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상태 진단부터 질병예측까지.. AI피부 비서 ‘루미니’

​[한국디자인진흥원×벤처스퀘어 공동기획-스타일테크 슈퍼루키] “내..내가 건성이었다니” 불과 10초 만에 수십 년간의 믿음이 깨졌다. 인공지능 피부비서 루미니로 피부 분석을 하고난 후였다. 룰루랩이 개발한 루미니로 얼굴 전면을 촬영하자 연결된 기기에서 AI 스킨케어 어시스턴트가 가동됐다. 잠시 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피부 상태 진단을 마쳤다. 그러자 피부 나이와 모공, 피지, 트러블, 색소침착, 붉은기, 주름, 유수분 등 7가지 분야 상태가 화면에 드러났다. 단 한 번에 촬영으로 얼굴 전면 구역별 피부 속 진단이 끝났다.

10초 만에 뚝딱, 재미와 효용 모두 잡은 인공지능 비서=루미니의 강점은 어디서나 정확한 피부 상태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피부 측정 시 일부 부위 센서를 접촉해 진단하는 방식 대신 얼굴 전면에 대한 영상처리를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영상 처리 과정에서 조명, 밝기를 보정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외부 상황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화장을 지우지 않은 채 진단이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피부 측정에 활용된 데이터는 개개인에 알맞은 화장품과 관리법을 추천하는데 활용된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는 “루미니는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제품”이라며 “뷰티 분야에서 디자인과 기술이 소비자에게 유용하게 쓰이도록 쉽게 풀어내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재미와 효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루미니는 프로토타입 출시부터 국내외 시장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삼성전자 씨랩 스핀오프 이후 2018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상에 이어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CES2019 바이오테크 부문 혁신상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3대 미용 박람회 코스모프로프에서는 뷰티 분야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IT 솔루션 루미니가 최초로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2019년 3월 상용화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 중동, 아시아 10개 국가로 진출했다. 5월 기준, 루미니로 쌓인 전 세계 피부 데이터는 40만 건이다.

변화하는 뷰티시장 답은 데이터에..=4월에는 루미니의 새로운 컨셉인 AI 뷰티 스토어도 선보였다. 매장에 마련된 루미니 키오스크에 소비자가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고 피부 진단을 마치면 피부 상태에 따른 상품을 큐레이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AI 뷰티 스토어가 첫 발을 디딘 곳은 두바이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이다.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은 연간 방문자 수 1억 명을 기록하고 있어 중동 지역 내 루미니 안착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대표는 AI 뷰티 스토어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단순히 피부 진단 솔루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 디자인, 패션, 뷰티 분야도 접목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두바이몰에서 현지 고객들이 룰루랩의 인공지능 뷰티 스토어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룰루랩)

최 대표는 “화장품 뷰티 시장이 소비자 효용보다 브랜딩을 통해 성장하는 시장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찾아가는 개인 맞춤화와 리테일테인먼트를 경험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뷰티 스토어도 같은 선상에 있다. 셀프 AI 피부 분석부터 개인별 피부 데이터 기반 화장품 추천 서비스를 통해 효용을 높이고 경험하는 재미를 끌어올린다. 변화의 중심엔 데이터가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파트너가 룰루랩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루미니와 AI 뷰티 스토어를 통해 전 세계 피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술과 접목해 관련 산업 분야를 연결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된 피부 데이터로 질병 예측까지..=피부 데이터는 추후 뷰티 시장 뿐 아니라 건강 보조, 질병 예측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나라별 최소 100만 개 피부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통해 질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부 데이터를 통한 질병 예측 솔루션은 최 대표가 처음부터 구상한 그림이다. 최 대표는 코넬대에서 화학 전공 후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서 생명 공학을 연구할 당시 DNA 분석을 통한 질병 예측을 접했다. “DNA 분석은 아무리 단가를 낮춰도 일반 사람들에게 효용이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더 많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에서 인류 삶을 개선할 수 있는게 뭘까”

피부 데이터는 초기 질병 징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심장질환이나 간암 초기 증상도 피부로 징후가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성별, 지역, 나이대 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피부 데이터를 쌓을 수 있으면 질병 예측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 최 대표는 “피부 데이터를 통해 질병을 예측하게 되면 돈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자기 질병에 대한 경고를 받고 예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질병 발병 후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며 “기술 고도화와 소비자 입장에서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뷰티 시장에서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 대표는 루미니가 바라보는 피부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로 진입하기 까지 필요한 데이터양도 머지않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류 삶의 질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최 대표가 밝힌 룰루랩의 핵심 가치다. 뷰티와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에게 효용을 돌려주고 데이터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다. 룰루랩은 미개척 시장인 아프리카와 남미 시장에도 진출해 피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연구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쉽게 풀어내고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룰루랩과 같이 뷰티 산업에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해외 판로 개척과 자금 등의 지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양질의 해외기업 정보가 필요하다”며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해외 시장 파트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해당 기사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벤처스퀘어가 스타일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 인터뷰 입니다. 스타일테크는 패션, 뷰티에 AI, 빅데이터, AR/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산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9년부터 스타일 산업 신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중·소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스타일테크 전용 공유오피스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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