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 무대에 선 NH농협 챌린지 플러스 스타트업 10

“토지는 인류의 한정된 자원이다. 세상의 모든 토지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기술로 찾겠다” 피칭을 마친 조성현 스페이스워크 대표가 발걸음을 내딛었다. 박 대표가 런웨이를 따라 걷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울려 퍼졌다.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 1기 데모데이가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28일 열렸다.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는 크레비스파트너스와 NH농협이 함께 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지난 6개월 간 33개 기업을 선발, 투자와 액셀러레이팅, 멘토링 등 지원을 마쳤다.

NH농협은행은 올해 4월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양재에 개소했다. 캠퍼스 규모로만 보면 2080㎡로 금융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전 서대문 디지털 혁신센터에서 나아가 핀테크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NH농협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측면도 있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 내 마련된 R&D센터에서는 범농협 계열사와 핀테크 스타트업 간 서비스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혁신캠퍼스 출범과 함께 200억 원 규모 범농협 디지털 혁신펀드도 조성했다. 스타트업과 협업 확대는 물론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그동안 혁신센터를 만들고 핀테크 기업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했지만 핀테크 업체가 성장하는데 투자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공공금융기관 특성상 벤처스타트업에 소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그동안을 반성하고 농협금융 차원에서 과감하게 벤처펀드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장은 “농협은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니다. 농협 협동조합 고유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NH디지털챌린즈플러스 33개 기업은 농업 뿐 아니라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기업을 엄선했다. 2기도 금융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사회 공헌기업을 선정해 협업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광수 농협 금융지주 회장은 축사를 통해 “NH농협은 금융뿐 아니라 농업이나 부동산 등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 생각을 가진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해 사회적 변화뿐 아니라 농협의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노력 중”이라며 “데모데이는 지난 4월 개소 이후 대한민국 금융 특구 디지털 캠퍼스에서 그동안 6개월간 일해온 33개 기업 중 우수기업 10곳을 외부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데모데이 콘셉트는 ‘RUNWAY TO THE FUTURE’다. 미래로 가는 활주로이자, 꿈꾸는 미래를 만드는 길이라는 뜻을 담았다. 데모데이에 참가한 팀 역시 피칭을 마친 후 각자가 꿈꾸는 미래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이후 런웨이를 걸으며 미래를 향해 한 발자국씩 내딛었다. 런웨이 무대에 선 스타트업 10팀을 소개한다.

스페이스워크=AI 빅데이터 기반 부동산 개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은 연간 100조원 규모로 일어난다. 문제는 수익성을 쉽사리 추정할 수 없다는데 있다. 우리나라 토지 개발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법규가 복잡해 수익성 추정이 어렵고 토지가 파편화되어 있어 전문가가 일일이 나서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개별은 작지만 전체는 크고 복잡한 시장, 해답은 기술이었다.

스페이스워크 대표 솔루션인 랜드북은 인공지능 부동산 개발 솔루션이다. 토지를 입력하면 토지의 물리적 형상과 법규, 부동산 시세에 따라 건축 형태가 분류되고 이에 따른 추정 수익을 클릭 몇 차례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 공인중개사, 건축사 등 매달 30만 건 필지를 랜드북에서 검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한 토지거래소 설립도 염두에 두고있다. 매도자가 토지를 입력하면 개발, 사업성 여부 평가 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연결한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사업성 평가, 토지거래, 부동산 개발로 이어지는 부동산 개발 프로세스를 혁신한다는 포부다.

에이임팩트=농산물 직거래 생산성 향상 플랫폼 어레인지를 운영한다. 10조 규모 농산물 직거래 시장에는 비효율이 산재해있었다. SNS 주문이 대표적인 예다. 문자,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로 직거래 판매가 이뤄졌다. 채널 별 수동으로 주문으로 처리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고객관리 어려움도 따랐다. SNS 주문 비율만 해도 전체 직거래 시장의 40%에 달했다.

어레인지는 주문 메시지를 10초 안에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농가 효율성을 끌어올리고자 한다. 어느 채널이든 주문 메시지를 복사한 후 붙여넣으면 어레인지가 자동으로 분석해 주문을 등록한다. 개별 주문이나 단체 주문도 별도 처리된다. 주문 후에는 택배 시스템과 자동연동돼 송장처리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기존 배송 처리 시간을 최대 4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임팩트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중개폼으로 농업 분야를 넘어 모든 직거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엑스바엑스=B2B 식자재 유통 플랫폼 ‘오더플러스’를 운영한다. 요식업 운영자 중 85%가 식재료를 배송받는다. 문제는 정보력과 구매력이 부족한 외식업소의 경우 좋은 식재료를 제 값에 구매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엑스바엑스는 오더플러스를 통해 외식업소에 필요한 식재료를 찾고 관리해주는 식재료 공급망관리(SMC)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오더플러스에는 53개 유통업체 55만 개 상품을 모아놨다. 가락시장, 노량진 시장, 프레시웨어, 아워홈 등 시장부터 중소형, 대기업 유통사까지 수입과일, 카페용 소모품, 베이커리, 김치 등 주문 가능한 식재료 공급망을 구축했다. 상품은 주문 다음날 새벽에 배송이 완료된다. 냉장고 내 적재는 물론 긴급배송 서비스가 제공된다. 엑스바엑스가 꼽은 강점은 공급망 관리다. 정기 식재료 구매 시 AI기반 분산구매 방식을 통해 최적화된 식재료 구매가 이뤄진다. 검색 기능도 제공된다. 식품유통에 특화된 형태소 분석을 통해 유통업체마다 다른 상품기준을 표준화하는데 성공했다. 엑스바엑스는 12월부터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에는 부산, 경남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전국에 확대하고 이후 베트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엘핀=스마트폰 특성에 맞춘 위치 기반 인증서비스를 선보인다. 위변조가 어려운 이동통신기지국과 위치인증AP에서 수신한 고유 위치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지국 기반 서비스로 활용 기반이 광범위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엘핀은 위치인증 솔루션과 생체인증, USIM 인증, 상호인증 등을 결합한 복합 인증 솔루션을 다양한 금융, 생활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위치 기반 출결관리 서비스의 경우 현재 1,700명 사용자를 확보했다. 하반기 아임히어 확장을 시작으로 근태 관리 서비스, 포트폴리오 확대와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에너닷=데이터 기반 신재생 에너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데이터 수집과 검증을 통해 에너지 시장에서 일어나는 비효율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국내 태양광 발전소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넘었다.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 확대에 따라 2030년까지 시장은 지속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성장세에 따라 태양광 발전소가 지어지고 있지만 관리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에너닷은 태양광 발전소 시장 건설 이후 시장에서 가치사슬을 구축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통합 모니터링 서비스 썬디는 전국 태양광 발전소 데이터를 수집하고 효율적인 유지 보수를 돕는다. 발전소 통합 관리 시스템은 발전소 모니터링은 물론 Q&M, 데이터 기반 컨설팅, 시공 자재 추천에 쓰인다. 축적된 데이터는 타당성 평가와 금융권 동산담보대출에 활용된다. 에너닷은 올해 발전소 데이터 활용 서비스를 확장하고 에너지 디지털화를 이끄는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커넥서스 컴퍼니=소비자 보증 상품 커머스 ‘프롬’을 운영한다. 프롬은 좋은 제품의 팬이 된 구매자가 해당 제품을 다른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플랫폼이다. 특정 제품을 구매하면 구매자에게 구매 좌표가 생기고 다른 소비자는 구매 좌표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친구로부터 온 커머스’인 것. 나의 단골상품을 소개하고 판매는 프롬이 하는 구조다. 상품이 판매 되면 소개한 친구와 구매한 친구 모두 소정의 적립금을 얻는다. 구매와 연계된 활동은 데이터로 축적된다.

키워드는 신뢰다. 상품을 보증하는 사람이 있고 신뢰가 연결고리가 돼 상품이 유통되는 구조다. 별다른 마케팅, 유통 수수료 없이도 소개와 구매, 재구매로 이어진다. 상품 가격 외 들어가는 비용은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간다. 줄어든 비용만큼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프롬 측에 따르면 운영 기간 동안 들어간 마케팅 비용은 0원이다. 출혈 마케팅 없이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커넥서스 컴퍼니 측 설명이다. 커넥서스 컴퍼니는 공급자와 소비자, 친구와 친구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힘으로 물류 혁신과 새로운 커머스 생태계를 이끈다는 목표다.

사고링크=교통사고 피해자 O2O 플랫폼을 운영한다. 보상처리 과정에서 교통사고 피해자가 겪는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사고링크 앱에서 직업과 과실비율, 부상정도, 치료기간을 입력하면 합의금 계산기가 적정합의금을 산출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제시한다. 개인별 맞춤형 솔루션 뿐 아니라 유사 사례를 확인할 수도 있다. 아울러 손해사정사, 의료기관, 차량 정비소와 연결을 통해 교통사고 피해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고링크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보험금 시장에 진출한 후 전체 보험금 시장으로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학생독립만세=학생이 학생만의 힘으로 원하는 배움을 누릴 수 있는 방법, 소득공유 방식 후불제 교육서비스를 운영한다. 당장 비용이 없이도 필요한 취업교육을 듣고 취업 이후 발생한 소득으로 교육비를 납부하는 서비스다. 교육을 받기 전 심사와 취업 이후 납부 관리는 학생독립만세가 구축한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교육 대상자의 경우 서면 평가와 후불제 납부 교육, 심리검사, 대면 상담을 통해 선발된다. 이후 법적 계약과 실제 교육이 이뤄진다.

기존 대출과 달리 취업에 성공한 경우에만 교육비 납무 의무가 생긴다. 취업 후 급여 일부분을 정해진 기간 동안 공유하는 방식이다. 취업에 실패할 시 납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2018년 11월부터 항공 지상직 취업교육분야에서 시범 모델을 만들고 있다. 6개월 내 취업률은 75%, 이익률은 33%다. 학생독립만세가 밝힌 누적 후불금액은 약 14,9억. 부도율은 0.21%다. 학생독립만세는 항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프로그래밍, 디자인, 영상 교육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다.

백스테이션=관광지 상점 유휴공간을 활용한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행 첫 날 짐을 맡기러 숙소에 가거나 마지막 날 짐을 숙소로 다시 찾으러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바일 예약 후 큐알코드 티켓을 발급 받고 상점에 짐을 맡기면 짐 보관 예약이 완료된다. 보관 상점은 짐 사람이 상주하되 CCTV 설치된 매장, 손님이 짐을 건들 수 없는 곳에 한해 모집했다. 분실이나 파손 방지를 위해서다. 2019년 1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호스트 100여 곳을 확보한 이후 10개 매장에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배달 서비스를 추가했다. 백스테이션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서울시와 주요 광역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닉컴퍼니=2019년 기준 금융규제는 1,100여 개. 닉컴퍼니는 디지털 전환기, 간편결제 등 핀테크 서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위험을 예측, 모니터링한다. 머신러닝 기반 위험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위험지표화하고 모니터링은 시각화해 제공하는 식이다. IT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회사 데이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 원하는 금융 업무를 선택하면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위험예측 알고리즘은 비밀번호 변경, 가상계좌 발급, 고객 금융 거래 형태와 프로파일을 다면적으로 분석하고 사람이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을 찾아낸다. 리포트는 금융 당국이나 기존 시트템과 연계해 금융 사고를 예방하는데 쓰인다. 올해 4월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한 닉컴퍼니는 8월 농협을 시작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상용화가 목표다. 이를 통해 디지털 금융환경에 최적화된 레그테크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NH 디지털챌린지플러스는 현재 2기 참가 팀을 모집 중이다. 선발 기업은 핀테크 특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입주해 초기 자본 및 투자, 홍보 법률 등 컨설팅을 지원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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