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 갑질 논란, 해결책은…

스타트업계에도 갑질 논란이 터졌다. 뉴미디어 플랫폼 셀레브(Sellev)에 근무했던 A씨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것. A씨는 “항공사 재벌2세 갑질이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고 사명에서 대한이라는 국호 사용을 거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판”이라면서 “그들은 가진 게 많으니 잃을 것이라고 있겠지만 스타트업계에선 상대방 얼굴에 물 뿌리는 일이 없다고 말할 수 있냐”고 운을 뗐다.

이어 셀레브에 근무할 당시를 폭로했다. 하루 14시간을 일했지만 매일 오가는 고성 탓에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그(대표)가 개를 3마리나 키우고 거기에 서열을 정해 간식을 순서대로 주는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느꼈다고.

여직원들은 거의 매일 울었고 대표는 자신을 일컫는 별명이 미친 개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밝히고 있다. 회식 때는 모두 소주 3병은 무조건 마셔야 했고 얼음을 던져 직원 입술을 터트리거나 룸싸롱에 몰려가 여직원도 여자를 골라 옆에 앉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갔다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 회사에 이를 전달하자 의지와 관계없이 퇴사 처리가 됐다고 한다. A씨는 “어차피 근로계약서로 작성하지 않은 채로 다녔는데 퇴사가 무슨 의미겠냐”면서 “업로드한 영상 좋아요 숫자가 안 나오면 연봉을 깎겠다고 매일 협박하는데 정규직이 무슨 소용이냐”고 되물었다.

블라인드 등에선 “대표가 저지른 악행도 많을뿐더러 초기 멤버인 리더들도 고발할 일이 산더미”라거나 “셀레브 미투터졌다” 같은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퇴사 직원의 폭로가 나온 뒤 하루가 지난 20일 셀레브 임상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임 대표는 “글에 적힌 저는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모두 맞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고성을 지르고 가시 돋친 말을 내뱉으며 직원을 괴롭혀 왔다는 것. 또 회식을 강요하고 욕설로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다만 “회사 문제도 아니고 시스템이 없어서나 잘못된 문화 때문이 아닌 100% 개인의 부덕함과 잘못에서 출발한 일”이라면서 회사나 회사 구성원에게 그 어떤 피해도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폭로글에서 유료 인터넷 콘텐츠인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을 인용하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와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을 적었다. 해당 콘텐츠를 인용한 이유는 인터뷰에 임상훈 대표가 참여해 발언한 내용 때문이다. A씨가 인용한 글이다.

“경외심은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거에요. 리더십은 대표의 역량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저절로 나온다고 생각해요. 나만 믿으면 잘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대기업처럼 월급 못 줄 바에야, 결국 사람보고 따르는 거거든요.”

박소령 퍼블리 CEO는 20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레퍼런스 체크 과정이 충분치 못해 이로 인해 A씨와 독자에게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해당 인터뷰 내용을 디지털 콘텐츠와 종이책 모두에서 삭제, 편집하겠다고 밝혔다. 또 예약 기간 중 구입한 독자에게도 안내 메일을 발송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은 퍼블리(PUBLY)를 통해 지난 1월 10일 발행된 디지털 콘텐츠로 3월에는 종이책으로도 출간된 바 있다.

엔슬협동조합 안창주 이사는 “고객이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 내부에 있는 고객이 회사를 정상으로 함께 이끌어갈 사람인데 이런 인식 없이 상하관계로만 보면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조직원과의 신뢰가 없다면 팀워크나 협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 이사는 또 스타트업 CEO도 이런 점을 주의하려면 “직원에게도 무조건 경어를 쓰는 게 좋다는 점과 “기다릴 줄 아는 관리자가 되라고 연습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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