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투자자·스타트업·액셀…제주에 모인 이유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의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가 제주에서 열린 첫번째 Across Asia Alliance(이하 ‘AAA’) 로드쇼에서 말했다.

AAA는 서울과 일본, 상하이, 싱가포르 등 아시아 12개 주요 도시 벤처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가 발족한 협의체다. 유망 스타트업의 육성부터 투자, M&A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아시아 스타트업 내 교류를 촉진, 협력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1년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월 발족한 AAA는 로아인벤션랩, 01booster, 블루포인트 파트너스, 쿨리지인베스트먼트, 차이나액셀러레이터, MOX, SOSV,SBA, 스파크랩스, 선보엔젤파트너스, KB 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기업과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가 함께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투자자에게 사업소개서를.. 멘토링도 한다=30일과 31일 양일간 ‘AAA Reshape Jeju’를 슬로건으로 열린 로드쇼에는 아시아 지역 벤처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 대기업, 스타트업이 참여, 범아시아 스타트업 협력 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행사는 AAA로드맵 발표와 참여 투자자 소개, 포트폴리오 사례 공유와 네트워킹, 스타트업 IR 피칭 순으로 이뤄졌다.

황 대표가 밝힌 AAA의 큰 그림은 크게 셋. 크로스보더 네트워킹과 글로벌 매칭 펀드 조성, 토큰 경제 구축이다. 크로스보더 네트워킹은 시,공간과 국경을 뛰어넘는 교류를 의미한다. AAA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멤버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일례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투자자는 아시아 다른 국가의 스타트업 사업소개서를 검토하고 스타트업은 AAA 멤버로 등록된 액셀러레이터와 투자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는 플랫폼 내에서 양질의 정보를 얻고 스타트업은 아시아 내 투자 유치 통로를 넓히는 구상이다. 현재 AAA 크로스보더에 합류하기로 한 곳은 SOSV, 현대모비스, SBA, 딜로이트, 마그마인베스트먼트 등이다.

멤버간 온오프라인 접점도 확대한다. 눈에 띄는 점은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 황 대표는 “AAA 플랫폼 내 멘토와 전문 영역이 기재돼있어 필요하다면 멘토링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오프라인을 통한 네트워킹도 본격화한다. 제주를 시작으로 첫 발을 띈 AAA로드쇼는 매 달 각 국 도시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9월은 도쿄, 10월 베트남, 11월은 대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매칭 펀드 조성의 경우 정부가 조성하는 크로스보더 펀드와 플랫폼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에코시스템 펀드, 공동투자 컨소시엄을 통해 다각화한다는 그림이다. 토큰 경제에 대한 로드맵도 제시됐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핸 프리 IPO는 물론 시큐리티 토큰 발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크로스보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 =1분 투자자 발표에서는 각 투자사별 선호 영역과 지역, 집중 분야, 투자자의 이름과 직책, 배경 등이 소개됐다. 리테일, 미디어, 딥테크, 로보틱스, 에너지 등 주요 투자 분야는 물론 대기업, 정부 기관, 투자 규모 또한 다종다양했다. 행사에 참가한 대기업 관계자는 “성장 동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역량이 뛰어난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은 물론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아시아 지역의 좋은 스타트업 정보를 얻고 협력방안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하드웨어와 크로스보더 벤처캐피털이 각자의 투자 사례를 공유했다. 첫 연사는 윌리엄 바오빈(William BaoBean) SOSV 매니징 디렉터는가 맡았다. SOSV는 5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보유한 벤처캐피털로 모바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6개 액셀러레이터로 나눠서 활동하고 있다. 윌리엄 바오빈 디렉터는 “국내시장을 노리기엔 시장이 너무 작다”며 “해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로스보더가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 현지 시장 상황을 적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현지에서 마주하는 부당한 처사를 해결할 때나 현지 직원을 고용할 때도 크로스보더는 유용하게 작용한다. 윌리엄 바오빈 디렉터는 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도 각 국가, 지역에 위치한 투자자, 멘토, 액셀러레이터가 투자의 물꼬를 트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 네트워킹…투자자간 소개도 이어져…=네트워킹 행사에서는 참가자가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병윤 SBA 창업허브운영 파트장은 “아시아 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의 관심분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뜻 깊었다”며 “특히 실제로 관심 있는 액셀러레이터와 만나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탐색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경우 이너써클로 생태계가 형성돼 있어 관계를 맺거나 소개를 받는 통로가 여의치 않았다”며 “네트워킹이으로 이전에 가진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투자자간 교류도 활발했다. 윤영준 마그나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포트폴리오 회사에 관심을 보여 왔다고 밝힌 다른 투자자에게 회사를 소개시켜 줬다”고 밝혔다. 윤 이사는 “AAA가 새로운 포트폴리오사를 찾는 기회가 되고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AAA가 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키워나가기를 기대하며 투자자로서 투자를 통해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으로 참가한 윤재섭 템코 대표는 “AAA가 보유한 파트너십을 통해 대기업과의 콜라보, 기술 지원을 모색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참가자들의 능력이나 정보의 질이 훌륭해 앞으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을 잘 이어줄 수 있는 생태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는 “제주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시작한 이번 로드쇼는 멤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행사”라며 “멤버들도 진정성을 가지고 의미있는 성장을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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