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꿈꾼다면.. ‘핀란드 실패파티’ 권한다

“체감상 핀란드로 연수를 오는 한국인 비율은 늘었다. 한국인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건 매번 똑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알토대가 뭐하는 곳이에요? 같은 질문이다” 박솔잎 포어씽크 COO가 말했다. 박 COO는 한국인 최초로 2018년 핀란드 스타트업 취업비자를 획득하고 핀란드 현지에서 인공지능 이커머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북유럽 복지 강국이자 선진 교육 제도로 알려진 핀란드, 지난 6월 대통령 국빈 방문 당시에는 노키아 몰락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명되면서 ‘스타트업 하기 좋은나라’로 주목받기도 했다. 덩달아 핀란드를 찾는 한국인들도 늘었다는 게 박 COO 의견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난 박 COO는 “핀란드를 찾는 한국인이 많아지면서 핀란드 사람들도 한국을 궁금해 한다”며 이제는 정보를 얻기 위해 핀란드에 오는 것이 아니라 사전 정보를 토대로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한국에 대해서도 알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제는 실질적인 교류 협력을 논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박 COO를 비롯한 핀란드 한인과학기술인협회가 <핀란드 실패파티> 책을 집필한 이유다. 박 COO는 “한 쪽이 지식을 전달하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양방향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핀란드 실패파티>에는 노키아 경제로 일궈낸 과거 핀란드 산업과 이후 성장한 스타트업 생태계, ICT, 게임, 스마트 모빌리티를 비롯한 현재 동향, 현재의 실패와 배움을 딛고 펼쳐질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미리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핀란드 현지에서는 ‘본 게임’을 시작하라는 뜻에서다.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기업가와 연구자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노키아 출신으로 핀란드 노키아 경제를 몸소 체험한 배동훈 포어씽크 대표, 핀란드국가기술연구소(VTT)에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관여한 전혜원 연구원을 비롯해 핀란드에서 무선 네트워크 자원관리 기술을 연구하는 조병진 박사 등 핀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ICT, 교육 전문가가 핀란드 산업, 교육, 복지 생태계를 전한다.

핀란드 산업 생태계를 알리는 이유를 묻자 박 COO는 “핀란드가 한국 스타트업이 유럽 시장으로 들어가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체 인구 550만으로 내수 시장이 작은 핀란드 시장만을 노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투자 규모나 엔젤 투자 완성도 측면에서 국내 환경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박 COO는 “핀란드가 모든 측면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핀란드를 징검다리 삼아 유럽 진출하기엔 좋은 입지”라고 설명했다. 법인을 설립하면 유럽연합 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도 강점이다. 핀란드는 거주자에게 국적과 신분에 차이 없이 동일하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이민자 융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2018년 핀란드 글로벌 인재 유지 정책 중 하나로 마련된 스타트업 취업 비자가 대표적인 예다. 박 COO 역시 2018년 해당 비자를 취득했다. 박 COO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차별 지원 정책은 없다”고 덧붙였다. 관련 부처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비자를 신청할 때도 공정한 심사가 이뤄진다. 지원 정책이나 신청 절차 또한 영문 매뉴얼로 정리돼 있어 영어만 자유롭다면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 것을 가지고 오면 좋겠다. 교류 단계를 분명히 알고 본인 장점으로 할 수 있는 영역 많을 것. 핀란드에서 한국을 알렸으면 좋겠다” 박 COO는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 외에도 핀란드 사회 밑바탕을 그리고 있는 신뢰 시스템, 신뢰의 밑거름이 되는 핀란드 교육 시스템도 <핀란드 실패파티>에 담았다. 핀란드 스타트업 관련기관 ABC 부록도 확인할 수 있다.

박 COO는 핀란드 내 스타트업 센터가 들어오면 핀란드를 찾는 한국 스타트업도 많아질 것으로 봤다. 덩달아 핀란드 한인과학기술협회를 비롯해 핀란드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도 바빠졌다.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으니 필요하면 우리가 도와주자고 얘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포어씽크도 핀란드에서 입지를 견고히 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중인 이커머스 솔루션 상용화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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