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싱가포르 진출, 이렇게 돕는다”

30일 타이베이 컴퓨텍스 내 이노벡스 포럼에서는 대만 스타트업 관계자를 상대로 해외 스타트업과 VC가 자국 진출에 있어 어떤 도움을 제공받을 수 있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발표에 나선 이는 머커캐피털(Mucker Capital)의 제리 첸과 재키 왕 500스타트업(500 Startups) 파트너, 하주무 야마자키 임파스(Empath) CSO, 가스파 린 튜플테크놀로지(Tuple Technologies) 제너럴 매니저로 각각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진출 방안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재키 왕은 “우리가 기반을 둔 LA 지역은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으로서는 무한한 실험적 토대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500스타트업이 마련한 현지 진출 액셀러레이팅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4개월 집중 프로그램인 ‘500시드/시리즈A프로그램’. 이를 통해 500스타트업측은 마케팅·회계·디자인·사용자테스트·영업·현지문화 교육, 커뮤니티,  창업자 및 전문가 멘토링, 데모데이 참여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제리 첸 역시 자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머커랩’을 소개했다. 머커캐피털은 이를 통해 프리시드 단계 투자를 선행, 창업자가 핵심 비즈니스 컨셉트와 자신이 세운 기초 가설을 검증하고 반복 실험하도록 돕는다. 제리 첸은 “단순한 몇개월짜리 부트캠프 형태 프로그램이 아니다. 1년에 10~12개 스타트업만을 추려 묵묵히 컴퍼니빌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현장에 있는 대만 스타트업 관계자에 “대만은 엔지니어링과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적절한 인재와 첫 투자자만 잘 찾는다면 젊은 대만 창업자들도 충분히 LA에서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야마자키는 “일본은 글로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국내 스타트업보다는 비교적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지난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가 전년보다 91% 오르기도 했다”며 “영어 사용이 보편화된 곳은 아니지만 현지 매니저와 액셀러레이터를 기반으로 진출길을 모색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일본 진출의 시작은 현지 매니저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찾는 것. 이어 소개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스타트업 일본 진출 돕는 플랫폼 ‘플러그앤 플레이’ ▲일본과 한국, 대만 스타트업 대상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 ‘오렌지팹아시아’ ▲현지인 매니저 고용을 돕는 서비스 ‘앵커스타’ ▲다양한 스타트업 밋업 행사를 개최하는 ‘엣지오브’. 그밖에 “핀란드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슬러시도 도쿄에서 따로 운영된다”며 “예전에는 스타트업 관련 콘퍼런스가 활성화하지 않은 데 반해 이제는 테크 스타트업도 자사를 소개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 말했다.

정부 소속 기관 ‘J-스타트업’과 ‘제트로’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J-스타트업은 스타트업 비자를 발급해주는 기관이며 제트로는 대일직접투자 촉진을 위한 원스톱 센터로 외국 기업이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정보 제공뿐 아니라 기업 맞춤형 전문가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야마자키는 “이처럼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현지 네트워크를 직접 확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글로벌 환경과 더 많이 연결될수록 성공률을 더 높아진다. 단순히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찾기보다 이번 이노벡스 같은 행사에 직접 참여, 생태계 내 플레이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싱가포르 출신 가스파 린은 “싱가포르는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본사 마련에 나서도 될 만큼 모두에게 열린 곳”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대만은 혁신적이고 강력한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했고 좋은 엘리트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대만 소비시장 28% 정도만이 외국인 소비인 데다 아직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고 혁신 기술에 대한 정책 마련도 초기 단계”라며 반면 “싱가포르 정부는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 주변국 출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 1달러를 투입하면 3달러를 지원하는 꼴로 경제적 지원이 이어지며 조건에 따라 3년간 면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부는 창업 기업에 기업 독점 기술 상용화를 위한 초기단계 자금, 기술 개발 단계에 따른 보조금 지원을 비롯한 금전적 지원에 이어 기업 운영 목적으로 이주하려는 이들에 2년 유효기간의 앙트프레뉴어 패스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그밖에는 신생기업 전용 공간이자 스타트업 허브인 Block71를 국내외 스타트업 250여 곳에 제공하고 있다. 이어 가스파 린은 정부 지원뿐 아니라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연합에 들어가야 한다”며 “WTCC(세계대만상회연합총회)나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리소스와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면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고 시장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전했다.

뒤이어 진행된 패널 토의에서는 언어 문제를 두고 논의가 오갔다.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에 있어 영어가 필수냐는 질문에 야마자키는 “해외진출을 반드시 미국이나 유럽권으로 가지 않고 일본 같은 아시아 지역으로 간다면 영어는 필수가 아니다. 언어가 통해도 문화가 통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대만 스타트업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도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언어 공부보다 문화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제리 첸 역시 “독특한 소구점이 있다면 굳이 영어를 잘 못해도 무관하다. 언어는 인재를 영입하면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기술 중심 기업이거나 B2B 서비스 위주인 기업이라면 문화적 측면도 그리 우선시되는 것은 아니며 액셀러레이터 지원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키 왕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든 영어는 필수”라며 “피칭을 하거나 투자자를 상대할 때 창업자가 직접 기업의 스토리를 전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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