 탈피해 좋은 재료에 집중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화학제품이 들어간 제품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얻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대신 톤 28이 추구하는 건 장기적인 흐름에서의 근본적인 피부 건강이다. 톤28의 지향점도 ‘재생아닌 자생, 안티에이징 아닌 웰에이징‘이다. 과도한 화학성분에 기대지 않고 피부가 스스로 필요한 유수분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행동하는 내일의 바를거리=톤 28의 모든 바를거리는 종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용기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패키지를 택했다. 박 대표는 유기농 바를거리를 만드는 일보다 종이패키지로 탈바꿈 하는 일이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기술적으로 누수와 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종이 패키지를 개발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화장품 포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화장품은 예뻐야 한다는 시선이 있었다. 종이 패키지는 화장품 같지 않다는 시선이 존재했다”며 “그럼에도 종이 패키지를 추진한 건 ‘행동한다’는 의미에서다”라고 밝혔다. 버려지는 플라스틱대신 재생 가능한 종이를, 용기에 들어가는 비용대신 좋은 원료에 투자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결국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화장품은 감성이 아닌 논리의 영역이다. 마케팅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 현재 톤28의 라인업은 자연환경과 생활환경 두 축이다. 구독형으로 제공되고 있는  1:1 커스텀 바를거리가 첫 번째로 선보인 자연환경형 서비스다. 생활환경 서비스는 블루라이트 차단 바를거리로 제공되고 있다. 야외 활동보다 실내 활동이 늘어난 사회변화상을 반영한 제품이다. 현재까지 라인업은 구독형 바를거리, 블루라이트 UV차단거리, 유기농 손 바를거리다.

박 대표는 “ 10년, 20년이 지나면 우리가 어떻게 이런걸 발랐지 싶을 정도로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에서 벗어나 바른 바를거리 문화를 앞당기고 싶다”고 전했다. 톤 28은 1:1 맞춤 데이터를 고도화한 후 생활환경과 자연환경 라인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는 글로벌 시장도 노린다. 마케팅이나 감성적 요소가 아닌 빅데이터로 맞춤형 바를거리를 제공하고 제 2의 K뷰티붐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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