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엔슬칼럼] 지난 1월 칼럼에서 멘토에게 필요한 두 가지 즉, ‘미래에 대한 탐구’ 그리고 ‘엠퍼시’에 대한 내용을 생각해 보았다. 오늘은 멘토는 어떤 역할을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출처=gettyimagesbank

우리 엔슬 협동조합에서도 멘토를 정할 때 멘토와 멘티가 잘 매칭될 수 있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멘토들이 어떤 경험들을 갖고 있는지 어떤 주제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하고 멘토의 이런 정보를 멘티들에게 미리 주어서 올바른 선택이 되도록 하고 있다. 모두가 올바른 노력이고 필요한 활동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더하고자 한다. “멘토는 자신의 경험과 능력으로 멘토링을 하는 것인가?”하는 질문이다. 물론 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실제로 동료 멘토끼리 멘토링 경험을 공유하다 보면 멘토링을 하는 과정에서 멘토가 아는 어느 누군가가 멘티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고 있거나, 그 제품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 근무하고 있어서 연결해 주어 거래가 성사되었고, 멘토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이와 같은 케이스는 대단히 바람직한 것이며 그런 케이스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멘토 자신도 기울여야 할 것이고, 멘토를 연결해 줄 때도 충분히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멘티가, 특히 사회 직장 경험이 많지 않는 멘티가 창업을 한 후에 맞닥뜨리는 많은 문제들 중 마침 연결된 멘토가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안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30년 이상 직장 생활을 헤 온 멘토는 그 30년 동안 이 사회에서 경험한 일의 폭이 얼마나 될까?” 이 두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리 정교하게 매칭을 시키고, 아무리 멘토가 노력한다 해도 멘토의 경험과 지식만으로 멘토링을 한다고 하면, 극히 제한된 성과만을 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칭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겠지만 좋은 매칭만으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이 있을 것인가? 멘토가 멘토링을 하는 것은 즉, 멘토로서 멘티에게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은 멘토의 경험과 지식 때문 만은 아닌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음의 질문이 따르게 될 것이다. “멘토가 경험과 지식이 없는 분야에 있어서도 멘티에게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어찌 보면 이 질문은 대단히 중요한 질문이고, 멘토링과 관계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제기하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멘토링이라는 것이 하나의 고유 영역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멘토의 경험과 지식에 한정되지 않고 가치를 만들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험과 자식이 아니라, ‘멘토링 스킬’을 갖추고 멘토링에 임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멘토를 연결해주는 기관은 소속 멘토들이 그러한 스킬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 시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 멘토는 자신이 즉각 답을 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그렇게 하고, 그렇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멘티가 답을 찾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사업상의 문제해결을 하는 것 외에도 어렵게 사업을 이끌어 가는 멘티에게 힘을 주고 지혜를 주는 일도 멘토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일 수도 있다. 이 부분의 스킬 역시 멘토가 갖춰야 하고, 어느 정도는 훈련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리하면 1) 멘토링도 나름대로 하나의 고유한 전문 영역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2) 멘토들도 그러한 방향으로 육성되어야 할 것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그 경험만을 가지고 조언해주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베이스로 하되 멘토로서 훈련 받아,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은 효과적으로 멘티에게 전달하고, 자신의 경험 바깥의 영역이라 하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고, 대화를 통하여 멘티의 생각을 이끌어 함께 답을 만들어 가는 스킬을 갖춰야 할 것이다. 3) 멘토를 연결해주는 기관들은 멘토들을 그러한 방향으로 육성해가야 할 것이다. 또한 4) 어린 나이에 커다란 짐을 지고 있는 멘티에게 힘을 더해 주고, 용기를 주는 것 역시 멘토로서 해야 할 중요한 책무일 것이고, 이 역시 멘토는 훈련을 통하여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창업 특히 젊은이들의 창업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과제이면서도, 특정 국가를 떠나 전세계적 주요 화두이기도 하다. 창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성공율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은 당연히 모두가 모든 방면에서 기울여야 할 숙제이다. 멘토링 역시 그러한 노력 중 하나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멘토링에 있어서도 발전이 있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멘토의 기존 경험과 지식만을 이용하고자 하는 멘토링에서 한 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관계 기관은 그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다음 번 글에서는 멘토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스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질문법’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 은퇴 임직원들이 설립한 비영리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업화와 시드투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법인 엔슬파트너스를 설립하여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엔슬멘토단의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은 매주 수요일 벤처스퀘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