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앞으로의 5년이 중요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AR에 손을 뻗고 정부 역시 증강현실을 유망 산업으로 키우려 하기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논의 가운데 지금 제일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다. 소비자가 과연 시중에 나온 AR 콘텐츠와 서비스에 기꺼이 돈을 낼 만한 가치를 느끼는가다.”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가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열린 스타트업콘X넥스트콘텐츠콘퍼런스를 찾았다. 30분간 진행된 발표 세션을 통해 정 대표는 “앞으로 AR 시장이 모든 이가 보편적으로 애용하는 시장이 될지 게임기기처럼 일부만이 열광하는 시장이 될지는 5년 내로 결정될 것”이란 생각을 밝혔다.

정 대표는 먼저 AR 산업 전망을 분석하며 “현재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AR시장은 5년 안에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일정 성능만 넘기면 기본 스마트폰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된 덕분에 VR과 비교하면 6~7배 정도 높은 수치”라 말했다. 영역별로는 광고, 산업 분야서 채택이 활발하지만 앞으로 가장 성장할 섹터는 커머스 분야와 하드웨어 개발 시장을 꼽았다. 그 이유로는 “커머스에 AR기능을 넣는다고 구매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품률이 준다는 조사가 있다. 반품률로 인한 손실이 국내서만 연 1조 4천억에 이른다고 한다. 즉각적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단 뜻”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AR산업이 꾸준한 성장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여전히 극복 과제도 많다는 생각이다. “복잡한 개발 환경 탓에 작은 회사로서는 아직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과 제작 비용이 높다는 점이 대표적인 해결 과제”라며 “무엇보다 AR, VR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모델 마련에 실패해 문을 닫는다는 게 문제다. 많은 팀이 정부 과제, 대기업 용역에 의존하며 사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 또 그는 “산업 섹터로 진출한 곳이 늘어난 것도 당장 매출을 내려면 엔터프라이즈를 대상으로 삼는 것이 유리하단 판단 때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 대표는 킬러콘텐츠의 등장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활성화를 AR 시장 성장 필수 조건으로 꼽는다. “디바이스와 기술 보급 덕분에 기능 보편화는 확실하다고 본다. 5G 상용화 덕분에 확실히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단기 용역 과제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할 때다. 유통비용 절감뿐 아니라 콘텐츠 유통 플랫폼 전쟁이 일어날 거라 보고 있다”는 것.

또 “현재 AR,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HMD는 일상에서의 활용이 어려워 게이밍에 갇혀있는 데다 UX가 소비자 친화적이지도 않다”며 “본격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의 아이폰은 기술 혁신이 아니다. 아이폰은 UX 혁신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개발에 나선 AR 글래스가 지금의 UX 한계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콘텐츠 개발 환경도 보다 저변을 넓혀야 함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구글과 애플이 각각 내놓은 ‘AR 코어’와 ‘AR 키트’처럼 무료 배포되는 SDK. 두 기업은 SDK 배포와 함께 AR 콘텐츠 유통 플랫폼 활성화 계획을 드러내며 차세대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겠단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의 일환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콘텐츠 개발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던 작은 기업과 팀에게는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어스랩 역시 자체 AR 솔루션 ‘AR 기어(Gear)’ 플랫폼을 기반 삼아 에셋 마켓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어스랩이 제공하는 SDK를 탑재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플랫폼 참여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정 대표는 “이같은 기술 보급과 플랫폼 확대가 어떤 회사들에는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시어스랩은 이를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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