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듣는’ 시장 커진다.. 쓰임새 다양해질 것”

책 ‘듣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딜로이트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은 35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5% 성장세를 보인다.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오디오북 출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오디오북 매출은 2017년 15억 달러에서 2017년 25억 달러로 뛰었다. 2018년 성장률은 전년대비 37.1%로 지난 7년 간 매년 두 자리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아마존의 ‘오더블’은 미국 오디오 시장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밖에도 구글이 선보인 오디오북, 코보, 스크리브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며 오디오북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에도 2018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오디오북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네이버는 2018년 오디오클립 내 유료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보이고 오디언 소리를 인수했다. 서비스 출시 1년, 오디오북 이용자는 누적 21만 명을 기록했다. 밀리의서재는 유명인이 읽어주는 ‘리딩북’ 서비스를 출시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배우 이병헌이 낭독한 유발 하하리 저서 <사피엔스>는 일주일만에 1만 5천 명이 듣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기업 인플루엔셜이 선보인 ‘윌라’ 역시 2019년 전년 대비 300% 이상 서비스 이용 시간이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북유럽권 오디오북 서비스 ‘스토리텔’이 국내 상륙을 알리기도 했다.

국내 시장만 보면 3040 여성의 이용률이 두드러진다. 오디오클립의 경우 사용자 중 71%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3040 비중은 약 66%를 차지한다. 향후 국내 오디오북 성장세가 계속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엠브레인 트랜드 모니터에 따르면 응답자 중 75%가 향후 오디오북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데다 독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볍게 독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다. 박세령 스토리텔 코리아 지사장은 “오디오북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일을 하면서도 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추후 AI스피커와 연계될 경우 사용 문턱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오디오북 성장으로 종이책 업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업계는 “오디오북은 출판산업과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오디오북 콘텐츠가 전자책, 종이책 시장으로의 유인을 견인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호 한국출판학회 이사는 6일 열린 ‘오디오북의 새로운 발견과 확장 서비스’ 강연에서 “출판사 규모와 무관하게 전체적으로 오디오북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종이책 매출의 감소를 오디오북 매출이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디오북 쓰임새는 책을 듣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존 독자층뿐 아니라 오디오북이 필요한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정보 접근성이 취약한 장애인 ▲ 교육용 학습도구 ▲ 시니어 시장 ▲반려견 ▲지역문화 보존 등에 오디오북을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오더블의 경우 2018년 반려견을 위한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반려견이 사람의 음성을 들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지역 문화 보존도 효과적이라고 본다. 서산시는 서산어 기록과 보존을 위해 ‘서산사투리 오디오북’을 제작했다. 이 밖에도 심각한 불면증 환자를 위한 오디오북이 발간되기도 했다. 이 이사는 “오디오북은 책의 형태와 독자층을 떠나, 출판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다양한 채널로 확장할 수 있는 하나의 매체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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