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병원, 의료 스타트업에 ‘윙크’하다

“성공방법은 단 하나, 될 때까지 하는 것.” 이상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P-HIS 개발사업단장은 플라즈마 카테터 개발 당시를 회상했다. 재활의학과 교수로 환자를 돌볼 때의 일이었다. 그는 수술을 하지 않고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이 교수의 아이디어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미쳤다”

이상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P-HIS 개발사업단장

이 교수는 플라즈마를 전문가와 팀을 꾸리고 기기를 제작할 의료기기 업체를 찾았다. 연구비용 확보를 이해 정부과제도 참여했다. 의료 부품을 찾고 제품을 개발하는 지난한 여정은 계속됐다. 그러나 기기가 완성됐다고 끝이 아니었다. 특허와 인증 문제가 남아있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은 주기마다 찾아왔고 우여곡절 끝에 플라즈마 카테터를 통해 치료를 시작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에 착수한지 5년만의 일이다.

의료기기는 병원에서 쓰고 기업이 생산한다. 실수요자는 의료 관계자들, 문제는 의료진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기기가 생산된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직접 개발에 착수했지만 의료진이 필요한 기기를 직접 개발에 나서는 일은 요원하다.

W.ingK 클럽(이하 ‘윙크클럽’)은 이런 필요에서 마련된 의료기기 관련 사업화 및 의료진 연결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정재범 고려대 의료기기 상생사업단 연구교수는 22일 마루 180에서 열린 윙크클럽 설명회에서 “병원과 기업의 시너지를 가속화하는 상생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정재범 고려대 의료기기 상생사업단 연구교수

윙크클럽은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마주하는 진입장벽을 허무는데 중점을 둔다. 보수적인 병원 문화로 인한 높은 시장진입 장벽, 상대적으로 긴 회수 소요기간때문에 겪는 투자 유치의 어려움, 심사평가원과 병원 인증에 이르는 법과 제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시장진입단계에서는 실수요자인 의료진과 스타트업을 연결, 초도 매출을 확보한다. 투자 단계에서는 병원이 보증을 서고 투자자를 확보한다. 심사평가원 인증 등 의료기기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도 윙크가 담당한다. 더불어 장비 인허가 관련 발생하는 법적 이슈는 고려대학교 자문단과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병원 중심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데스밸리 극복할 것” 윙크클럽은 이를 통해 기기 개발, 투자 유치, 본격적인 시장진출 단계에서 겪는 데스밸리를 극복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병원 중심의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프라, 투자 지원 등을 통해 함께 데스밸리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연계 지원 프로그램 윙크는 사업 아이템 구체화 ▲액션러닝 방식의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 ▲세미나 ▲네트워킹 ▲멘토링 ▲엔젤투자 및 크라우드펀딩 연계 등을 통해 의료기기 개발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단계별 교육의 경우 병원중심 의료기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교육은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요소, 의료원 임상, 의료기기 인허가, 의료기기 판매와 유통,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특히 의료진과 기업의 1:1 매칭, 고려대 팁스 프로그램 추천,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투자 유치 기회 제공 등의 특전도 마련돼있다.

사업화 지원, 전문 멘토링과 교육, 네트워킹을 위한 협력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벤처스퀘어와 특허법인 MAPS, 액트너랩, 네오스프링 등 윙크클럽 운영위원회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운영에 뜻을 모았다. 설명회에서는 이를 위한 관계 기관의 협약식도 이뤄졌다.

투자윙크클럽은 6개월간 운영되며 30팀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9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정규과정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종류 후에는 데모데이와 네트워킹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윙크클럽은 고려대학교 병원 의료기기 상생사업단이 4년의 준비과정을 통해 마련한 병원 기업 협력 플랫폼이다. ISO9001 인증을 비롯, 아이디어 발아부터 사업화, 판매 단계까지 전 주기적 프로세스 개발을 완료하고 지적재산권 분쟁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보유했다. 이와 함께 임상현장 개방 오픈 플랫폼, 익명화 PACS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의료기기 개발시 필요한 의료 자료 이용 솔루션 ▲임상시험 표준화 및 테스트베드 구축 ▲연구성과물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병원과 기업의 협력 프로세스를 마련한 윙크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상생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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