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에서 일어난 일 “태양광 소 덕분에 학교가요”

아프리카 케냐 포콧마을, 아이들이 일터가 아닌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소와 만나는 일. 소 이름은 ‘솔라카우’다. 솔라카우는 우유 대신 태양광을 생산한다. 몸체는 휴대용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충전 데크로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우유병 모양 휴대용 배터리를 본래 우유가 나올법한 위치에 꽂는다. 우유 배터리가 충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5시간. 솔라카우가 햇빛을 전기로 만드는 동안 아이들은 수업을 듣는다. 올해 요크가 시작한 ‘솔라카우 프로젝트’다.

출처=요크 홈페이지

“전 세계 아동 노동 인구는 1억 5천만 명. 아프키카 아동 다섯명 중 한 명은 노동으로 유년시절을 빼앗긴다” 솔라카우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지역 아동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국제노동기구가 정의한 아동노동은 ‘어린 시절 잠재성과 인간 존엄성을 박탈당해 신체, 정신적 개발에 지장을 주는 강제 노동’을 뜻한다. 아동노동은 단순히 부족한 일손을 거들기 위한 노동이 아닌 돌봄과 배움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동 노동은 빈곤 때문에 생겨난다. 가난하기 때문에 자녀를 일터에 보낸다. 돌봄과 배움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자라난 이들이의 선택지 또한 한정돼 있다. 빈곤은 되물림 되고 아동 노동의 굴레는 다음 세대에 덧씌워진다.

장성은 요크 대표는 전기에너지가 아동임금을 대체하는 보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프리카는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 중 하나다. 희소한만큼 값도 비싸다. 전기 요금은 생활비의 10~20%로 형성돼있다. 여기에는 일주일에 두 세차례 휴대폰을 충전하는 비용도 포함된다. 아프리카 지역 휴대폰 보급률은 약 95%대. 휴대폰을 결제와 지역 사회 활동 수단으로 사용한다. 도보로 대여섯 시간 걸리는 충전소로 향하는 이유다. 장 대표는 아이들이 매일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전기를 가지고 돌아간다면 전기세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일터 대신 학교로 향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연의 힘을 빌리면 된다” 쏠라카우 한 대는 60여 명 아이들이 쓸 수 있는 태양광에너지를 생산한다. 학교에 설치한 에너지를 통해 전체 마을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실질적으로 초기 설치 비용과 배터리만 있으면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장 대표는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지구는 크고 여기에 생기는 문제들도 크다. 때문에 작은 존재인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의 문제를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때 얼마만큼의 비용이 필요한지, 개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자연의 힘을 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류가 1년 간 사용하는 에너지양은 하루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연과 함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출처=요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아이들에게 보급된 보조배터리는 충전소와 호환되지 않는다. 오직 학교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 완충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지만 5-6시간에 충전이 완료되도록 했다.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서다. 블랙마켓으로 빠진다 해도 악용할 여지가 없도록 한 장치다. 일부 수업을 마치면 충전한 배터리를 들고 집으로 향한다. 휴대폰 충전, 전등을 켜는데 활용한다. 빛으로만 이용하면 여섯 시간 사용 시간이 보장된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주어지진 않는다. 그래야 아이들이 아침에 눈을 떠 학교에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에 아동노동 문제와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태양광 패널이 곳곳에 설치되기도 했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세계은행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식의 조건부현금지급(CCT; Conditional Cash Transfer)을 실행하기도 했다. 남미 지역 문맹률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였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아이들은 학교로 향했다. 아동노동 임금과 유사한 임금을 지급하니 오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CCT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었다. “교육은 한 달짜리 프로젝트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CCT는 유인효과는 있었지만 실제 많은 돈이 투입되면서 주관기관이 재정적 부담안게 됐다.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

장 대표는 “프로젝트의 목표는 소비자가 더 빨리 편하게가 아니”라고 말한다. 목표는 아동노동 근절이다. 얼마나 빨리 충전되는지 여부가 아닌 학교에 머무르게 만드는 요소가 프로젝트 전반에 내재돼 있다. 모든 디자인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구현된다. 쏠라카우 이전 선보인 쏠라페이퍼도 마찬가지다. 쏠라페이퍼는 얇고 가벼운 초소형 태양광 충전기로 주목 받았지만 이 역시 일상생활 속에서 오염 없는 태양에너지를 사용하는데 방점이 찍혀있었다. 장 대표는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요크에게는 같은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요크는 솔라카우 프로젝트로 CES2019 혁신상을 비롯해 에이백스 휴머니즘 컨퍼런스 대상, 한국기업 최초로 베를린 그린테크 페스트벌에서 그린어워드 상을 수상했다. 로이터 통신은 솔라카우 프로젝트를 ‘ 일하던 아이들이 솔라카우로 인해 클라스로 일터를 바꿨다’고 소개했다.

장 대표는 “솔라카우 프로젝트가 아동노동 문제를 푸는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면 이제는 효과성을 입증할 때”라고 밝혔다. 우유배터리에는 개개인의 아이디코드가 있다. 모든 학생들 출결 기록은 자동으로 저장된다. 장 대표는 “케냐에 설치한 솔라카우로 출석률이 증가하고 학교에 오지 않았던 아이들도 학교를 찾는다면 실험은 성공”이라고 본다. 추후 출결 시스템을 디지털로 관리하면서 솔라카우가 일으키는 변화를 투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누군가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그들 삶뿐 아니라 지역사회 삶을 변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솔라카우의 다음 행선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다. 코이카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2022년까지 솔라카우 보급을 통해 25만 명 아이들 아동노동에 근절한다는 목표다. 자생적 솔루션으로 자리 잡기 위한 실험도 진행한다. 장 대표는 “누군가의 도움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수익을 내면서도 현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말에는 새로운 솔라카우 프로젝트도 공개한다. 민간 참여를 이끌기 위한 시도다. 장 대표는 “요크만의 특별한 솔루션이 준비돼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귀뜸했다.

아프리카에서 소는 부의 상징이다. 소의 가치가 사람과 등치된다. 여자아이가 13세가 넘으면 소와 맞바꿔지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사람만큼 중요한 소를 관리하는 것도 아이들의 몫이다. 학교를 가는 대신 소를 깔끔하게 관리하고 여물을 먹인다. 전염병이 생기지 않도록 변을 치우고 돌본다. 소 덕분에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소 때문에 학교에 갈 수는 없다. 이러나 저러나 소는 애증의 대상이었다.

장 대표는 소의 의미가 역전될 것으로 봤다. 소 때문이 아니라 소 덕분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장 대표는 “이제는 고마운 소 덕분에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아울러 ” 좋은 일을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좋은 일을 하면서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때 창의적이고 똑똑한 사람이 업계로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의미한 성과가 나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믿는다. 많이 지켜봐주고 관심가져달라”

한편 장성은 요크 대표는 제 12회 부산국제광고제 발표 무대에 올라 ‘새로운 세상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요크의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장 대표는 “요크가 새로운 현상에 대해 갖는 시각과 문제를 풀어가는 시도를 이야기한다면 광고 마케팅은 이를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며 참가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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