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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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에서 스마트시티 융합 얼라이언스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토크콘서트를 주최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 관계자, 중소·대기업인이 참석반  스마트시티 정책 수립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 발표에 나선 최귀남 델 테크놀로지 전무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를 위한 민간협력 방안을 소개하며 “스마트시티 구축을 민간 영역으로 넘긴다 해도 어느 대기업 하나가 마스터플랜을 짜고 홀로 모든 것을 다 해낼 수는 없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보유한 단위 솔루션을 융합해 대기업이 책임있게 드라이브하는 생태계가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위주, 수도권 위주 사업 구도 방식으로는 소규모 기업이나 지역 기업은 소외되기 쉽다. 이들이 보유한 솔루션을 적절히 선택하고 모아서 유효한 결과물을 도출해야 사업 참여 유인과 의지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의 시간에는 반대로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벤처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도시형 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 상용화한 ‘오딘에너지’에 따르면 도시형 풍력발전 설비를 자체 개발했지만 실제 건물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국내 규제와 행정 절차가 매번 걸림돌이 됐다는 것. 송수윤 부사장은 “서식지, 관광 명소 보호를 이유로 규제 샌드박스의 수혜도 누릴 수 없었다. 특허 47여 개와 에너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국내서는 실제 활용 사례나 레퍼런스를 아직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쪽에서는 설비를 원하는대로 다 놔주겠다고 제안하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기왕이면 선제 도입 국가라는 타이틀은 한국이 가져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배성호 국토교통부 도시경제과장은 레퍼런스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에 동의하면서 “국내는 혁신을 시도한 사람이나 기업이 징계를 면한 경우가 거의 없다. 게다가 정부나 공기업은 입찰 과정에서 최저가, 최소 스펙 기업만 찾는 경향이 있고 민원과 문제 발생으로 인해 신기술 도입을 꺼리곤 한다”며 “작은 부작용 때문에 새로운 큰 기회를 포기하지 말고 개별 솔루션을 묶어서 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답했다. 서택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금융 지원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곳이 많은 걸로 안다. 스타트업이 좋은 기술 있어도 이를 실제적으로 검증해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시장 검증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며 테스트베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데이터 활용과 개인 정보 이용에 있어서도 테스트베드가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먼저 신용규 뉴레이크얼라이언스 대표는 사모펀드 투자사로서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이 국내서 자리잡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핵심컨텐츠다. 그러나 국내는 규제 때문에 원격 진료도 안되고 데이터 공유도 안된다. 이를 제한적으로라도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거나 차라리 해외 진출이라도 적극적으로 도왔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 이성진 이노뎁 대표 역시 “CCTV 자료를 비롯해 가공만 하면 매우 유용할 데이터를 국내법상으로는 한달이 지나면 의무 폐기해야 한다. 치매 노인, 아동 실종 이슈나 조류 독감 같은 재난 대응에 있어 영상 데이터로 사람이나 차의 이동 동선, 이상 행동을 파악하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많다. 보다 폭넓은 데이터 활용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자리에서 언급된 타개책은 세종, 부산 지역 내 그린필드형 스마트시티였다. 기존 도시 지역은 일반적으로 거주민이나 시민단체의 저항이 세기 때문에 정부는 백지 상태인 80만 평 규모 신규 부지에 도시를 새로 조성하고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시민 2만 명 가량을 모아 특별법, 특례 규정 하에 시범도시를 운영하겠다 밝힌 바 있다. 또 국토부 장관이 시범 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해 특례 규정 적용 공간을 지속 확보한다는 것. 황희 의원이 이를 두고 “시범도시 운영을 통해 우려를 해소한다면 기성 도시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자 이성진 대표는 “도시를 완전히 새로 짓는 그린필드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재개발형인 ‘브라운필드’ 안에서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은 바로 도입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슷하게 하태석 LG CNS 미래전략사업부 상무는 “처음부터 잘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도시 대부분이 이미 성숙기이기 때문에 제약 조건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발전 이어가느냐에 대한 논의도 놓쳐선 안된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은 무한히 규제를 풀어달라기보다는 구체적인 필요점을 꾸준히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장기적인 시각에서 아이디어 자체에 대한 공감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밖에 스마트시티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성호 과장은 “스마트시티라는 표현 때문에 도시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소외 지역은 바로 ICT 기술을 도입하기가 오히려 수월할 수 있다”며 논의가 도시 개발에만 편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마트시티는 결국 살기좋은 도시가 아니라 살기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끝으로 이상훈 부원장과 황희 의원은 각각 범국민적 담론과 규제 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상훈 부위원장은 “모두 기술, 기술 하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서비스다. 무엇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한 서비스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적 담론을 통해 큰 미션을 마련하고 그 아래에서 각 플레이어가 융복합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와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황희 의원은 “강원도 양양에서 서핑을 즐기러 온 젊은층 덕에 활발한 생태계가 자생한 것을 보고 배운 점이 있다. 정부의 역할은 철책을 걷고 판을 깔아주는 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철책을 걷어내기만 하면 나머지는 민간이 알아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공공기관은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을 통해 뒤따라가며 보조하는 정도가 좋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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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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