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 돋보인 IBK 창공 부산 1기 데모데이

IBK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IBK 창공 부산 1기 데모데이가 6일 부산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개최됐다. 부산 스타트업 위크 주간에 열린 이번 데모데이는 지난 6월부터 5개월간 IBK창공 지원을 받은 기업 19개 중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발표는 헬스케어, 크리에이티브, 글로벌, 커넥티브 4 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피칭 평가를 통해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선발했다.

◇ VC 30명이 뽑은 최우수상은=이날 심사를 진행한 VC 30명이 뽑은 최우수상은 생명 공학 연구 및 기술개발 기업인 다나그린에게 돌아갔다. 다나그린은 동물실험 대체 기술 개발 및 인공 장기를 연구하는 헬스케어 분야 기업이다. 매일 수십 명의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차원 세포배양키트 프로티넷을 개발, 인공 장기 생산을 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인공 장기는 실제 장기에서 탈세포한 후 환자의 세포를 주입해서 만든다. 이 기술의 단점은 수급 및 고비용이 든다는 점. 다나그린의 세포배양 기술은 실제 세포 없이 생체와 유사한 방법으로 장기를 배양할 수 있어  장기 수급과 고비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

우수상을 수상한 에덴룩스는 현직 의사가 개발한 시력 회복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오투스를 만든다. 주기적인 눈 근육 훈련만으로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으로 하드웨어 디바이스와 앱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 실시간으로 시력을 분석하고 치료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오투스에는 탑재된  광학기술이 눈의 수정체 조절 근력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해 근력을 강화, 시력을 회복시켜주는 원리다. 실제로 오투스를 활용해 3개월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4주 동안 눈 시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나그린, 에덴룩스에 이어 헬스케어 분야 기업으로 소개된 오쎄인은 인공뼈 기반 치과 치료제를 연구, 개발한다. 임플란트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자갈, 모래 형태인 기존 인공뼈 대신 형태와 강도 유지가 가능한 인공뼈를 생산한다. 오쎄인 제품은 치과 치료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등에서도 확장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자 연결을 핵심으로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는 일루넥스, 리테일영, 카고뱅크 등 3곳도 소개됐다. 일루넥스는 기업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공급망과 기술 매칭을 제공하는 이펙트몰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이펙트몰은 기업이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을 찾아 매칭해주는 플랫폼으로 기업 빅데이터 분석과 AI기술을 통해 잠재적 공급망을 추천, 시각화해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리테일영은 식당의 식자재 재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도매시장 직거래 O2O플랫폼 푸드팡을 운영한다. 푸드팡은 중매인 유통업체 소매상 식당의 식자재 유통구조를 모바일 앱을 통해 중매인 식당 간 직거래로 변화시켜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식자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푸드팡은 부산, 양산, 서울 700여개 식다, 호텔 등이 활용하고 있으며 2022년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고뱅크는 핀테크와 화물정보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화물차 운송 시장의 문제인 운송료 체납 해결을 위한 운송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주, 주선사업자, 차주를 연결해주는 앱으로 앱에서 결제를 진행한 후 배차를 신청하면 운송료 결제, 전자문서관리, 실시간 물류 위치 및 운송궤적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분야에서는 레지(미국)와 롱보과학기술유한회사(미국)가 소개됐다. 레지는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를 위한 이력서 작성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다국적 기업의 채용시스템(ATS)에 최적화된 이력서 작성을 도와 구직자의 서류 합격 확률을 높여준다. 롱보과학기술유한회사는 모바일 로봇 및 실내물류 솔루션 공급업체로 자체 개발한 자율모바일 로봇(AMR) 시스템을 통해 생산물류, 창고물류, 서비스물류 등 실내 운송에서 고객에게 맞춤형 원스톱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국내 기술력으로 만든 소형 수중드론 생산 기업 로보스텍, 초고압 극한 환경을 견디는 플러그 밸브 개발사 에스아이플로텍, 부착형 건식 나노분말 표면처리기술 개발을 통한 분말 및 장비 판매 기업 이노플라즈텍이 발표에 나섰다.

과정이 곧 보상이다”=한편 이 날 박지수 레이니스트 CPO는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박 CPO는 기업가치 3,000억원, 매출 45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뱅크샐러드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지금의 성공은 두 차례 운영 중단 후 이룬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CPO는 왜 실패하고 성공하는 것인지에 대해 자문하면서 결국 차이는 “스스로 성장하는 제품이냐 아니냐의 차이”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성장하는 제품이란 진성 사용자 그러니까 충성 사용자가 많은 걸 의미한다. 일시적 매출이나 허수 사용자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CPO는 이를 위해 첫째 자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둘째 우리 그러니까 스타트업은 고객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뱅크샐러드는 첫 번째 선보인 가계부의 경우 실패했다. 되돌아보면 가계부 사용자에 대한 이해보다는 만들고 싶은 가계부에 관심이 있었던 결과다.

이런 실패를 경험한 뒤 뱅크샐러드는 비로소 고객을 만나기 시작했다. 학습 결과 소비자는 매일 지출 통제가 가능한지가 중요했고 매일 정리한 내역을 모아 분야별 지출 내역을 정리하는 게 중요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경험은 지금의 뱅크샐러드를 만드는 바탕이 됐다. 박 CPO는 지금도 매일 방문하는 사람 중 60%는 가계부 사용자라고 말한다. 고객을 잘 이해한 결과인 것.

박 CPO는 현재 뱅크샐러드 서비스를 하기 전에도 1년간 시행착오기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른바 린 프로세스(Lean Process)로 박 CPO는 여기에서 가설과 검증, 학습 3가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반드시 최소 비용으로 검증할 것과 인사이트를 토대로 새로운 가설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작게 실패하고 크게 성공하라”는 것이다.

박 CPO는 마지막으로 “과정이 곧 보상(The journey is the reward)”이라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스타트업이 성공의 길로 가기 위해 여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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