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걸러지는 자소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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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에는 매년 전세계에서 지원자 수만 명이 몰린다. 수만 건에 이르는 자기소개서를 채용자가 일일이 확인하는 대신 이들 기업이 선택한 방법은 자동 트래킹 시스템(ATS). ATS는 자연어처리 기술을 이용, 정해진 포맷을 벗어나거나 특정 키워드가 빠진 자기소개서를 걸러낸다.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이력서만이 ATS를 통과한다.” 제이콥 자케(Jacob Jacquet) 레지 대표가 자소서 샘플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작성된 자소서를 데이터화하면 헤드헌터도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라며 “HR담당자 전용 대시보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채용자가 원하는 스킬이나 키워드를 검색하면 조건에 맞는 자소서, 지원자 리스트와 일치율을 제공하겠다는 것.

제이콥 레지 대표는 “좋은 스펙을 갖춘 지원자라도 기업이 원하는 형식대로 자소서를 쓰지 않으면 탈락하기 마련”이라며 학창시절 자신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는 면접 기회도 얻지 못한 반면 자신은 구글, 골드만삭스를 비롯 글로벌 기업 서류전형을 거의 모두 통과한 경험을 전했다. “합격하는 자소서에는 비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3년간 각종 자소서와 글로벌 기업 채용 시스템을 낱낱이 분석했다. 당시 미국에서조차 일반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던 ATS를 발견한 것도 이 때였다.

레지 멤버. 가장 오른쪽이 제이콥 레지 대표. 가운데 박지현 디렉터가 인터뷰를 도왔다.

제이콥 대표는 마침내 ATS 최적화 자소서 공식을 터득, 직접 자소서를 첨삭하는 것으로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자소서 간편 작성툴인 레지 인스턴트를 개발해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선보였다. “케이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기 우승을 거둔 것도 그 무렵이다.” 레지는 초기 자본금 확보를 위해 창업선도대학 창업아이템사업화를 비롯한 정부 지원 사업과 각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 결과 서울글로벌창업센터에서는 3년째 입주 공간 지원을, 한화드림플러스63에서는 먼저 참여 제안을 받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디지털마케팅 담당자와 개발자도 영입할 수 있었다, 호재가 이어졌다.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에서 10년간 근무한 헤드헌터가 함께 일하고 싶다며 먼저 손을 내민 것. “네트워크와 국내외 경험을 모두 갖춘 인재를 확보한 건 큰 행운”이라고 제이콥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모델 구축 과정에서는 난관을 마주해야 했다. “당초 계획한 B2B모델은 대학내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였다.” 제이콥 대표는 앞서 미국 텍사스대학 커리어센터에 이력서 작성툴을 제공하고 유타대학에서는 2개월간 학부생 대상으로 합격률 검증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서도 성과가 없진 않았다. 서울대학교에는 바우처 형태로 영문 자기소개서 첨삭 서비스를, 이화여자대학교에는 저학년 대상으로 직업별 자기소개서 샘플을 제공한 것. 하지만 제이콥 대표는 “그밖에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대학 관계자 사이에서 설득력과 평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다 지난해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인 에어로텍(Aerotek)에서 연락이 왔다. 레지가 보유한 자소서 샘플을 비롯해 관련 데이터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계기로 레지는 HR담당자 전용 대시보드 구축, 로그인 시스템기반 합격여부 트래킹과 자소서 데이터 축적을 새로운 목표로 삼게 됐다. 실제 국내 헤드헌팅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관련 데이터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는 한편 이미 대시보드는 MVP 개발을 마치고 검증 작업에 나선 상태다.

레지는 이에 더해 기존 이력서 첨삭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면 이용자가 이를 참고해 직접 첨삭하게 한다는 것. 제이콥 대표는“사람이 직접 소화할 수 있는 자소서 양에는 한계가 있고 이용자 입장에서도 고비용”이라며 도입 배경을 전했다. 그는 “자소서 데이터 구축을 마치는 대로 대학과의 협력도 다시 추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소서 합격 공식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국내 구직 청년들이 글로벌 기업 채용자에게 스스로를 분명하고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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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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