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소비 패턴,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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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를 먹게 되는 몇가지 경로가 있다. 어느날 갑자기 맨몸으로 피로를 견딜 수 없다고 느꼈을 때, 명절을 맞아 선물을 받았을 때, 건강관련 방송프로그램이 어떤 질병에 걸리고 싶지 않으면 이 영양성분을 꼭 먹으라고 권유 아닌 권유를 할 때. 하지만 그렇게 먹게 되는 영양제가 지금 내게 필요한 성분이라 확신한 적이, 혹은 제때 한 통을 다 비워본 적이 있었을까? 

“건강기능식품 시장과 니즈가 함께 성장한 덕에 영양제 종류는 다양해졌고 평균 소비량도 늘었지만 마케팅 위주로 시장이 흘러갈 뿐 일반 고객은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지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 고성훈 케어위드 대표가 말했다. “영양제 섭취의 핵심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알맞게, 꾸준히 먹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전까진 이러한 핵심을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간편하되 지속성은 높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필리는 지난해 3월 설립된 케어위드가 같은해 10월 정식 론칭한 맞춤영양제 정기구독 서비스로 이용자가 간단히 자기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설문을 진행, 가장 필요한 영양성분을 분석한다. 이에 따라 영양제 조합을 추천, 단기 혹은 정기배송하는 한편 설문 참여 없이 직접 영양제를 골라 구매할 수도 있단 소개다.

온라인 설문은 굳이 어려운 내용을 묻진 않는다. 나이, 성별, 키, 몸무게와 최근 증상, 불편한 부분, 운동과 식사를 비롯한 생활습관처럼 이용자가 금방 답할 수 있는 문항이 대부분이다. 고 대표는 “혈액, 모발, DNA 검사 같은 더 정밀한 방법도 있지만 일반인 대상으로는 문턱이 낮고 익숙한 온라인 설문이 적합하다 생각했다”며 “설문 시스템은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증상 해당 여부를 체크하는 단순한 형태였다면 이제는 같은 답을 하더라도 다른 결과를 받아보게끔 알고리즘을 고도화, 개인 상황과 환경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영양제를 수령한 다음에는 스마트폰으로 섭취 알람과 건강상식도 받아볼 수 있다. 자체 앱 대신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하는 형태지만 섭취여부 확인뿐 아니라 배송일 조정, 상담사 연결까지 지원하는 ‘필리케어’를 통해서다. “영양제는 아파서 먹는 건 아니기 때문에 사놓고도 안 먹는 경우가 많다. 복용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알람과 메시지를 보내는 게 1차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까지 네이티브 앱을 개발, 개인화 액션을 지원하고 다양한 소통 방안을 만들려 한다. 또 필리를 통해 구매하지 않은 일반 영양제 소비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생각”이라 고성훈 대표는 말했다.

수익 모델에 대해 묻자 제품 판매 수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여기서 판매 수익은 유통 마진이 아니라 제품 원가를 제외한 이윤을 말한다. 기성품 대신 자체생산한 영양제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영양제를 전문 개발하던 팀도 아니고 서비스적 관점에서 시작했기에 처음에는 굳이 자체생산까지 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영양제 시장은 여러 성분을 혼합해 출시한 복합제가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다양한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단일제 시장을 형성, 필요에 따라 조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단 판단이었다.” 따라서 필리는 마그네슘과 비타민D, 칼슘을 결합한 제품을 제하고는 비타민B, C, 루테인, 밀크씨슬,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단일제로 각각 출시했으며 꾸준히 종류를 늘려갈 계획이다.

앞서 말했듯 영양제 생산과 유통 경험이 부족했다보니 사업 초기에는 이것저것 보완할 것도 많았단 기억이다. 대표적으로 영양제 개발 전문성에 대해 “신약 개발과 같은 난이도는 아니기 때문에 식약처가 인정한 원료를 어떻게 배합할지, 원료는 어디서 수급할지에 대한 고민이 핵심”이라면서도 “국내 메이저 제약 연구소 출신 제약학 박사를 전문 어드바이저로 섭외, 자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문제는 정기구독 모델이 단품 구매보다는 심리적인 장벽이 높다는 점이었다. “구독 모델은 콘텐츠, 보험 서비스를 빼면 국내 일반 소비자에는 낯선 개념일 수 있다. 구독, 정기배송이라 하면 6개월, 1년치를 미리 지불하고 무조건 그 기간동안 제품을 받아야 하는 약정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이같은 오해를 푸는 방법은 서비스 개선과 소통뿐이란 생각이다. “충분히 서비스 이용 방법과 일시정지, 취소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고 대표는 “출시한 지 1년이 안 됐기에 현재 3개월 이상 구독고객 비율이 가장 유의미한 데이터다. 이는 9월 기준으로 40% 후반을 기록한 뒤로 꾸준히 오르고 있어 만족도, 효용성 개선의 긍정적 시그널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고 대표는 향후 사업 확장계획도 밝혔다. “필리는 영양제를 추천하고 정기적으로 복용하도록 돕는 비교적 간단한 모델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큰 노력없이도, 굳이 항상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건강을 관리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성장하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주목한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일상에서의 자연스러운 건강 관리를 테마로 영양가 높고 오염 없는 대체음식 개발로 사업을 넓힌단 구상이다.

다음으로는 항상 이용자 곁에서 운동과 멘탈케어를 돕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 앱을 기획, 전반적인 건강 관리 지원서비스를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고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개인 건강비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본인이 스스로 필요를 느끼고 방법을 아는 이들보다는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변화할지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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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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