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성장중”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대만 타이베이 엑스포돔에서 14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되는 미트 타이베이 2019에 참석한 VC, 액셀러레이터, 엔젤투자사, 미디어 관계자에게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과 현황에 대해 물었다.

미트 타이베이 주관사인 비즈니스 넥스트의 제임스 헝 CIO는 대만에서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배경에 대해서 먼저 설명했다. 비즈니스 넥스트는 2014년부터 매년 미트 타이베이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본 테크 미디어다. 헝 CIO는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2014년 이후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4년 대만에서는 해바라기 운동으로 불리는 학생사회운동이 일어났고 이 시기와  맞물려  정부가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헝 CIO는 “대만 스타트업 활성화에 큰 역할한 정부 기관은 크게 두 곳이 있다”며 “타이완테크아레나(TTA)를 운영하는 대만과학기술부와 스타트업 테라스를 운영하는 대만 경제부”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 창업 비율도 과거에 비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TTA는 대학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어 청년 창업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과거에는 TSMC 같은 유명한 회사에 자식이 취직하는 것을 바라는 부모가 많았지만 지금은 스타트업 취업에 대해서도 관대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앨리사 치우 앵커벤처파트너스 대표는 “대만 대학교 대부분이 학교 내 인큐베이팅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창업을 위한 제반은 마련되어 있지만 아직은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기업에 다니는 것이 선호되는 분위기”라며 “환경은 점차 변화하고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앵커벤서파트너스는 엔젤 투자 및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케피탈이다.

정부 지원 덕분에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도 빛을 보게 됐다. 패티 니 타이완스타트업스테디움(TSS) 매니저는 “대만은 기술 분야 인재 등 고학력 인력이 많지만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떻게 본다면 대만 스타트업은 좋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걸 알리는 마케팅 측면에서는 부족했는데 정부 지원이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TSS는 민간 기업이지만 정부 기관인 NDC(National Development Council)의 지원을 받아 대만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및 성장을 돕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발전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에드워드 차이유 매쉬벤처스 매니징 파트너는 “아직 성공했다고 부를 수 있는 대만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생태계가 크게 조성되어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어떤 방향으로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대만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이리저리 시도해보는 과도기에 놓여 있는 것 같다”면서도 “대만 시장의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 등이 대만 내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메쉬벤처스는 주로 미국과 유럽에 투자를 진행하는 대만 벤처캐피털로 미트 타이베이 2019 인베스터 클러스터에 참여해 사전 신청한 스타트업과 3일간 1:1 매칭 상담을 진행한다.

또 다른 대만 VC인 체루빅 벤처스 안젤라 리우 어쏘시에이트 역시 “아직 스타트업 생태계가 크게 조성되지 않았지만 점차 커져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열렸던 스타트업 컨퍼런스를 예로 들며 “3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 컨퍼런스가 이 정도 규모로 열리지 않았다”며 “올해 미트 타이베이 참여 기업 수만 봐도 창업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유니콘 스타트업 등장은 언제쯤 가능할까.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은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대만 기업으로 전자 스쿠터 제조사 고고로와 인공지능 솔루션 업체 애피어를 꼽았지만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재 대만에서 가장 높게 가치를 받고 있는 기업들 이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란 설명이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