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와 기업 가치를 논의하는 방법

정 대표(가상 인물)는 엔젤 투자자와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투자자와 만나면서 여러 기업가치 산정 모델을 접해봤다. 외부에서 만난 사람들과 기업 가치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니 최종 정리를 할 때가 됐고 회사로 돌아와 회계법인 공인회계사와 기업 가치에 대해 얘기를 하려 한다.

“회계사님, 저희 이번에 투자받을 때 기업가치 세팅하려 하는데요.”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DCF로 할까요, Earnings Multiples로 할까요?”

회계사와 얘기를 하다 보니 또 다른 기업 가치 산정 모델을 꺼내든다. 모두 처음 들어보는 표현이다. 대체 DCF는 무엇이고 ‘Earnings Multiples’은 뭘까.

회계사는 숫자를 다루는 사람이다. 기업 가치 산정 모델의 기준이 된 마일스톤이나 이뤄낸 성과 같은 건 정성적 요소다. 아무래도 숫자를 다루는 사람 입장에선 정성적인 요소보다는 정량적 요소를 활용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때에도 당연히 숫자를 기반으로 한다.

DCF나 ‘Earning Multiples’ 같은 기업가치 산정 모델을 묶어서 영어로는 ‘Accounting Valuation Methods’라고 한다. 여기서 ‘Accounting’이란 ‘회계’란 뜻이다. 기업이 숫자를 뽑아낼 수 있는 자료 바로 재무제표다.

초기 단계 기업의 경우 아직 매출이 나지 않았을 경우가 99.9%다. 또 혹시 올해 초부터 사업을 시작했다면 재무제표라고 할 수 있는 자료가 아직 없을 수도 있다. 회계 기반 기업 가치 산정 모델은 몇 년간 쌓인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초기 단계 기업이라면 3~5년간 재무제표를 활용해 앞으로 발생할 수익과 캐시플로우를 예상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럼 하나씩 방식을 살펴보면

DCF(Discounted Cash Flow)-현금흐름할인법=현금흐름할인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 흐름을 예측하고 이를 현재가치로 평가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활용하기 위해 회계사는 보통 미래 현금 흐름을 보다 확실하게 예상하기 위해 회사가 이전에 보여줬던 현금 흐름을 확인한다. 가능한 한 많은 해의 기록이 있을수록 좋다. 예상할 수 있는 이전 기록이 많을수록 보다 확실하게 계산할 수 있기 때문. 이 방법을 쓰게 되면 앞으로 벌 수익이나 현금 흐름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기업가치 또한 예상해 조정할 수 있게 된다.

Earnings Multiplier Models-소득 비교 산정법=이 모델은 이미 탄탄하게 소득을 쌓아온 기업을 기준으로 해당 기업 정보를 우리 기업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수많은 비슷한 회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것. 보통 그 동안 해가 지나며 기업과 산업군의 상황에 따라 형성됐던 주가와 기업이 벌어온 소득 데이터에 의존합니다. 비슷한 산업군에 있는 기업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해당 산업군 기업들은 주당 순익의 12배 혹은 소득의 3배로 기업가치가 산정된다”는 것처럼 명확하게 수치로 보여줄 수 있다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초기 기업의 경우에는 수익을 내기가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예시와 같이 비교할 수 있는 산업군의 기업 즉 비교 대상이 있을 때 그리고 그 정보를 잘 활용할 때 이런 정량적인 기업 가치 산정 방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을 활용할 때에는 투자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1.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업의 소득에는 어떤 항목들이 들어가 있고, 어떤 항목이 빠져 있나요?
  2.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업의 배수 말고, 그 산업군의 다른 기업의 경우 몇 배수 정도로 기업가치가 산정됐는지 궁금합니다.
  3. 이 기업 가치 산정 모델을 활용할 때 배수나 소득 이외에 또 고려해야 할 추가 요소가 있을까요?

Asset-Based Valuations-자산 기반 산정법=이 모델은 재무제표의 재무상태표에 나와 있는 모든 계정의 항목을 더한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모델은 새롭거나 성장 중인 기업(자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에게는 좋지 않다. 미래 소득에는 기업 성장성이나, 지적재산권, 특허권, 브랜드, 시장 점유율 같은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

이 모델의 장점은 재무상태표만 있으면 쉽고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지식재산권이나 특허권과 같은 종류의 무형 자산은 측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의 미래 소득은 무시된다는 얘기다. 물론 무형 자산 또한 잘 책정되어 있으면 활용할 수 있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해당 계정의 항목이 포함된 자산을 기반으로 한 기업 가치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려워 할 가능성이 높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빼고 기업가치 산정을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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