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러와 함께한 6개월…이래서 좋았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2019년 상반기 캠퍼스 입주 프로그램이 마무리 됐다. 캠퍼스 입주 프로그램은 구글이 국내 스타트업 성장과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음성 분석 AI기술 스타트업 디플리 ▲딥러닝 기반 혈압 추정 및 관리 기술 서비스 딥메디 ▲인플루언서 오픈 마켓 플랫폼 인포크 ▲청각 인공지능 솔루션 코클리어닷에이아이 등 5곳이 구글 캠퍼스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30일 열린 라운드테이블에는 캠퍼스 입주 프로그램에 참가한 스타트업 4팀이 지난 6개월 간 성과와 프로그램 참가 소회를 공유했다.

소리에 담긴 비언어적 정보를 해석하는 AI 스타트업 코클리어닷에이아이는 지난 주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기에 설치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엣지컴퓨팅을 출시했다. 한윤창 코클리어닷에이아이 대표는 “소리인식기술을 스마트스피커,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IoT, 검색엔진 등에 누구든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추정, 관리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인 딥메디는 측정부터 관리까지 가능한 건강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체 개발한 카메라 영상 기반 혈압 추정 기술은 관련 기관에서 활용 중이다. 고품질 데이터 확보를 위해 대학병원과도 연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올해 보험회사, 헬스케어 업계와 협력을 확대한 딥메디는 앱 출시와 일본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운드 기반 인공지능 엔진을 만들고 있는 디플리는 아기 울음소리와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앱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이룬 성과 중 하나는 소리 분석 엔진 서비스 최초 이용자를 만났다는 점이다. 신생아 200가구가 디플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결과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막연히 아는 것보다 구체적인 행동도 많이 다르고 서비스가 주 양육자뿐 아니라 부 양육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게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서비스 확장 가능성을 점쳤다.

2019년 1월 700% 성장율을 기록한 인포크는 인플루언서 오픈마켓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직접 판매하는 상품뿐 아니라 이들과 팀을 이룬 제품을 직접 인포크에 판매하는 D2C비즈니스, 개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등을 개발한다. 최하림 인포크 대표는 “개인이 사업을 잘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 인포크와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한 팀이 되어 효율적인 상품 판매와 관리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하림 인포크 대표, 한윤창 코클리어닷에이아이 대표, 이수지 디플리 대표, 김종인 딥메디 CTO

◇단계별 전문가 매칭부터 네트워크까지..구글러와 함께한 6개월=캠퍼스 입주 프로그램 기간 동안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어드바이저서밋, 어드바이저 인 레지던시 등을 비롯한 네트워킹 활동이다. 한상협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총괄은 “구글 네트워크와 제품, 우수 사례 공유를 통해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있다”며 “입주사 프로그램은 상황별 맞춤 지원과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핵심으로 한다”고 소개했다

프로그램 중 입주사들이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은 건 스타트업 어드바이저 서밋(SAS)이다. 스타트업 어드바이저 서밋은 전 세계에서 선발된 구글 전문가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 2주 간 상주하며 스타트업의 성장과 도약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미국, 유럽 등 총 5개 국가, 7개 구글 지사에서 10명의 구글 전문가가 서울을 방문했다.

이수지 디플리 대표는 SAS를 통해 구글 인공지능 홈팀과 딥마인드와 교류했다. 이 대표는 “함께 기술을 검토하고 발전시킨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지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게 성과”라고 평했다. 전 세계에 있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네트워크도 활용했다. “마드리드에서 활동하는 육아스타트업과 교류하며 해외 시장 상황을 살폈다.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 팀원 전원이 개발자로 구성된 코클리어닷에이아이는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시장 진입, 기업 문화와 보상 체계 관련한 맞춤형 조언을 얻었다”고 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구글 직원과 스타트업 커뮤니티 사이의 네트워크를 강화한 어드바이저 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다.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와이컴비네이터 출신 창업가이자 구글 하드웨어 사업 개발 매니저 그레고리 네메스가 함께했다. 최하림 인포크 대표는 “어드바이저가 상주하며 냉정한 조언을 건네는 선배 창업자 혹은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함께 고민해주는 팀원이 되어줘 잘 진행이 됐다”고 평했다.

딥메디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조언을 얻은 사례다. 올해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그레고리 네메스 역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거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김종인 딥메디 CTO는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건 많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사람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기술이나 어려운 기술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하지만 중요한 건 쉬운 기술로 유익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며 “현재 개발 중인 서비스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2015년 입주 프로그램 1기로 참여한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와 황리건 원티드 CTO도 자리를 찾았다. 원티드와 함께 밤샘을 담당했다던 김 대표가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얻은 것 중 하나는 ‘전우애‘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옆에 있기만 해도 전우애가 생겼다. 외롭고 고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같다”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김 대표는 “처음 하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서로 열악한 환경을 헤쳐 나가는 노하우를 배우고 서로 위로가 되고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우애에 대한 공감대는 이어졌다. 한윤창 코클리어닷에이아이 대표는 “개방된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 비슷한 성장 단계에서 겪는 고민을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도움을 된다”고 말했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떠나) 정글로 나가기 전 성공에 대한 부담감,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큰 책임감이 있지만 실패에 익숙해질 것“을 권했다. 실패는 마음 편한 일이 아니지만 실패를 학습하고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기르면 정글에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실패 기간이 짧을수록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성공은 빠르게 온다”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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