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돕는 가장 쉬운 방법 ‘비마이아이즈’

덴마크 비영리 회사 로보캣이 개발한 비마이아이즈(bemyeyes)는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봉사자를 연결해주는 앱이다. 비마이아이즈 창업자이자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한스 예르겐 비베르그는 덴마크에서 열린 스타트업 위켄드 이벤트에서 비마이아이즈 컨셉을 만들고 팀을 꾸려 2년 반 뒤인 2015년 비마이아이즈앱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출시되자마자 여러 유명 언론사의 주목을 받은 비마이아이즈는 2년 만에 시각장애인 가입자 4만 명을 넘겼다. 현재는 8만 명 이상의 시각장애인이 쓰는 필수 앱으로 자리잡았다.

비마이아이즈란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자원 봉사자는 앱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실시간 눈 역할을 하게 된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스마트폰의 음성기술과 영상통화 기능만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을 돕도록 했다. 가입 시 시각 장애인인지 자원 봉사자인지만 선택하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각 장애인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비마이아이즈 앱으로 자원봉사자를 호출하면 된다.호출을 받은 자원봉사자가 영상콜을 받으면 바로 영상이 켜지고 시각장애인 쪽 화면을 보게된다. 자원 봉사자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는다. 자원 봉사자는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상대방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요청 사항을 파악하고 도움을 주는 식이다. 대부분의 요청 사항은 시각장애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작은 불편함들이다. 예를 들면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거나 입을 옷의 색깔을 고르거나 또는 편지를 읽는 일이다. 봉사자는 본인이 선택한 언어로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면 된다.

자원봉사자는 콜을 받기 위해 앱을 열어놓거나 할 필요 없이 앱에 로그인만 돼 있다면 콜을 받을 수 있다. 호출에 응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받지 않아도 무관하다. 대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있기 때문에 콜을 받지 않을 경우에는 다음 봉사자에게로 넘어간다.

현재 비마이아이즈 커뮤니티에는 약 8만5천명의 시각장애인과 약 147만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150개 이상 국가에서 사용되는 비마이아이즈는 한국어를 포함해 180개 언어가 지원된다. 영어 사용자가 가장 많으며 프랑스, 독일어, 덴마크어 등이 주다. 자원봉사자는 가입 시 사용 가능한 언어를 여러 개 등록할 수 있다. 한국어 영어 모두 가능하다면 콜을 받는 횟수도 늘어난다. 2년동안 한국어 자원 봉사자를 했다는 한 봉사자는 한국에서도 전화가 오지만 해외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 시각장애인으로부터도 연락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비마이아이즈 자원봉사자들은 봉사의 대가로 포인트를 받는다.

비마이아이즈를 처음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테스트 콜도 마련되어있다. 실제 전화를 받게 됐을 때의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사용 방법을 익힐 수 있다.

한국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비마이아이즈와 유사한 앱을 서울시가 개발해 선전했지만 사용자들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시각장애인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실용성이 떨어지는 앱이라는 평가였다.

비마이아이즈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누군가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한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주위 사람에게 하루에 한 두 번 정도 도움은 요청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이 되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사실상 꺼리게 된다는 것. 하지만 앱을 사용하면 10번 이상도 요청할 수 있고 도움을 주는 이들도 우호적으로 대해주기 때문에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 또한 느낀다고 한다. 이런 점을 높이 평가받아 비마이아이즈는 지난해 노르웨이 오슬로 이노베이션 위크 2017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비마이아이즈는 iOS,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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