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ST유니타스 CTO “IT 고인물 없는 놀이터 찾는다면 이곳으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로 ‘IT 고인물’이라는 표현이 있다. 현재 기술에 머물면서 안주하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유하는 말이다.” 구본준 에스티유니타스 CTO가 말했다. “반면 에스티유니타스는 글로벌 에듀테크 리더십 구축을 위해 개방적으로 신기술에 접근한다. 업무 스타일도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개발자는 매뉴얼에 갇히지 않고 창조적이고 주도적으로 교육과 기술을 접목하는 실험을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다.”

구본준 CTO는 빅데이터와 오픈소스 기반 서비스 개발 전문가로 2012년 에스티유니타스에 합류, 빅데이터 기반 AI 교육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며 개발혁신실장을 지내다 지난해 2월 CTO로 선임됐다. 당시는 에스티유니타스가 자체 기술을 활용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완전히 이관하기 시작한 때. 컨테이너 앱 관리 오픈소스 시스템이자 최근 클라우드 업계 표준으로 꼽히는 쿠버네티스(Kubernetes)를 실서비스에 대규모 적용한 것도 그 즈음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올인했다.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고 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면서 구본준 CTO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우리가 보유한 기술 인프라 80% 이상을 투입하는데 그 중 쿠버네티스 적용 비중이 70%가 넘는다. 국내 IT 대기업조차 일부 서비스에 이를 시범 적용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라 전했다.

이어 앱의 모든 기능을 한 덩어리로 구성하는 ‘모놀리틱’ 접근에서 기능별 조합이 쉬운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로 전환, 빠른 서비스 개발과 배포를 꾀하기도 했다. MSA는 단일 앱을 작은 서비스 모음으로 개발하는 접근 방식을 말하는데 이를 ‘영단기’ 플랫폼에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기’ 브랜드 확장에 맞춰 브랜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 이를 두고 구본준 CTO는 “시스템 구축 초기부터 MSA를 도입하는 기업은 많지만 중도 전환 사례는 드물다”며 “현재 쓰는 기술을 최신 인프라와 기술로 꾸준히 전환, MSA에서 나아가 ‘서버리스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로 만들 생각이다. 이처럼 전통적 레거시 시스템에 안주하지 않고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도입,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이 우리의 기술 개발 성공코드”라 밝혔다.

서비스별로 살펴보면 현재 에스티유니타스가 주력하는 개발 사업은 크게 3가지다. 첫번째로 ‘커넥츠’는 분야별 지식,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과 자료, 강의를 모두 망라한 소셜러닝 플랫폼. 스터디, 모임을 구성하거나 비밀자료를 공유하고 공부일기, 퀘스트를 작성할 수도 있다. 지난 2월 베타서비스를 출시한 뒤로 신규 기능을 장착하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고, 올 하반기 정식 론칭 및 유료 멤버십 도입을 위해 서비스 안정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소개다. 이후로는 추천 알고리즘을 비롯한 AI기술을 본격 도입해 수험부터 취미, 전문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의 흐름을 만들고 이를 에스티유니타스의 AI 개발을 위한 큰 그릇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다음으로 ‘커넥츠 Q&A’는 프린스턴 리뷰의 빅데이터에 머신러닝, AI기반 문제검색 엔진을 적용한 문제풀이 앱이다. 이용자가 궁금한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검색하면 해설과 함께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추천하고 튜터와 연결해준다. 이 역시 올해 초 미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9 AWS 글로벌 교육 컨퍼런스에서 머신러닝을 적용한 교육분야 기술 혁신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는 튜터가 제안한 내용을 수집, AI가 학생에 개인화 커리큘럼을 생성해주도록 발전시킬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스텔라’는 딥러닝과 AI기술을 활용한 약점 보완과 출제 예측 서비스. 베이지안 네트워크에 기반한 최적화 알고리즘에 따라 학생 개인 학습상태를 분석하고 틀릴 가능성이 높은 문제와 유형을 집중 학습하도록 돕는다. 향후 각 문제의 요소를 자동 추출하고 라벨링하는 ‘오토 태거(Auto Tagger)’와 새 문제를 생성하는 ‘제너레이터(Generator)’를 개발해 고퀄리티 문제 생성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그밖에도 불법 공유 의심자 분류 기술, 사용자 시선 추적을 통한 강의 집중도 예측 모델, 시험 합격컷 예측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가 가진 세계적 수준 AI 기술을 교육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글로벌 에듀테크 리더십을 확보하려 한다. 동시에 에듀테크 경쟁자와의 기술적인 격차를 독보적으로 벌리는 ‘초격차’ 전략도 내세울 생각이다.” 구본준 CTO는 “에스티유니타스와 다른 에듀테크 스타트업간 차이는 ‘시장’과 ‘데이터’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됐다고는 하지만 AI 성공요소로 꼽히는 기술, 데이터, 시장 3박자를 고루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며 “우리는 이미 충성 고객과 시장을 확보했기에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그간 AI관련 연구도 쌓아왔기에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고 시장의 니즈와 문제를 예측, 이를 해결할 기술력을 모두 가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인터뷰가 진행된 당일에는 에스티유니타스 회사 라운지 소회의실마다 개발자 코딩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신규 사업 확장과 기존 서비스 품질 관리·향상을 위해 기술 분야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섰기 때문. “지원자 역량과 자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개발자의 문제해결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채용 관문 중 하나로 코딩 테스트를 진행한다. 업계 최고 난이도라 불합격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우수 지원자가 모일수록 난이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구본준 CTO는 전했다. 그러면서 “에스티유니타스는 개발자가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인공 지능 놀이터’다. 그간 쌓은 양적, 질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많은 AI 프로젝트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 학습 패턴 평가와 이미지 검색 알고리즘 연구가 대표적”이라며 “교육에 기술을 접목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해 고민과 문제의식을 가진 인재라면 환영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내부 개발인력은 2012년 4명에서 현재 150여 명으로 늘어 전체 직원 15%을 차지한다. 기획자와 디자이너까지 포함하면 유관부서 근무 인력만 40%에 이른다. 개발자 업무 환경에 대해 묻자 구본준 CTO는 “규모는 중견기업이지만 내부 프로세스와 문화는 스타트업을 지향한다. 각자 맡은 프로젝트는 주도권을 갖고 자유롭게 진행하도록 재량권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개발자는 기술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 개발 문화”라며 “좋은 기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해 ‘그 기술을 왜 개발해야 하는가’하는 물음이 언제나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채용하고 싶은 인재상에 대해 묻자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고 이를 실제 코드로 만드는 것은 개발자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교육 분야에서 IT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찾고 고민하는 자세와 협업, 도전하려는 자세를 높게 평가한다”며 “개발자 시각에서 쉽게 프로그래밍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사용자 입장에 서서 고민하는 인재를 선호하는 편”이라는 것. 아울러 “개발자를 발굴, 성장시키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기 때문에 경력직뿐 아니라 신입 채용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경력 5년 이하 주니어 채용에도 신경 쓰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끝으로 에듀테크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묻자 구본준 CTO는 “선생님과 학생이 어디에 있든 기술로 이들을 연결할 수 있는 세상, 선생님이 없는 환경에서도 학생이 배울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서비스와 플랫폼을 제공해 누구나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것. “이는 ‘1%가 누리는 기회를 나머지 99%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혁신적인 교육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운 윤성혁 대표의 창업 정신과도 맞닿는다.” 구본준 CTO는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나 솔루션의 근본에는 휴머니즘의 가치가 있어야 하고 기술은 그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 격차가 존재하는 현 시대에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기술과 도구를 제공해 누구나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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