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샘팬티는 시작…여성 생애주기 맞춘 제품 만들 것”

“왜 하나만 입을 수 없지?” 매 달 생리일자가 다가 오면 드는 궁금증이었다. 속옷에 생리대를 겹쳐야 하는 불편도 그렇지만 피부에 닿는 면은 진무르거나 덧났다. 생리대를 착용해야 하는 날이면 트러블 때문에 안써본 연고가 없을 정도였다. 황태은 단색 대표에게 그 날은 불편을 넘어 공포스러운 나날이었다. 그러던 중 딸이 태어났다. 딸 역시 예민한 피부를 타고 났다. “내 딸도 나처럼 공포스러운 그 날을 맞이하겠구나”

이전까지는 생각으로만 머물렀다면 이번엔 몸이 먼저 움직였다. 생리대가 필요없는 위생팬티를 구상한 황 대표는 무작정 공장을 두드렸다. 이후 1년 반 동안 연구 개발을 거쳐 나온 제품이 ‘논샘팬티’다. 황 대표는 “논샘팬티는 여성으로 느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조합에 집중했다. 각각의 기능을 갖춘 원단을 5겹으로 조합해 생리대를 하지 않아도 바깥으로 생리혈이 새지 않도록 구성했다. 황 대표는 “일상에서 편하게 쓰는 소재를 어떻게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흡수와 건조에서 차이가났다”며 “흡수층, 향균+소취층, 수분제거+방수층, 방수층, 샘방지 층으로 겹겹이 쌓아올려 축축할 겨를 없이 빠르게 흡한 속건되도록 구조화했다”고 전했다.

섬유 자체는 클로헥시딘 코팅을 거친 향균 섬유를 사용해 균 발생 억제는 물론 피부 트러블을 최소화했다. 접착제나 화학제품은 들어가지 않았다. 제품 끝단에는 생리혈이 새지 않도록 분리선을 만들어 ‘정말 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잡았다. 논샘팬티 전체는 방수지만 흘러내리지 않도록 한 번 더 경계선을 줘 이염을 방지하는 설명이다. 사용 후 세탁해 재사용이 가능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생리대 시장은 이미 자리를 견고히 자리를 잡은 시장이다. 잘 팔리고 있어 개선할 필요가 없던 시장이기도 했다” 기존에 없던 제품을 만들다 보니 고객 의견을 허투로 들을 수 없었다. 황 대표는 상품에 대한 고객 의견을 제품에 즉각 반영했다. 논샘팬티를 갈아입기 불편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만든 후크형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사용한 논샘팬티를 넣을 전용 파우치, 재봉선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한 일체형 레깅스도 고객 목소리가 반영된 제품들이다.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는 20대 여성이 주 사용층이라고 생각했지만 3040 여성 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3040 여성 본인은 물론 자녀가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황 대표 설명이다. 황 대표는 “면생리대나 생리컵 등 기존 생리대를 대체품이 등장하는 상황과 맞물러 2016년 면생리대 파동으로 위생팬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편”이라며 “고객 의견을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며 편리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는 기존 여성이 겪는 불편에서 나아가 불편한 인식도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위생용품이 등장하면서 ‘생리’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기 꺼려했던 인식이나 일부 사람들의 무지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황 대표 말마따나 단색 제품이 전시됐던 어느 데모데이 현장에서는 생경하지만 반가운 장면도 펼쳐 졌다. IR이 끝난 직후 직접 부스에 찾아 논샘팬티를 눈으로 확인하고 질문 세례가 이어졌던 것. 황 대표는 “90%이상이 남성 투자자인 상황에서 필요성에 대한 전달이 쉽지 않아 초기 투자자 미팅시 남성 이사가 전면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부분도 있다”며 “드러내고 꺼내면서 인식을 개선하고 여성에게 필요한 제품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시작이다, 여성의 생애주기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 만들 것” 논샘팬티는 황 대표가 그리는 구상 중 시작점에 가깝다. 추후 여성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제품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평소 당연시 생각했지만 사실상 불편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찾아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다음 출시 예정인 제품군은 요실금 팬티도 이와 맞닿아 있다. 황 대표는 “요실금 팬티를 통해 요실금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더하고 싶다”며 “생각한 대로 묵묵히 이뤄나가되 제품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요실금 팬티는 빠르면 올해 중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다음 제품은 수유 관련 제품이다. 이 역시도 황 대표가 직접 경험한 출산 시 불편했덩 기억에서 시작됐다. 황 대표는”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 여성으로 직접 경험해보고 실험해볼 수 있는 제품이라 다행”이라고 전했다.

제푼군 확대와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첫 행선지는 일본이다. 지난 3월 일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마쿠아케에서 펀딩을 마치고 아마존 일본에 제품 입점을 앞두고 있다. 추후 싱가포르와 대만 등 아시아 시장으로도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황 대표는 “자체 공장 설립과 저가형 제품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며 “깔창 생리대 사건처럼 생리대를 구매하기 어려운 이들이나 개발도상국 대상으로 한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단색의 모토다. 불편하거나 부끄러움 같은 감정적인 소모 없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필요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단색의 목표도 이와 맞닿아 있다. 3월 팁스 선정으로 기술 개발 발판을 확보한 단색은 제품 개선과 고도화로 제품군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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