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 대한 두려움, 어느 곳이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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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처음부터 창업 환경이 좋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된 곳은 아니었다. 인프라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모아팍 아메드 슬러시 VC총괄이 말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의 관건은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플레이어가 힘을 합하는 것이다.”

대전시가 스타트업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을 표방하며 21일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의 문을 열었다. 행사는 전시 부스, 창업 상담, IR데이 운영뿐 아니라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는 선배격인 슬러시 팀을 연사로 초청, 포럼을 개최했다. 슬러시는 2008년 헬싱키에서 창업자 소모임으로 출발해 매년 규모를 키워가며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스타트업과 VC, 미디어를 비롯 전세계에서 2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최대 스타트업 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열린 포럼에서 안드레아스 슬러시 대표는 모아팍 아흐메드 슬러시 VC총괄, 카야 커스틴 릴렝 노르딕 임팩트 매니저와 함께 슬러시와 핀란드의 사례에 기반해 차세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안드레아스 대표는 “슬러시가 활동을 시작한 때만 해도 핀란드 젊은층의 1% 정도만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슬러시가 활동 초기에 이와 관련해 진단한 원인은 크게 세가지”라고 말했다. 그것은 창업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점과 관련된 지식과 스킬, 열정을 키울 기회가 부족한 점, 그리고 자금 확보 기회를 얻기 어렵다는 점.

이와 관련해 모아팍 총괄은 슬러시에서 활동하기에 앞서 겪었던 5번의 창업과 실패 경험을 떠올리며 “당시 창업에 대해 배울 곳도 없었고 제대로 시작해볼 환경도 부족했다. 스타트업 성장에 필수적인 벤처캐피털의 도움조차 얻기 힘들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똑똑한 학생들은 모두 대기업, 은행에서 일하려 했다. 모두들 창업은 위험하고 실패로 귀결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업에 따르는 위험과 실패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기 시작한 한국이나 실리콘밸리를 가진 미국이나 매한가지다.”

이같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슬러시가 내세운 것은 자발적 연대였다. 슬러시는 시작부터 5명의 젊은 창업가 모임에서 비롯, 알토 대학 창업 동아리로 운영권이 넘어가면서 줄곧 정부, 기업과 같은 외부의 지원이 아닌 학생과 젊은 창업가 위주로 조직을 운영해왔다. 이 때문에 슬러시는 민간 주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별다른 외부 지원 없이 민간 VC와 언론 참여만으로 규모를 키워 왔을 뿐더러 경제적으로도 독립 상태에 가깝기 때문. 매년 행사 운영비도 관람객 입장료로 충당하고 자원봉사자가 운영 전반을 돕는 덕에 기업의 후원을 받더라도 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관여하게 두는 일이 없다. 안드레아스 대표는 “스타트업과 젊은 창업자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얼마든 정부나 기성 기업도 이에 부응할 필요는 있다”며 그러나 “창업자가 실수를 하고 이를 통해 고민하며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지향하는 바”라고 말했다.

실제 행사에서도 자발적인 네트워킹이 큰 역할을 차지한다. 형식과 절차를 최대한 배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에 피칭 토너먼트가 메인으로 진행되는 와중에도 참가자들은 이곳저곳에서 투자자나 미디어, 다른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정해진 규칙 없이 즐기는 축제를 표방한 덕에 참가자들은 뜻밖의 기회를 만나거나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다.  안드레아스 대표는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슬러시는 재미에 따라 움직이며 재미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집중하고자 한다. 행사에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고 얼마나 성과가 있었느냐를 떠나서 참여한 스타트업과 창업자에게 도움을 줄 수만 있었다면 우리는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창업 이후 회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울 기회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주어져야 한다. 좋은 인재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과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우리가 직접 마련하는 한편 정부와 기성기업은 조력자로서 창업자가 필요로 하면 언제든 닿을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이미 좋은 자원과 인재가 많다. 특히 대전은 가장 영리한 학생들이 모이는 곳 중 하나인 카이스트가 위치한 곳”이라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이러한 인재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한다면 좋은 기회가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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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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