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1인가구를 위한 현실적 IoT생활 ‘아이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마트폰을 켜고 위젯 화면으로 넘어간다. 방 조명과 TV를 미리 켜둔다. 집에 누군가 있다는 일종의 페이크다. 그러고 나서 방 안 온도를 확인해보니 턱없이 더워보여 이참에 온도도 함께 낮춘다. 이런 시나리오는 요즘 새로 나오는 스마트홈 기기를 사야만 가능할까?

“원룸에 사는 대부분의 20-30대 1인 가구로서는 비싼 새 스마트 기기를 사서 월세집에 시공하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2년에 한번씩 이사가는 게 일반적인데다 집주인과의 충돌, 번거로움, 비용 모두 걸림돌이기 때문.” 임남규 아이오 대표가 말했다. “이에 반해 아이오의 제품은 인터넷으로 구매해 별다른 시공 없이도 스티커로 붙이거나 집안에 놓아두기만 하면 바로 앱을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가전이나 조명을 컨트롤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말하며 임 대표가 소개한 것이 바로 지난 7월 출시한 ‘링커’와 첫번째 제품 ‘스위처’, 그리고 곧 출시를 앞둔 ‘체커’다.

아이오의 제품 라인. 왼쪽부터 체커, 스위처, 링커

이제 막 세상 빛을 본 ‘링커’는 출시한 지 2주만에 1,200여 대가 판매된 제품이다. 적외선(IR) 센서를 활용해 구형 에어컨과 TV를 원격 조종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로 온도, 조도, 사운드 센서를 탑재해 집안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온도 조절 예약, 자동화도 할 수 있다. 한 대로 제한없이 여러 대의 가전에 연결할 수 있고 공유코드 없이는 기기에 접근할 수 없도록 보안성을 높였다. 설치 방법은 집 와이파이에 링커를 연결하고 이를 가전 곁에 둔 뒤 스마트폰에 깔아둔 아이오 앱에 가전 브랜드를 등록하는 것이 전부.

그 옆 ‘스위처’는 형광등 스위치 위에 붙이면 마찬가지로 앱으로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는 기기다. 현재의 2세대 제품은 1버튼이나 2버튼 스위치용이지만 3구 스위치에 맞춘 3세대 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블루투스 연결로 반경 30m 이내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으며 수동으로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앞서 소개한 링커와 함께 사용하면 반경 제한 없이 집밖에서 컨트롤하거나 조명이 정해진 시간에 켜지도록 예약해둘 수 있다.

링커와 스위처 모두 마이크로 5핀 충전 방식을 채택, 한번 충전하면 각각 길게는 6개월 혹은 40일간 사용가능하다. 그밖에 체커는 “현재 무료 체험은 제공하지만 문이 열리고 닫힌 내역을 확인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좀 더 보완한 다음 곧 출시한다”는 계획.

아이오 앱. 한 페이지에서 여러 기기를 관리할 수 있다

임남규 대표는 “이미 국내 통신사와 샤오미를 비롯한 전자기기 브랜드에서 비슷한, 오히려 기술적으로는 더 발전된 제품을 내놓긴 했다. 그러나 아이오는 기술로 승부하기보다 이용자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따라서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꾸준히 설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 지난달 설문에서는 링커의 연결 끊김 오류 개선, TV 자동화 기능 추가 같은 피드백이 있어 이를 업데이트 사항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앱 구성과 이용에 있어 UX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직관성을 높인 차트, 여러 기기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페이지, 앱에 들어갈 필요 없이 바로 컨트롤할 수 있는 위젯이 대표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재 제품 판매는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한달 무료 체험을 신청하면 이를 배송, 체험기간 만료 전에 구매 의사를 묻고 바로 판매로 잇는 방식이 하나. 이는 비록 제품이 모두 5만 원 후반~6만 원 초반대 가격이긴 해도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젊은 고객층에 우선 체험해본 뒤 구매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다. 두번째 판로는 오픈마켓이나 커머스, 온라인 셀레트샵 7~8곳을 통한 판매다.

한편 ‘아이오캐시’라는 자체 포인트 시스템도 구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구매, 인스타그램 이벤트 참여를 비롯해 여러 경로로 아이오를 접한 이용자에 자사 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것. 충전도 할 수 있다. “1만 원을 충전하면 12,000원 가량 포인트를 적립해 결론적으로 20~30% 정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개다.

임 대표가 호스트로 운영하는 숙소 대여 공간. 출처 – 에어비앤비 화면 캡처

그밖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쇼룸처럼 체험 공간을 선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 “집에 남은 방 하나가 있어 아이오의 기기를 설치해두고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받으면서 실제로 이용객에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임남규 대표는 “따로 공간 홍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에어비앤비 플랫폼이 워낙 활성화됐다 보니 이용객이 꽤 있다”며 슈퍼호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는 후문을 전했다.

이어 올해의 목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임남규 대표는 “체커와 부착형 CCTV 출시, 더불어 방범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이라 답했다. 이를 기반으로 멀게는 아이오의 각종 디바이스가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 자체 관제센터에서 집안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월 정액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 만약 범죄나 이상 행위가 발견되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으며 시공이나 경호팀 마련 없이 기존 설비를 이용하는 것이기에 비용도 기존 방범서비스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이는 1인 가구의 주거 공간에 대한 가장 큰 니즈가 ‘안전’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고객은 집을 비우게 될 때 조명을 일부러 켜거나 TV를 틀어놓고 집에 누가 있는 것처럼 꾸미기도 하더라”며 임 대표는 “우리 서비스의 시작은 자동화와 원격 조종이었지만 고객 니즈에 맞춰 방범과 안전으로 초점을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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