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북은 잊어라 ‘위치 기반 실시간 여행 서비스’

트리플 김연정 대표는 아이가 생긴 후 더 자주 여행을 떠났다. 원래부터 여행을 좋아했지만, 직접 보고 경험하는 여행이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문제는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여행이 만만치 않다는 것. 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힘들지만 여행지에서의 어려움은 배로 컸다.

“현지에서 비라도 오거나 갑자기 아이가 몸 상태가 좋지않으면 바로 계획을 변경해야하는데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어요. 현재 위치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대응해 줄 수 있는 여행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몇 년 뒤 직접 그 서비스를 만들게 될 줄은 그녀도 몰랐다. 전 네이버 대표이자 트리플 공동 대표인 최휘영 대표가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손을 내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서비스 기획자 출신인 김연정 대표는 네이버를 거쳐 카카오에서 신규 서비스 기획을 맡아 굵직한 서비스를 여럿 내놓은 이력이 있다. 이를 눈여겨본 최휘영 대표가 공동 대표 자리를 제안한 것. 처음에는 제의를 고사했다가 두 달 만에 생각을 바꿨다.

자유여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 그리고 본인도 느끼고 있었던 여행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최휘영 대표와 여행 실시간 가이드 앱 트리플을 2016년 1월 공동창업한다. 카카오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 10명을 데리고 나왔다.

설립 후 1년 동안은 여행 콘텐츠를 모으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만 집중했다. 전 네이버 대표가 만든 여행 서비스라는 소식에 인터뷰 요청도 많았지만, 먼저 고객에게 인정받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없었던 그리고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면 반응이 올 것이라는 이들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서비스 정식 출시 10개월 만에 110만 가입자를 넘어섰고, 사용자 호평이 이어졌다. 그 사이 120억 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레드오션에 가까워 보이는 여행시장에서 트리플은 어떻게 눈에 띄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을까. 적절한 타이밍과 보편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본 것이 적중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딱 ‘반보 빠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제가 기술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 타이밍을 잘 맞추는 성향이에요.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을 한보보단 반보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이 이번 서비스에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자유여행 시장이 폭팔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 필요한 서비스로 등장했던 것이 성공의 핵심이었다.

엄마라 얻은 장점도 있었다. 엄마가 되고나서 여러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눈이 생긴 것. 평범한 엄마의 눈으로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시도 역시 좋은 서비스로 이어졌다.

트리플 앱은 동선에 최적화된 여행가이드로 현재 90여 개 도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자 위치를 기반으로 관광지는 물론 맛집과 이동 방법을 제공한다. 가이드북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트리플만 있으면 어떤 장소에 있더라도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향후 여행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하는 트리플은 타 서비스와 협력, 제휴를 통해 여행자가 필요로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단, 현지 액티비티, 포켓와이파이, 보험 등은 타 업체와 제휴하지만 호텔만은 트리플이 한다. 이유는 호텔 예약 시 불편했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고 싶어서다. 김 대표는 “여행하면서 호텔 예약이 가장 힘들었다”며”가격순으로 호텔을 추천해주는 곳은 많았지만 나의 여행 동선에 맞춰 어떤 숙소가 최적인지를 알려주는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트리플의 또 하나의 강점은 사용자 리뷰다. 지금까지 누적된 사용자 리뷰는 12만. 한국인들이 자주 여행하는 일본 지역은 관련 리뷰가 넘쳐난다. 김 대표는 “비슷한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지금까지 쌓아온 사용자 리뷰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도시 오픈도 서두르고 있다. 올해 트리플은 미주지역의 도시 서비스를 오픈하고 사용자 500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영어가 주 언어가 아닌 일본, 중국 등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트리플 하나로 여행 준비는 끝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여행가려면 무조건 깔아야 하는 서비스로 이름을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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