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vs 부테린…그들이 벌인 설전

“ICO자체가 사기고 비트코인 거래도 가짜가 많다.” 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Deconomy 2019)에 참석한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는 분산화돼 있지 않으며 법정화폐로 인정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암호화폐 본질적 가치의 지속가능성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 세션에서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암호화폐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암호화폐의 미래를 두고 설전을 펼쳤다. 루비니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경제학자로 대표적 암호화폐 비관론자로 알려져 있다.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가 분산화돼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거의 다 중앙화돼 있다”며”중앙화로 인해 해킹이나 수수료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은 북한보다 불평등 하다”며” 독재자라고 할 만큼 전혀 분산화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 확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비트코인 작업증명(PoW) 방식은 확장성이 없고 이의 대안으로 나온 지분증명(PoS)은 더 중앙화된 형태”라고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가 암호화폐가 분산화, 확장성, 안정성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부테린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반격했다. 향후 샤딩 등 기술 개발을 통한 분산화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는 법정화폐가 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2018년 단 1년 사이에 암호화폐의 가치가 95% 떨어졌다”며”이는 암호화폐가 법정화폐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부테릭은 암호화폐의 가치가 부풀려져 있다는 것은 동의하면서도 이런 현상은 경제가 성장하고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이나 금 시장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목격됐다”며 “단기적으로 전 세계의 법정화폐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틈새를 노리고 있다고 보는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것이 암호화폐의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의 익명성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의견이 갈렸다.

루비니 교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정부가 금융거래를 규제하고 금융거래를 익명화하는 것을 반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범죄 행위 및 탈세 문제를 잡기 위한 방안이란 것. 루비니 교수는 “인터넷에서 움직이는 자금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길 수 없어 횡령, 탈세, 테러, 인신매매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어느 정부도 익명성을 가진 암호 화폐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부테릭은 “암호화폐를 통해 무정부상태가 될 일은 없다”며”탈세하는 이유는 세금이 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쿠키를 판 것에 대해 세금을 매긴다고 한다면 그 거래가 회계와 일치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이런 것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개선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