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가치 1조 넘긴 가방 브랜드

훌륭한 브랜딩은 제품의 가치를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까. 여행가방 회사 어웨이가 지난 5월  1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투자를 유치하고 1.4억 달러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2018년 400만 달러였던 기업가치는 1년만에 유니콘에 합류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레드오션이라고 불리는 가방 업계에서 두 명의 여성 창업가가 설립 4년 만에 만들어낸 성과다.


어웨이 설립자 젠 루비오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온 핀리핀 이민자다. 사업가인 아버지와 의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대학에서는 공급망관리를 공부했다. 젠루비오가 또 다른 공동창업자 스테프 코리를 만나게 된 곳은 안경 이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와비파커. 루비오는 2011년 와비파커 소셜미디어 총괄로 입사했고 스테프 코리는 유통총괄로 근무했다. 이때의 인연이 이어져 2015년 어웨이를 공동 창업하게 된 것.

어웨이는 루비오의 사적인 경험에 의해 탄생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하던 그녀는 공항에서 캐리어가 망가져 망신을 당하는 경험을 한다. 비행기를 타러 뛰어가다 여행캐리어가 부서지면서 가방에 담긴 속옷들이 사방으로 널브러진 것.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친구들에게 좋은 캐리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저렴하고 오래가는 캐리어를 사겠다는 심산이었다. 친구들의 반응은 대부분 ‘나도 모르겠다’였다. 또는 ‘내가 이 브랜드를 쓰는데 사지말라’든지 ‘좋은 브랜드지만 너무 비싸니 사지말라’는 반응이 많았다. 마땅한 캐리어를 찾지 못한 그녀는 여행가방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직접 캐리어를 만들기로 한다. 어웨이라고 이름 붙인 여행 가방 브랜드는 1년이 안되 2.5만 불의 투자를 유치한다.

여행족이 증가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스마트 캐리어 사이에서 어웨이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먼저 가성비와 품질을 강조했다. 225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제품에 준하는 품질을 제공하는 브랜드란 이미지를 구축한 것.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캐리어 시장에서 중가 포지셔닝을 취한 브랜드는 없다는 것에 주목했다.  또 100일 간 무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평생 보증을 보장하며 신뢰를 쌓았다. 비용이 크게 드는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지양하고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제공하는 D2C 방식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다.

가방이 아닌 ‘여행’ 자체에 집중하면서 제품이 아닌 스토리를 기반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점도 어웨이의 성장을 견인한 요소다. 가방 브랜드이면서도 여행 매거진 히어(HERE)를 발간해 여행 관련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나갔다. 인스타마케팅도 효과적으로 진행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세련되면서도 갖고 싶은 브랜드란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셀러브리티와 협업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는 더욱 올라갔다.  현재 어웨이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53만 명이다.  루비오는 “여행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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