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맞춤형 매칭이 이뤄지는 플랫폼 ‘브릭씨’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불편한 시장이었다. 브랜드 홍보를 필요로 하는 광고주와 인플루언서가 마주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광고주는 SNS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인플루언서 검색부터 검증과 조율 과정이 필요했다. 여기서 말하는 검증은 유령 계정으로 팔로워 수를 늘린 가짜 인플루언서를 배제하는 일과 브랜드 카테고리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확인하는 일도 포함된다.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자신의 평소 이미지와 어울리지는 않는지,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했다. 서로가 들이는 노력 대비 효과를 담보할 수는 없을까.

애드히어로는 인플루언서와 브랜드가 플랫폼에서 직접 만나도록 판을 깔았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브릭씨’다. 김진아 애드히어로 대표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발품 팔 필요 없이 인플루언서와 광고주 모두 서로에게 맞는 상대방을 찾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서다. 인플루언서는 가입 시 SNS 계정 정보를 입력하면 자신의 성향에 맞는 브랜드 매칭이 가능하다. 자체 개발 인플루언서 성향 분석 알고리즘 ‘브릭미터’는 나이, 성별, 지역, 최근 게시물 유형 등에 따라 인플루언서 성향을 미리 진단하고 맞춤 매칭을 진행한다. 광고주가 예산과 필요한 포스팅 개수를 입력하면 가장 광고 효율이 높인 인플루언서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랫폼은 멋있어 보이면 죽는다” 광고주가 브릭씨를 활용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4시간 내외. 김 대표는 “모든 것이 자동화 된 플랫폼 위에서 서로를 만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브릭씨의 역할은 플랫폼 안에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 건 김진아, 최건희 공동대표 모두 럭시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 개발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플랫폼은 어려워 보이거나 멋있어 보일 필요가 없다. 중요한건 서로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지 여부다”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크로 인플로언서를 잡아라=2018년 1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브릭씨에 모인 인플루언서는 1만 3천여 명. 1,300여 개 브랜드가 브릭씨를 통해 인플루언서와 연결됐다. 중소기업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브릭씨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애드히어로는 사업 초반 연예인, 유명 크리에이터 등 수십만에서 수백 만 팔로어를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를 확보하는 대신 팔로워 수는 수 천 대로 적지만 다종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인플루언서를 진짜 필요로 하는 곳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최건희 공동대표는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건 메가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낸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높은 비용을 치르기엔 부담스러울뿐더러 이들이 원하는 건 개개인이 만들어낸 경험 콘텐츠에 가깝기 때문이다. 메가 인플루언서가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아직 시스템화가 덜 된 상황이었다. 애드히어로는 이들 성향과 카테고리를 분류해 시는 달리 가격이 매겨지지 않아 시스템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초반 인플루언서를 모을 때 팔로워수보다 이들 성향과 카테고리를 먼저 골라낸 것도 그래서다.

인플루언서 풀이 쌓이자 세분화 된 영역에서 빛을 발했다. 강아지 샴푸 브랜드 홍보 요청이 들어왔을 때였다. 브릭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중 요크셔테리어와 비숑 등 견종별로 체험 리뷰 생산이 가능했다. 이 들 중에서도 브릭미터에 따라 연령대, 성향, 콘텐츠 스타일 별 인플루언서 성향을 분류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인플루언서 풀이 쌓이다보니 메가급 브랜드 매칭도 문제없었다. 급하게 진행되는 캠페인일지라도 성향에 맞는 인플루언서가 곧바로 매칭됐다. 별 다른 홍보 없이도 고급 브랜드에 입소문이 나자 메가급 인플루언서도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브릭씨에서 뿌린 영향력 씨앗..메가 인플로언서로 피울 것= 현재 브릭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는 크게 메가 인플루언서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각각 꽃과 씨앗에 비유한다. “브릭씨 안에서 활동하는 씨앗(마이크로 인플루언서)도 싹을 틔워 꽃(메가 인플루언서)이 될 수 있다” 비결은 콘텐츠에 있다. 최 대표는 “인플루언서 세계에서도 사실상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판이 짜여 있다”며 “고착화 된 구조에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전문화된 콘텐츠로 유명세를 얻고 이를 통해 영향력을 확보하는 인플루언서가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브릭씨는 씨앗 단계에서 꽃으로 만개할 수 있는 교육, 마케팅 프로그램 기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를 인기순으로 보여주는 등 콘텐츠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앱 내에서 구현하려 한다”며 “결론적으로 광고주나 인플루언서가 쓰면 쓸수록 브릭미터가 고도화되고 인플루언서 스스로도 진화하는 플랫폼 형태가 될 것”이라고 봤다.

크리에이터 발굴부터 커머스까지.. 인플루언서 플랫폼 판 새로 짠다=애드히어로는 올해까지 브릭씨 내 인플루언서 5만 명을 확보하고 크리에이터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6월에는 커머스 서비스도 공개한다. 예컨대 해외 독점 수입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플루언서에게 판매하고 이것들을 구입한 인플로언서가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공짜 제품이 아닌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구매한 제품으로 정확한 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인플로언서를 통해 상품이 판매되면 그에 따른 수익금은 공급사와 인플루언서가 공유할 수 있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제품 홍보와 판매 활로를 넓힐 수 있는 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키워나갈 수 있는 광고주와도 손발을 맞춰나갈 예정이다. 최 대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는 해외 상품 중 마케팅 판로가 필요한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 표현에 따르면 ‘새싹부터 꽃으로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를 얻는 느낌’이다.

아울러 올해 연말에는 영향력을 다른 식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인플루언서는 말 그대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영향력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도 있다.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을 때 같은 지역 내 인플루언서 몇 명이 공지만 해줘도 빠른 시일 내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 하는 인플루언서도 분명 존재한다. 기부캠페인이든 자선바자회 어떤 형태가 됐든 브릭씨에 모인 인플루언서와 광고주를 연결해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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