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군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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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은 1899년 개항 이후 항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일제강점기 당시엔 무역과 군사 전략의 요충지로 새로운 사람을 불러들였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조선소와 제조 공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공업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북적이던 도시도 주력 산업 침체와 공장 폐쇄로 활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 공장이 가동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군산 경기도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는 꼬리표처럼 붙기 시작했다.

군산에 변화의 바람이 분 건 올해 3월, 옛것이 지나간 자리 새로운 것들이 움트기 시작했다. 구도심 영화동에 군산 창업가를 위한 공간 로컬라이즈 타운이 들어서고 군산에서 활동하는 창업가가 군산을 콘텐츠로 한 사업모델을 실험한다.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다.

“이번 열차는 군산, 군산행입니다” 테헤란로 커피클럽이 12일 로컬라이즈 군산에서 개최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하는 테헤란로 커피클럽은 매 회 주제와 관련된 스타트업 창업기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평소에는 서울 지역에서 열리지만 10월에는 제주, 11월 첫째주 실리콘밸리에서 커피클럽이 열리기도 했다. 지역에서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고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창업가를 만나기 위해서다. 11월 둘째 주는 전북 군산에 커피 테이블이 차려졌다.

출처=스타트업얼라이언스

김정헌 뉴블랙 대표는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청년 창업과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을 새롭게 충전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SK E&S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언더독스가 프로그램 설계, 운영을 맡았다.

김 대표는 “지역 재생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명제지만 이를 해낼 수 있는 건 지역의 인재, 창업가가 돼야 한다고 봤다”며 프로젝트 배경을 설명했다. 공간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군산 구도심에 위치한 영화동 건물을 매입한 후 지역 창업가를 위한 공간으로 꾸렸다. 로고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태양같이 떠올라 지역을 띄운다’는 의미를 담았다. 둥그스름한 테이블과 아치형 통로, 안내판 등 로컬라이즈 타운 공간 곳곳엔 로고 디자인이 반영됐다.

공간은 총 4층 규모다. 각각의 공간은 일하고 쉬고 배우고 지역사회와 놀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층은 예비 로컬 창업가와 군산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카페와 셀렉숍이다. 누구나 들러 이용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다. 2층과 3층은 총 23개 사업팀이 업무 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2층에는 코워킹 공간이, 3층에는 회의실과 공유주방이 들어서있다. 4층은 군산 지역 재생의 중심 영화동이 한 눈에 보이는 루프탑이 마련돼 있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총 23개 창업팀이 공간을 활용하거나 거쳐갔다. 23개 팀 중 군산 지역 창업가는 절반, 나머지 절반은 타 지역 창업가다. 한 지역내 자원으로 도시를 다른 방향으로 바꾸기는 어렵다는 게 판단이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자원과 소싱이 다른 곳에서 와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청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사정상 외지 청년 유입도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교육은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 두 분야로 진행됐다. 13주 간 진행된 교육에는 창업 전문코치와 군산 전문 코치가 참여했다. 김 대표 설명에 따르면 지역 이해를 높이고 군산 지역에 알맞은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교육과 실행에 집중하기 위한 거처도 마련했다. 로컬라이즈 타운 근처 게스트하우스 장기 계약을 통해 군산 외 지역 창업가가 군산 지역에 체류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 첫 해, 로컬라이즈 타운을 중심으로 창업팀이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며 일종의 관계망이 형성됐다. 프로그램 말미 진행된 로컬라이즈 페스티벌엔 군산 시민과 관광객 1,000여 명이 참여하며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군산이라는 도시에 남아 사업을 정주하게 될 것인지 여부가 사업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였다며 “올해 나름의 성과를 거둔만큼 내년에는 새로운 팀을 통해 관계망을 확대하고 군산 시민에게 프로그램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지역 주민이 원하는 도시재생을 만든다는 목표다.

출처=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현장에 모인 군산 지역 창업가에게 서울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지역 창업 생태계 현황을 공유했다. 임 센터장은 “한국에서 10억 이상 벤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10월 기준 594개에 지역 생태계 비중은 아직까지는 낮다”며 92%가 서울 경기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짚었다.

임 센터장 발표에 따르면 경남권의 경우 10억 이상 투자를 받은 회사는 경남 통영 신선식품 온라인 커머스 얌테이블이 유일하다. 얌테이블은통영 토박이 주상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시장이 부상하면서 성장을 이룬 신선식품 온라인 커머스다. 누적 투자금은 110억 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은 350억 원이다. 전북 지역에선 참기름 스타트업 쿠엔즈버킷이 10억 이상 투자 유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쿠엔즈버킷은 익산 지역에 공장을 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 센터장은 “기존 전통산업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여주는 상생 스타트업이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제조업 공장에서 AI를 통해 불량품을 판독, 엑싯에 성공한 수아랩과 동대문 원단을 온라인 DB로 옮겨와 동대문 상인과 전 세계 디자이너를 연결한 패브릭타임이 대표적인 예다. 임 센터장은 “지금 잘 되고 있는 성공 모델을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지 문제를 보고 해결점을 찾으라”며 “지역이 가진 강점을 보고 시장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가, 변화하는 시장 기회를 포착해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스타트업얼라이언스

한편 이날 테헤란로 커피클럽에는 방탄소년단 한복으로 유명세를 탄 전주 기반 한복 브랜드 리슬, 로컬라이즈 군산 팀 한국 소도시 자유여행 가이드 제작사 소도시, 군산지역 콘텐츠 개발, 크리에이터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슈퍼워커, 군산 지역 기반 게임 콘텐츠 개발사 비어드벤처가 사업 발표에 나섰다.

출처=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 중 비어드벤처는 군산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 잃어버린 기록, 로스트를 만들고 있다. 현재 라인업은 총 4가지다. 스마트폰과 연동 후 미션 키트 코드를 입력하면 군산 지역 내에서 해결해야 할 퀴즈, 퍼즐 등 미션이 제시되는 방식이다. 미션은 군산 지역 내 장소, 사물 등 지역 내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었다. 미션을 해결하면 다음 장소가 안내된다. 이를 통해 군산의 다양한 역사적 장소를 거치며 지역에 담긴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미션을 완료하면 보상이 지급된다. 비어드벤처와 연계한 상점에서 할인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로스트는 지역과의 상생을 꿈꾼다”며 “지역의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자원 등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지역 환경을 재밌게 소개해주고 이를 통해 평소 관광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군산을 느끼길 바랐다”며 게임 개발 취지를 밝혔다. 올해 군산 지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비어드벤처는 추후 경주, 포항, 목포, 수원 등 지역 내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게임 콘텐츠를 통해 이를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단순 게임을 완수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게임을 통해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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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화 기자
/ lee99@venturesquare.net

스타트업들과 함께 걷고, 뛰고, 부비며 이 세상에 필요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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