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벤처창업페스티벌에 고함’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시가 주최하고 창업진흥원이 주관한 스타트업 페스티벌 2018이 8일 부산 해운대에서 개막했다. ‘Light up your Idea’를 모토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창업생태계 구성원 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창업붐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10일까지 3일에 걸쳐 열리는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국내외 스타트업과 글로벌 리더, 투자자, 민간, 정부 관계자, 전 국민이 함께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로 꾸려졌다. 해운대역부터 산책로, 동백섬에 걸쳐 마련된 행사장에는 컨퍼런스, 비즈매칭, 네트워킹, 전시, 체험행사, 문화공연 등 생태계 구성원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 18년 만에 수도권 벗어난 행사=행사 첫 날, 윤형준 제주패스 대표는 첫 번째 발표 무대에 올라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공유했다. 제주렌터카 가격비교 플랫폼 제주패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기업가 정신에는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성공과 배움이 있을뿐”이라며 “(기존에 없던 영역에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시장에서 승리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궂은 날씨때문에 참관객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도 잠시, 오후 시간에는 선배 창업가와 인기 크리에이터 강연에 참가하기 위한 참관객이 줄을 이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박승배 브랜뉴테크 대표, 남성준 다자요 대표가 ‘도전을 만나는 미래’로 예비창업가와 스타트업을 만났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빈집재생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가능성을 제시했다. 남 대표는 ”스마트스테이 프렌차이즈로 농어촌 민박, 제주도 지역에 맞는 로컬형 코워킹 스페이스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빈집프로젝트를 통해 오래된 집 공유에서 나아가 빌딩,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소개하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콘텐츠 크리에이터 창업기업 콜라보 강연에는 인기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과 윰댕, 시니가 1인 크리에이터와 창업기업 상생 프로젝트를 주제로 경험을 공유했다.  부산지역에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예비창업자는 “(부산 지역)스타트업 페스티벌이라고 하면 규모가 작거나 홍보가 미비해서 아쉬웠는데 이번 페스티벌은 사전등록이 마감됐을만큼 관심이 큰 것 같다”며 “유튜브가 홍보에 큰 영향을 차지하는 오늘날, 크리에이터의 강연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밝혔다.

강연이 열린 페스티벌존-파라다이스호텔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회원사 80여 명도 행사장을 찾았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 대표는 둘째날까지 회원사 15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페스티벌 2018이 열리는 동안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회원사도 창업 기업과 만나고 회원사 간 네트워킹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행사 둘째날인 9일 규제샌드박스 설명회와 창업벤처혁신실 사용설명서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협 팀터바인 팀장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대다수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단체이니만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협력사로 많은 스타트업 만날 수 있고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도모하러 참가했다”며 “팀터바인이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팀이니만큼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존으로 마련된 더베이101에서는 2018웰컴투팁스 및 비욘드 팁스 수상기업 11팀의 최종 피칭이 이어졌다. 웰컴투 팁스 수상팀으로 드림온, 테라코너스, 브랜뉴테크, 온굿플레이스, 카룸이 피칭 무대에 섰다. 비욘드팁스 팀은 닷, 폴라리언트, 다비오, 필더세임, 바이랩팀이 참가해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피칭을 선보였다. 한편 피칭 무대 밖은 팁스 그랜드컨벤션 수상팀과 IR피칭팀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로 꾸려졌다.

대기업 액셀러레이션 부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C-lab 출신 솔티드벤처는 스마트슈즈를 기반으로 한 피트니스와 스포츠 트레이닝 솔루션과 스마트슈즈와 트레드밀이 결합된 제형, 러닝, 보행분석 솔루션을 선보였다.

부스에 참가한 문대훈 솔티드벤처 팀장은 “스타트업 페스티벌을 통해 해외 유치와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액셀러레이션과 함께 부스를 차린 위시어폰도 글로벌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단비 위시어폰 대표는 “해외 VC가 많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됐다”며 “프랑스 스테이션 F 입주 기업으로 선발되면서 프랑스에 둥지를 튼만큼 (행사를 통해) 프랑스 시장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얻고 싶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스타트업페스티벌은 디캠프 센터장으로 역임했을 당시 개최했던 ‘스타트업 축제 IF’와 기본 취지는 같다”고 소개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밖에 있는 일반 시민에게 스타트업을 알리고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김 원장이 바라보는 모델은 스웨덴의 슬러시나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되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다. 민간에서도 이같은 시도는 있었지만 스타트업의 상징적인 축제로 자리잡기엔 사실상 부족함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 기관이 주도해서 스타트업페스티벌2018과 같은 행사를 주도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시작했지만 민간으로 역할을 넘기는 것이 수순”이라며 “민간이 충분히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서서히 역할을 줄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예비창업자·지역·대기업에게 물었더니=2001년 이후 18년 만에 최초로 수도권을 벗어나 개최된 행사이니만큼 참가자의 기대도 다양했다. 부산에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예비창업자는 “현실적인 이야기와 알고 싶은 정보를 간략하게 전해줘서 도움이 됐다”며 “부산으로 직접 내려온만큼 질의응답을 통해 부산지역 예비창업자의 궁금증을 속시원해 풀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참가한 김지원 특허법인 지원 변리사는 “부산지역에서 기술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추가적으로 연구를 원하는 기술이 있으면 산학 연결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참석했다”고 밝혔다.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단기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신현식 니더 대표는 “큰 행사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부산에서도 규모 있는 행사를 개최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특히 해외 VC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논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해외 VC와의 미팅을 기대했다. 더불어 “부산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지스타처럼 부산의 또 하나의 명물로 스타트업페스티벌이 자리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종훈 롯데액셀러레이터 본부장은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의 모습이 궁금해 참여하게 됐다”며 “남은 행사 일정 동안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패널 토론과 롯데액셀러레이션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을 해외 손님에게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한화드림플러스 OI팀 파트장은 대기업 이픈이노베이션 패널토론 모더레이터로 나설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한 생태계 내에 있을 때 대기업의 역할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라고 말했다. 김 파트장은 토론을 행사 기간 동안 생태계 사람들과 만나며 한화드림플러스의 활동과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해 홍보할 예정이다.

민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본부장은 “민간과 정부가 이끌어간 페스티벌이라는 유의미한 기록도 남겼지만 섭외나 업체 발표같은 운영 부문에서 아쉬움도 있었다”며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되 각각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행사로 꾸려나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나아가 “외국 스타트업도 제 발로 찾아오는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스타트업페스티벌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사람, 페스티벌만의 특색이 가미돼야 내년, 그 이후에도 스타트업 생태계 사람들이 다시 행사를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편 첫째 날은 궂은 날씨로 대다수 스타트업이 철수했지만 행사 둘째날은 키노트와 스타트업 보육기관의 IR이 진행되는 만큼 스타트업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행사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첫째날 부득이 철수할 수 밖에 없었던 스타트업 체험부스는 둘째날부터 구남로에서 일반 시민과 예비창업자를 기다리고 있다. 우수 스타트업의 제품을 합리적으로 만날 수 있는 ‘스타트업 박싱데이’, 스타트업 제품 소비자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스타트업 안테나숍’, 메이커 기초 체험, 거리공연 퍼레이드가 구남로와 해운대 산책로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파라다이스호텔에서는 박종환 김기사 컴퍼니 대표가 재도전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랜디 주커버그 주커버그 미디어 대표 등 국내외 저명 인사는 비즈니스존-웨시틴 조선호텔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서밋에 참가해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경험을 공유한다. 누리마루와 그랜드호텔에서는 IR 피칭관련 교육과 해외 바이어 구매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더베이 101에서는 오렌지팹렙, 스타트업네스트 등 기관 보육기관별 피칭과 글로벌 스타트업 서밋, 대기업과 스타트업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스타트업페스티벌2018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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