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문턱 낮춘다”

“여기저기서 아무리 차세대 먹거리산업이라 해도 IT회사조차 증강현실(AR)은 멀게 느껴지곤 한다. 유니티나 개발 엔진단 로직, 기능을 잘 모르는 웹개발자, 웹디자이너만으론 AR 콘텐츠를 개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안상철 렛시 대표가 말했다. “렛시는 이러한 이유로 AR콘텐츠 개발을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이제 기반이 마련됐으니 충분히 덤벼볼 만하다’고 알리려 한다.”

렛시는 AR 콘텐츠 저작툴 웹AR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개발, 제작부터 배포, 체험까지 모두 웹 환경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렛시 SDK를 이용하면 웹디자이너와 웹개발자도 HTML5, 자바스크립트, CSS 구조로 AR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사용자는 앱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AR 저작툴 개발사와는 가치관과 방향성이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AR 저작툴 개발사는 트래킹 엔진 성능에 집중한다. 의료나 산업 현장처럼 특정 환경에서 전문성, 생산성 향상을 돕는 데 AR을 활용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서다. 따라서 네이티브 앱에서 구동하는 무게감 있는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래픽 퍼포먼스가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기도 한다.” 반면 렛시는 광고나 길 안내를 비롯해 보다 캐주얼한 접근을 채택, 웹이 가진 가벼움과 확장성을 토대로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동적으로 구현한단 소개다. 더불어 온라인 콘텐츠를 서로 매시업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 것.

다른 SDK로 만든 AR 콘텐츠는 앱 환경에서만 실행된다는 점도 한계로 꼽는다. 앱을 새로 개발하고 관리, 홍보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자체 앱이 이미 있더라도 용량이나 설계 문제로 임베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AR콘텐츠는 조작이나 데이터 연결이 어려워 이미 만들어진 짤막한 영상을 관람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단 게 안 대표의 분석이다.

반면 렛시 웹AR SDK로 만든다면 백엔드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단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기에 운영 도중에도 조작, 변형, 업그레이드가 쉽단 설명이다. “유저가 비춰보는 바로 그 시점에 콘텐츠가 구축될 수도 있고 호기심과 재미를 높이는 방향으로 유저마다 차이를 만들 수도 있다”며 안 대표는 “기존 AR이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시나리오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어디서 누가 비춰보든 실시간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띄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렛시 SDK는 AR 콘텐츠의 좋은 전환포인트가 될 것”이라 전한다.

10월 초부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체험용 웹AR SDK도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이용을 원하는 개발자는 메일을 입력한 다음 코드를 받아 API 도큐먼트, 튜토리얼 같은 참조 문서와 함께 콘텐츠 저작에 필요한 사물 인식 엔진과 코어 엔진을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웹AR SDK는 테스트 단계를 거쳐 연말까지 문제점과 개선점을 확인, 고도화한 다음 내년 상반기 유료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수익 모델을 SDK 라이센싱 판매에서 기대하고 있어서다. 

안 대표는 “이번 체험판 배포를 통한 1차 목표는 포트폴리오를 쌓는 것이다. 제작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팀과 접촉하거나 학부생, 대학원생이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 커뮤니티에도 제공,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며 “그 다음 목표는 개발자 풀을 넓히는 것이다. 국내는 웹개발자, 웹디자이너 커뮤니티가 아직 크지 않아 이들 사이에 웹AR 개발자 커뮤니티를 형성, 활성화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밖에 관련 인하우스가 있더라도 SDK를 활용할 능력이 부족한 곳도 많기에 AR 콘텐츠 제작도 의뢰받을 계획이라며 협력사를 충분히 확보, 고객 수요를 함께 감당하고자 한단 구상도 덧붙였다.

“궁극적으로는 웹AR을 플랫폼화하려 한다. 센서 독립적인 현실세계 추상모델, 장소기반 공간체계 일원화와 함께 혼합현실 서버내 사물인식 DB와 웹 콘텐츠 생태계를 이어 언제 어디서든 디테일하고 동적인 콘텐츠를 구성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향후 스마트시티 환경에서 쉽고 편하게 일상 정보를 확인하는 서비스에 렛시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성철 대표는 말한다.

“한 기술이 초기 시장에 접어드는 시기에는 기술 표준이랄 게 따로 없어 저마다 자기 기술이 최고라 말하기 마련이다. AR 기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안 대표는 웹 AR 기술 표준화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다만 “표준으로 인정받기까지 스타트업 한 곳이 드라이브하기는 쉽지 않다”며 “웹은 W3C라는 웹 표준 개발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일찍이 표준을 제정해 참여자가 브라우저 관계없이 원활히 작업,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렛시는 2015년부터 WC3에서 회원사로 활동, 마찬가지로 웹 환경에서 AR 콘텐츠를 문제없이 만들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AR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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