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원 대상 아닌 생존 파트너”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제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파트너입니다.” 이진성 롯데 액셀러레이터 대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업이든 정부든 스타트업을 지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에게 이노베이션이란 단어는 이제 생존과 결부된 용어가 됐다. 빠르고 실행력 강한 스타트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얻고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대기업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2016년부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엘캠프 1기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12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스타트업 초기 액셀러레이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보맵, 튜터링, 링크플로우, 위쿡 등이다.

펀드 추가 조성…성과 집중= 올해 롯데 액셀러레이터는 지난 몇 년간의 투자, 육성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낼 예정이다.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해 627억 원 규모의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올해 푸드테크, 미디어 콘텐츠, 케미컬 분야 펀드 3개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푸드테크 펀드는 200~300억 규모며 광고, 영화 등과 관련된 미디어콘텐츠 펀드 규모도 이와 비슷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펀드 조성은 4월쯤 예상하고 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다소 늦어질 수 있고 케미컬 펀드는 50억 정도의 소규모 펀드로 시작해 하반기에는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 펀드들은 롯데 앨캠프에서 선발된 초기 기업의 후속 투자 및 스케일업을 돕는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다양하게=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롯데 계열사와 향후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항상 롯데와의 협업을 고려하면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딱히 투자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 초기에는 딱히 협력의 기회가 없을 것 같아도 항상 진행하다보면 협업점을 찾게 된다는 것. 이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는 성공할 것 같다가도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무너지는 곳도 있고, 망할 것 같았는데 성공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를 제작하는 링크플로우는 롯데 액셀러레이터가 초기에 투자해 후속 투자까지 진행, 함께 성장한 케이스다. 링크플로우는 롯데 캐논과 협력해 제품의 수준 및 해외 수출에 도움을 얻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치료 현장에 360도 카메라가 투입되는 등 사업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보맵 역시 초기에 투자해 성장을 지켜봤다. 이 대표는 “보맵은 처음 비즈니스모델을 유지하지 않고 영리하게 피봇해 지금의 성장을 이뤘다”며 “롯데와 현재는 큰 협업은 없지만 초기 투자 성공 사례로 본다”고 말했다. 튜터링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은 파트너이자 경쟁상대”=이 대표는 “기존 대기업들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오픈이노베이션이 굉장히 중요해 졌다”며 “대기업이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스타트업이 이뤄내기 때문에 이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트업을 지원 대상이라기 보다는 파트너 더 나아가 경쟁상대”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라스트오더를 운영하는 미로를 예로 들었다. 라스트오더는 마감할인 플랫폼이다. 롯데 세븐일레븐은 라스트오더와 협업을 통해 폐기될 수 있는 음식물을 저렴한 가격에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큰 기업의 경우 자체적 솔루션을 만들기 어려운데 스타트업은 다르다”라며 “향후 롯데의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는 기업이지만 파트너로써 함께 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게 스타트업은 신규사업을 창출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CVC로 별도 법인으로 운영된다. 주주들에게 수익을 돌려줘야하는 기업인 것. 이 대표는 “CVC이기 때문에 계열사로부터 펀딩이 쉬울 수 있지만 여전히 LP들에게 수익을 돌려줘야하기 때문에 좋은 기업을 찾아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큰 도움이 된다. 이 대표는 “지역 사회를 연계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은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을 따라갈 수 없다”며 “특히 친환경 사업이 그렇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진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회적 가치창출은 지속가능해야한다”며 “우리도 간접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대표는 “올해는 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만큼 스타트업과의 협력 및 투자를 늘리고 해외 진출을 시키는데도 주력할 것”이라며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한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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