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도 점찍은 ‘능동형 미디어커머스’ 온다

드라마나 예능 콘텐츠를 시청할 때 스토리가 주는 재미도 있지만 ‘보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다. 주인공이 입은 그 옷 드라마 속 주인공 패션, 메이크업, 장소 등 방송 콘텐츠에 등장하는 요소는 영상콘텐츠와 더불어 관련검색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원하는 정보를 찾으려면 그만큼의 품을 들여야 한다.

원할 때 나타난다=배성호 핑거플러스 공동창업자 겸 코나드 공동대표는 “모든 영상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상 속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수요는 있지만 제 때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간극이 있었다. 시청 본연의 목적에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제 때 얻을 수는 없을까. 배 대표는 능동형 미디어커머스 비디오태그를 통해 해답을 제시했다. 비디오태그는 영상 시청 중 영상정보가 궁금할 때 화면을 멈추면 인물정보와 패션, 잡화, 가구, 가전 등 협찬상품과 배경음악, 장소, 음식 등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는 서비스다.

강점은 철저히 이용자 관점에서 실행된다는 점이다. 서비스 이용 시 시청자가 화면을 멈추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UI도 표시되지 않는 게 비디오태그의 UI이자 UX인 것이다. 동영상 플랫폼에서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반강제로 보게 되는 프리롤 광고, 시청을 방해하는 하단 배너광고가 일체 등장하지 않는다.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배 대표는 “영상을 시청하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되 이용환경에 방해가 없을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대신 기존 광고시장에서 느끼는 피로감은 덜고 이용자가 원할 때 진성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비디오태그 서비스 구동 장면

진성데이터로 광고 효율성 높인다=모바일 인프라의 성장으로 콘텐츠 시청과 소비는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창구도 커졌다. 공인인증서나 별다른 설치의 장벽 없이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 환경과 맞물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이미 2016년을 기점으로 온라인을 추월했다. 이에 따라 구매 의사가 있는 잠재적 고객을 발굴하고 구매로 연결하길 원하는 광고주 요구도 생겨났다. 비디오태그는 데이터에 근거한 정교한 타겟 마케팅을 제공하며 광고 시장과 마주한다.

비디오태그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관심 상품, 색깔, 소재, 스타일, 상품 품번, 관련 연예인, 출연작품 등 최소 20가지 항목이다. 매일 8개 방송 프로그램 기준으로하면 하루 평균 약 1,000개의 데이터가 쌓이게 되는 셈이다. 누가 어떤 정보에 관심이 있는지 동영상 시청 중 일어난 행위와 관심 기반으로 축적되는 행동데이터, 오브제가 연동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디오태그에 쌓인 진성데이터는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이에 따라 방송사에 존재하던 디지털 시대 이전의 협찬광고 시장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콘텐츠 제작 재원 중 하나인 협찬광고 비용은 이른바 깜깜이 시장으로 인식되어왔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을 두기보다 배우와 제작진 명성에 따라 광고비가 집행되기도 했다. 맥락에 어울리지 않게 뜬금없이 특정제품이 간접광고로 등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커머스사 혹은 판매자가 비디오태그를 활용하면 데이터에 기반해 시기별 관심도가 높은 제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 광고주는 비용 대비 고효율로 홍보 효과를 이루고 제작사는 콘텐츠 품질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2017년 2월부터 비디오태그 베타 서비스를 진행한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패션주얼리 업체와 진행한 프로모션에서 광고전환율은 10% 중반대로 일반적인 온라인광고와 SNS 광고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배 대표는 ”국내에서 이용자가 가치를 느끼고 광고주가 효용을 얻는다면 향후 커머스에서 나아가 사업영역을 확장하거나 글로벌 진출 시 훌륭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통해 정보 획득 가치를 누렸으면 좋겠다. 축적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가 함께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BS와 공동설립 한 코나드로 사업진출= SK텔레콤 출신 배 대표와 유성훈 공동대표, 진성민 CTO, 부시종 COO가 핑거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모인 건 2016년 4월이다. 같은 해 12월 SBS와 합작투자법인 코나드가 설립됐다. 두 법인은 역할을 나눠 사업을 수행한다. 핑거플러스는 비디오태그 기술개발과 사업구도, 실행전략 수립을 맡고 비디오태그 서비스 제공과 광고 세일즈 등은 코나드가 맡으며 방송사 콘텐츠 공급을 위한 업무 등은 SBS가 맡는다. SBS를 비롯한 지상파와 종편 콘텐츠에 대한 유통권을 코나드가 위임받고 핑거플러스는 코나드에게 기술 이용 권리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국내 가장 정점에 있는 플레이어인 SBS와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 건 사업적으로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 배 대표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특성상 기술이 아닌 사업적 효용으로 파트너를 설득했다. TV가 아닌 모바일과 인터넷, 이용자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접근방식을 이해시키는데 주력했다”고 전한다. 이 밖에도 핑거플러스는 VC 3개사 및 넥슨 공동창업자인 김상범 이오지에프 파트너스 대표로부터 초기투자를 유치했다. 단순 기술 개발 능력을 넘어 사업 협력, 사업 개발 등 이해관계자와 비즈니스에 대한 전과 실행 등 기존 스타트업이 할 수 없는 시야와 보폭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건 대기업 출신 팀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휴먼네트워크역량이 시너지를 낸 덕이다.

업계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모인 핑거플러스의 목표는 뭘까. 배 대표는 “행복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며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팀원 또한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 배 대표는 ”할 일이 없어서 시작했다거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시작한 건 아니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면서 즐겁게 일하기 위해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을 돌려주기 위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입을 모은다”고 덧붙였다.

핑거플러스와 코나드는 포털과 검색 영역의 데이터 제공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다. 방송 영상에 포함된 메타정보를 48시간 전부터 확보하고 있어 방송 후 포털 실검순위를 차지하는 방송 관련 정보 검색에도 즉시 활용 가능한 서비스다.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개시되면 키워드 검색 조작 논란 등 기존 포털의 맹점으로 지적됐던 검색서비스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코나드는 3월말 카카오TV에서 비디오태그가 포함된 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는 피키캐스트, 판도라티비, 스마트DMB에서도 비디오태그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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