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피자 패스트푸드 시대 연다 ‘고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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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문제였다. 그날따라 피자가 떠올랐다. 퇴근 길 피자를 먹겠다고 떠올렸지만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운 음식이었다. 가격도 2-3만원은 훌쩍 넘었다. 피자를 기다리자니 못 잡아도 20-30분을 잡아야했다. 피자를 맥도날드처럼 먹을 수 없을까.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생각했다. 당시 그가 떠올린 이름은 ‘고피자’, 고, 피자 익숙한 단어의 조합이지만 붙여놓으니 새로운 단어가 됐다. 이미 있었던 것에서 기존에 없던 혁신을 만들 수 있겠다고 봤다. 2015년 2월, 혼자서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한 끼 피자, 고피자의 시작이다.

임 대표가 처음 구상한 건 여느 패스트푸드 모습과 다르지 않다. 쟁반에 1인 피자와 감자튀김, 콜라를 담은 모습이다. 가격은 5-6천 원 선으로 패스트푸드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임 대표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3년. 푸드트럭에서 시작한 고피자는 매장에서 패스트푸드 형태의 피자를 선보이기까지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직접 개발한 오븐.. 초벌 도우로 속도=패스트푸드는 말 그대로 속도전에 능해야 한다. 푸드트럭 시절에는 한 시간에 300판 이상 판매가 가능했다. 당시 매출은 한 달 1,500만 원 정도. 하지만 주문 수를 감당하기 위해 그만큼 인력이 투입됐다. 임 대표는 피자가 완성되는 과정을 들여다봤다. 피자 도우를 발효한 후 반죽, 토핑 후 피자를 구워 내놓기까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우에서 답을 찾았다.

“모든 제조 과정 중 가장 어려운 일은 도우 관리였다. 아침에 도우를 받아 발효하고 펴고 주문용 도우를 만들기까지 공간은 물론 손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고피자는 도우를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발효가 끝난 도우를 책자처럼 펴서 냉장고에 보관 후 주문이 들어오면 꺼내서 토핑 후 화덕에 넣으면 끝이다. 주방이 좁아도 매장 운영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1평 공간에서 시작한 대치점은 30~40명 동시다발적으로 손님이 들이닥쳐도 맛을 유지하면서 빠른 시간 내 피자를 내보일 수 있었다. 최근에는 도우 생산 공장을 인수해 도우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맛과 단가 모두 잡았다는 게 임 대표 설명이다.

자체개발한 화덕 고븐은 도우 맛은 살리고 효율성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었다. 기존 화덕은 피자를 넣으면 불쪽과 가까운 쪽만 타버렸다. 하나를 구우려 해도 열 대번은 피자를 돌려야 했다. 누군가는 계속 전자 온도계를 들고 화덕 옆에 있어야 했다. 화덕에 난 구멍을 통해 피자를 돌려주는 일도 꽤나 고된 작업이었다.

화덕 ‘고븐’을 직접 개발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븐은 피자를 놓을 수 있는 판 자체가 돌아간다.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피자는 여섯 판 가량. 사람이 하는 일은 결제 후 반죽을 꺼내 토핑을 올리고 굽기만 하는 일이다. 피자를 주문하고 받는 시간까지 평균 대기 시간은 5-7분. 일반 패스트푸드와 비슷한 시간대다.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한 것은 물론 혼자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식사 시간이 몰리면 물론 손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평상시에는 혼자 피자를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익숙한 피자로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4월 기준 30여개 매장에서 고피자에서 맛볼 수 있는 피자는 12종. 파스타는 5종이다. 사이드메뉴까지 5-6종. 총 메뉴 수는 40가지다. 상반기 안에 서울 경기, 지방 중심으로 50여 곳까지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과 진주, 강원도에 진출했다. 대전과 수원, 일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4월 중순 대형 직영점을 연다. 메뉴를 가다듬을 계획이다.

임 대표는 “피자는 전 세계 시장을 겨눌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고피자에 명운을 건 것도 피자라는 아이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유행도 계절도 타지 않는 음식이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 피자다. 기호에 따라 토핑을 얹고 도우를 구워내면 곁들임 음식 없이도 충분한 한끼 식사가 된다. 확장성에 더해 핵심기술과 결합했을 때 어디다 놔도 복제가 가능하다. 맥도날드 같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목표로 하는 것도 그래서다.

인도에 진출하게 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인도 피자 시장은 한국보다 다섯배 정도로 큰 시장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5%대로 추정된다. 13억 인도 인구 평균연령은 28세로 서구 문화를 가장 활달하게 받아들이는 1030 세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4월 개점을 앞두고 있는 인도 1호점은 인도 방갈로 중남부 서쪽 내륙지방에 위치한 벵갈루루다. 한국의 판교처럼 IT 스타트업이 밀집해 있어 빠른 속도로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게 임 대표의 의견이다.

상생하는 외식 기업 선례 만들 것=연이은 사업 확대와 투자로 고피자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관심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피자에 효율성을 더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지만 고피자를 바라보는 냉랭한 시선도 있었다. 단순 피자가게, 스타트업이 아니라는 시선이 그것이다. 임 대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기술을 적용하는 건 고피자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똑같지만 분야나 도구가 다른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고피자의 목표도 기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맞닿아 있다. 임 대표는 “가맹점주, 소비자, 직원, 주주 모두의 상생을 꿈꾼다”며 ” 주주와 투자자에게는 공정한 과정 속에서 프렌차이즈도 수익을 내고 또 다른 투자 영역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소비 브랜드로 선택권을 넓혀주고 무엇보다 가맹점주에게는 갑질 없이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임 대표는 “생태계 참여자 모두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 내리고 모두가 인정받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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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화 기자
/ lee99@venturesquare.net

스타트업들과 함께 걷고, 뛰고, 부비며 이 세상에 필요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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